우리의 미래를 위해선 정치권과 행정부가 변화를 선도해야 한다. 우리 경제 현실이 어둡다. 제조업 가동률이 70%에 머물고 있고 실업률은 20여 년 전 외환위기 수준이다. 3고(고환율·고금리·고물가)로 대표되는 복합위기 상황에서 한국 경제의 활로를 열기 위해 정부와 정치권·기업이 ‘미래를 위한 실천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위한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규제 혁파다. 규모의 대소를 떠나 기업인들이 모이면 반 이상이 규제 때문에 사업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월 이용자 수가 1000만 명이 넘는 온라인플랫폼 업체를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해 인수합병과 자체 브랜드(PB) 제품 판매를 제한하는 법안이 정치권에서 준비되고 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온라인 플랫폼시장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기본법’ 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설훈·진선미·송갑석, 무소속 민형배 의원은 배 의원과 함께 토론회를 주최한 바 있다.
배 의원 법안은 카카오·네이버처럼 여러 영역에 걸친 거대 플랫폼 사업자들을 사전에 규제하겠다는 취지다. 플랫폼 중개사업자가 자사 플랫폼에서 자체 브랜드 상품이나 용역을 판매하는 행위를 이해충돌로 규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사 제품에 특혜를 제공하거나 이용 사업자들을 불리하게 다뤄서도 안 된다. 이와 함께 공정위에 온라인 플랫폼을 들여다보는 플랫폼시장감독국을 두는 내용도 포함됐다.
배 의원 측은 거대 플랫폼 기업이 자신의 브랜드를 우선 시 할 개연성이 있어 예방 장치를 두자는 취지라며 아마존 반독점법 등 세계적으로 온라인 플랫폼 규제 흐름이 감지되면서 한국에도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타다 금지법’에 이어 또 다시 혁신기업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플랫폼업체의 자사 브랜드를 금지할 경우 과점 업체들이 오히려 가격 담합을 할 수 있고, PB는 제품 생산자뿐 아니라 소비자들도 저렴한 가격에 만족할 수 있는 수단인데 이를 가볍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플랫폼 규제법안 발의가 목전에 임박한 데엔 최근 ‘카카오 정전 사태’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정전으로 카카오가 제공하는 각종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거대 플랫폼 기업의 규제 필요성을 자극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데이터 이중화 같은 해법이 정해져 있는데 정치권이 엉뚱한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온라인 플랫폼이 커지면 안 된다는 식으로 보게 되면 결국 웃는 건 해외 빅테크들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공정위에 온라인플랫폼감독국을 설치한다는 내용도 현실과 맞지 않다. 이미 규제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 제도가 추가될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사업의 자율성과 효율성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플랫폼 기업이 대기업만큼 덩치가 커졌으니 일단 규제부터 하고 보자는 식의 단순 논리는 곤란하다. 미국과 중국이 빅테크를 규제하니 우리도 그 흐름에 동참하자는 식이어서도 안 된다. 구글·아마존 등 거대 빅테크들과 경쟁할 수 있는 토종 플랫폼의 싹을 자르는 교각살우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과거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때 골목상권을 지켜야 한다며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도입했지만, 결국 소비자는 온라인 채널로 옮겨가고 말았다. 소비자 편의와 후생 증대는 안중에도 없이 ‘약자 보호’라는 명분에만 함몰된 결과, 입법 취지조차 살리지 못한 당시 기억이 플랫폼 규제에서도 재연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정부와 국회는 플랫폼을 ‘탐욕과 구태의 상징’으로 욕하며 규제만 강조해선 플랫폼을 포함한 테크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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