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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진단] 올해 의원 별 대표 입법 발의 분석
‘62건 vs 0건’ 2022년 국회 ‘누가 얼마나 일했나’
‘일하는 국회’ 2022년·與野 4461건 법안 발의
의원실 별 평균 14~15건 발의… ‘복붙법’ 등 경계도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 50건,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62건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2-30 00:07:28
 
▲ 2022 국회 성탄트리 점등식이 열린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분수대광장에 설치된 트리가 밝게 빛나고 있다. [뉴시스]
 
제 21대 국회가 전반기(2020.6.5~2022.5.29)를 지나 후반기(2022.7.4부터)에  들어섰다. 4416건. 올해 1월3일부터 12월28일까지21대 국회에서 의원들이 1년 간 발의한 법률안 건수다. 의원실 별로 평균 15건의 입법 발의를 한 셈이다. 대표 입법 발의 건수는 ‘일하는 국회’를 평가하는 데 가장 주요한 척도로 꼽히는 지표다. 2022년을 마무리하면서 올 한 해 누가 어떻게 일해 왔는지, 가장 많은 입법 활동을 한 의원들을 비교 및 분석해봤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2020년 6월5일 개원한 21대 국회에서 의원들이 전반기 마지막 날인 올해 5월29일까지 2년간 발의한 법률안 건수는 1만4831건. 3년 차에 접어든 2022년 12월28일 현재까지 약 2만여 건의 법률이 발의됐다.
 
의원들의 법안 발의 활동이 활발해진 것은 1990년대 들어 시민단체와 언론 등이 법률안 발의 실적을 토대로 의원들을 평가하기 시작한 데서 비롯한 측면이 강한데, 의원 발의 법률안이 급증하기 시작한 것은 15대 국회(1996~2000년)에서부터다.
 
당시 발의 건수는 1144건으로 14대(321건)의 3배 이상까지 늘었다. 이후 △16대·1912건 △17대·6387건 △18대·1만2220건 △19대·1만6729건 △20대·2만3047건으로 회기를 더해가며 계속해서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21대 국회가 1년여 남은 시점에서 이미 20대 국회에 준하는 입법발의가 이루어진 셈이다.
 
‘헌법기관’ 국회, ‘입법 발의’ 국회의원 ‘고유 권한’
입법 조사처 등에 따르면 입법과정은 국가적 또는 사회적 정책을 국회에서 입법 활동을 통해 법률의 형태로 성립시키는 일련의 과정으로 입법과정을 통해 제안된 법률안을 심의·의결하여 법률로 완성하는 것은 입법기관인 국회의 고유한 권한이다.
 
의원 입법의 경우, 국회법 제79조의 규정에 의하여 국회의원 개인이 동료 의원 20인 이상의 찬성을 얻어 발의하는 것(순수 의원법안)과 국회법 제51조의 규정에 의하여 국회의 위원회가 그 소관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법률안을 제출하는 것(위원회법안)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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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헌법이 제40조에서 ‘입법권은 국회에 속한다’고 규정해뒀다. 국회의 입법 권한을 명시해 둔 것을 감안 할 때, 국회가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고 국가의 통치조직과 작용 근거가 되는 법률 제정을 위해 주도적 역할을 수행해야하는 것이다.
 
이에 본지는 국회의원의 대표 기능이자, 실적 지표로 활용되는 의원 입법 발의 건수를 확인해 국회의원의 활동상황을 공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등을 통해 법안 발의·처리 통계를 확인했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 115명 소속 의원(지역구·93명, 비례대표·22명)은 1653건을 발의했으며 전체 발의 건수 중 약 37%를 차지했다.
 
국민의힘 의원실 당 평균 14건의 입법 발의를 한 셈이다. 가장 많은 입법 발의를 한 의원은 선출직 중 서일준 의원으로 총 49건의 입법을 발의 했는데, 의원실 관계자는 “지역구인 거제 발전을 위해, 특히 도심항공교통 활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안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비례대표 의원 중 가장 많은 대표 발의를 한 이종성 의원은 50건을 기록했다. 의원실 측은 “이 의원은 평소에도 지체장애인에 관심이 많았고 이들을 위한 전방위적 입법 발의 활동에 힘을 쓰면서 자연스럽게 발의 건수도 늘어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현역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4월 재보궐 당선)과 김웅 국민의힘 의원실은 각각 1건의 입법을 발의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김웅 의원의 소신은 입법 발의를 남용하지 않는 것”이라며 “처리 할 수 있는 입법만 대표 발의 했기 때문에 건수는 1건에 머물렀으나 처리될 법안만 발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의원실은 여러차례의 전화 시도에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169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지역구·154석, 비례대표·15석)의 경우 2575건의 입법 발의를 했다. 한 의원실 당 평균 15건의 법을 대표 발의했다.
 
민주당에서는 윤준병 의원이 62건의 대표발의를 내 가장 많은 입법 발의 건수를 보였다. 윤 의원실 관계자는 “의회 전반기 환경노동위원회 위원회 소속으로 있다가 후반기 들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으로 상임위가 한 번 달라지면서 입법발의 건수도 다양화 했다”며 “윤 의원실의 주된 관심사가 입법 발의인 만큼 올해에는 특히 많은 대표 법안을 발의함으로써 유권자와 국민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한 해를 보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  여야에서 올해 가장 많은 입법 발의를 한 이종성(왼쪽) 국민의힘 의원(50건)과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62건). [뉴시스]
 
반면, 한 건의 대표 발의도 하지 않은 박병석 의원실은 “6선의 국회의장 출신인 박 의원의 경우 국회의 관례상 대표 발의를 하지 않았다”며 “대신 국회의장의 의견 제시라는 형식으로 입법에 준하는 의견 제시의 건을 국회법으로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1건을 발의한 김병주 의원실은 “법안 발의의 경우 의원 10명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며 “30일쯤 2건의 입법을 더 대표발의 할 예정”이라고 전해왔다.
  
여야를 막론하고 의원 개인별로 살펴보면, 윤 의원과 서 의원을 제외하고 40건 이상 대표 발의한 의원은 민형배 민주당 의원(52건),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46건),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42건), 신영대 민주당 의원(40건) 등이다. 이들 중 21대 국회 전반기 2년 동안 법안을 100건 넘게 대표 발의한 의원 15인에 민 의원(206건), 윤 의원(145건), 이종성 의원(118건) 김예지 의원(121건)이 포함됐다.
전반기에 101건을 대표 발의했던 추경호 의원실은 올해 기획재정부 장관 및 경제부총리로 자리를 옮기며 1건을 입법 발의하는 데 그친 모습도 눈에 띄었다. 같은 맥락에서 내각 구성원을 맡은 의원실의 경우 통일부 장관인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1건, 외교통상부 장관을 맡은 박진 국민의힘 의원은 4건, 주미대사를 맡은 조태용 의원은 0건을 입법 발의했다.
재보궐 선거 등으로 올해 국회원구성원에 합류한 의원 등의 실적도 눈에 띄었다. 4월 재보궐 선거등으로 국회에 늦깎이로 입성한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은 34건,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 또한 20건의 입법 발의 건수를 각각 보였다. 6월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건,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5건의 대표 법안을 발의했다.
‘쪼개기·복붙 …건수에만 집중’ 질적 척도 반영 없다는 비판도
 
입법 개혁의 대상으로 꼽혀 온 ‘건 수 남발’에 대한 부분도 시선을 끌었다. 한국입법회장을 지낸 홍완식 전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국회입법조사처 의뢰로 2008년 말경 작성한 ‘의원입법의 절차적 합리화 방안’ 연구용역 보고서는 의원발의의 폐단으로 ‘관심도가 높은 사안과 관련한 유사 법안 중복제출’을 언급한 바 있다.
 
단어나 조항을 조금씩 바꿔서 법안을 쪼개서 제출하는 것으로 안을 공들여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발의 건수에 치중한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실제 올해 입법 발의된 건을 보면 강민정 민주당 의원이 ‘사립학교법 일부개정법률안’으로 약 7건의 개정법률안을 제출했으며, 김수흥 민주당 의원이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으로 11건의 개정법률안을 제출했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이 같은 관행에 대해 “단순히 늘리려는 시도가 아니라 상임위별로 법안을 발의하다 보면 쪼개기 법안처럼 보일 수 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쪼개기 혹은 중복제출법안에는 ‘발의 건수가 곧 실적’이 되는 정당 별 국회의원 평가지표 등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실제 국회 과반이상을 독점한 민주당의 20대 국회의원 평가지표에는 ‘입법수행실적’ 중 △대표 발의 실적 △입법 완료(법안 통과) 실적 △당론 법안 실적 등이 의원 평가에 반영된 후 정량 평가의 근거가 된다. 이같은 의원 평가 지표는 총선 공천 심사 때 자료로 활용된다.
 
▲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1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전북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안(대안)이 가결되고 있다. [뉴시스]
 
개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렸다. 국회 보좌진 출신의 A씨는 인터뷰에서 “차기 총선 대표 발의건수와 맞물리는 지표 중 하나가 대표발의 건수 인 만큼, 날림에 ‘복붙(복사해서 붙이기)·쪼개기’ 등의 비판이 붙더라도 일단은 발의를 하는 데 목적을 갖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또다른 보좌진 출신 B씨는 “총선을 앞두고 공천기준에 의정활동을 반영하는 법안 발의가 매번 쏟아진다”며 “명칭만 다를 뿐 개정안 내용은 똑같은 이른바 ‘복붙법’ 등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공천기준에 입법 발의뿐 아니라 처리 건수 반영도 함께 높아지면 세심한 통과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건 수에 집중한 짜맞추기식 입법발의가 산업현장에서는 규제로 작용하면서 골칫거리로 전락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신설·강화된 규제 법률 304건의 89.1%인 271건이 의원입법에 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의원 발의 법률안이 계속해서 증가하며 처리율도 높아지면서 과도한 규제안 등으로 작동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학계 등 전문가들은 미국·영국 등 주요 선진국들이 앞서 도입한 의원입법의 영향 평가 제도 등을 도입하여 질적 개선에 나서야 할 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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