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청약 추첨제 물량이 늘어난다고 해서 청년들도 ‘내 집 마련’ 기회가 생기나 했더니 분양가와 금리가 너무 올라서 반포기 상태에요. 청약통장 해지도 고민 중이에요.”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청년의 푸념 섞인 말이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정책에 전·월세살이를 마무리하고 내 집 마련을 꿈꿨지만 고분양가·고금리에 주거 상향 이동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서울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당 969만7000원·3.3㎡당 32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전월보다 0.65% 올랐고 전년 대비 무려 14.05% 급등했다.
HUG가 발표하는 월별 평균 분양 가격은 공표 직전 12개월 동안 분양보증서가 발급된 민간 분양사업장의 평균 분양 가격을 의미한다.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3월부터 4개월 연속 상승했다가 8월 전월 대비 0.41% 하락한 3179만5500원을 기록했지만 9월에는 다시 0.65% 오르면서 평당 3200만 원을 돌파했다.
‘오늘의 분양가가 가장 싸다’는 말이 현실화된 것이다. 특히 서울 강북지역 재개발 대어로 꼽히는 동대문구 이문·휘경뉴타운 단지의 분양가 상승세가 가파르다.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이달 분양하는 ‘이문아이파크자이’(이문3구역)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3550만 원으로 책정됐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 최고가 기준 13억 원을 돌파한 것이다. 전용면적 59㎡ 역시 10억 원을 넘어섰다.
국민평형 기준 8월 삼성물산이 분양을 마친 ‘래미안 라그란데’(이문1구역)의 분양가는 10억9900만 원, 4월 GS건설이 공급한 ‘휘경자이 디센시아’(휘경3구역)는 9억7600만 원에 책정됐다. 반년 사이 2~3억 원 이상 분양가가 뛴 것이다.
최근 불거진 부실시공 방지를 위한 안전 강화 비용이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분양가 상승에도 건설 원자잿값·인건비 급등으로 대형 건설사의 주택 부문 사업 전망은 흐린 상태다. 3분기 영업이익 반토막을 기록한 건설사도 나왔다. 상황이 이러하니 건설사들은 국내 건설사업 대신 해외 사업으로 눈을 돌려 돌파구를 찾는 중이다.
치솟는 분양가에 청약을 포기하며 통장을 해지하는 예비 청약자도 늘어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새 아파트의 분양가가 시세 대비 싸지 않고 청약통장 금리도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전국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580만2550명으로 8월(2581만5885명)보다 1만3335명 줄었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지난해 6월(2703만1911명) 이후 15개월 연속 감소해 매달 약 8만2000명씩 총 122만9361명이 이탈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서울에 위치한 임대주택에 거주 중인 청년들과 만나 ‘청년 주거 사다리’ 구축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원 장관은 “청년들이 마음놓고 살 수 있는 주거공간이 부족해 보다 많이 지원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며 “청년들이 안심하고 미래를 설계하고 새로운 출발을 준비할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지고 주거 부담을 덜어 드리겠다”고 말했다.
또 도심 내 우수한 입지·시설을 갖춘 임대주택을 제공하고 청년들의 자산 형성과 내 집 마련을 위한 금융지원을 지속 강화하겠다는 약속도 이어졌다. 주택 공급난 우려 속 정부의 공급 활성화 대책과 함께 청년·서민층의 주거 상향을 위한 분양가 안정·주거 복지 방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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