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지난 9월 민생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구성에 합의한 ‘여야 민생경제협의체’가 한 차례도 열리지 못하자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에 협의체 가동을 다시 요청했다. 협의체 출범이 선언된 이후에도 정부조직법 개정 문제로 조율이 멈추면서 민생 논의가 공백 상태에 놓였기 때문이다.
13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민생경제협의체는 대통령 초청 오찬에서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출범에 합의한 기구로 양당 정책위의장·원내수석부대표·정책위수석부대표가 참여하는 정례 협의 구조로 설계됐다.
그러나 이후 민주당이 정부조직법 개정을 추진하자 국민의힘이 반발했고 그 결과 첫 회의 일정도 정해지지 못한 채 협의체는 사실상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정치적 이견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협의체는 출범만 선언된 상태로 머물게 됐다.
이에 민주당은 협의체를 조속히 재가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생과 국민 안전을 위해 초당적 여야 협력이 필요하다”며 “잠시 멈춰 있는 민생경제협의체 가동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기국회 후반부에 접어들어 남은 일정이 많지 않다”며 법안 처리 지연 우려를 제기했다. 따라서 민주당은 협의체를 비정쟁 협의 구역으로 운영해 필요한 민생 법안을 먼저 정리하자고 제안했다.
또 민주당은 협의체가 논의해야 할 법안 목록도 제시했다. 스토킹범죄 처벌법, 석탄화력발전소 폐지 지역 지원 대책, 집중호우·싱크홀 사고 대응을 위한 재난안전관리기본법 개정, 학교폭력예방법 등이 그 대상이다.
특히 일부 법안은 시기를 놓칠 경우 제도적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속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허영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여야 2+2 회동에서도 협의체 논의에 긍정적 의견이 있었다”며 일정만 조율되면 회의 개최는 어렵지 않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협의체 구성 합의는 유지하지만 정부조직법 개정 갈등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즉각적인 가동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당내에서는 조직 개편 문제를 먼저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예산안 심사와 지역별 민생 현안이 동시에 제기되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민생 협의 필요성 자체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따라서 협의체가 실제 가동될 경우 양당 정책위 라인이 참여해 법안 우선순위를 조정하게 되고 이는 정기국회 후반부 입법 처리 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비쟁점 민생 법안부터 처리하고 쟁점 법안은 별도 협의로 넘겨 병행 논의하는 방식이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논의 구조를 분리하면 법안 심사 속도를 높이면서도 양당 갈등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협의체 운영 효과가 커질 수 있다.
국회는 예산안 심사와 민생 법안 처리가 동시에 집중되는 국면에 들어섰다. 따라서 협의체 가동 여부는 향후 입법 일정뿐 아니라 정기국회 전체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민주당은 즉각적인 가동을 요구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세부 조율을 거쳐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협의체 재개 시점은 추가 조율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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