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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외치기도 전 고성… 회견장서 맞붙은 ‘두 개의 싸이월드’
시그마체인 “싸이월드 인수 완료…10월 베타 오픈”
베타랩스 “닷컴 도메인·사업권 이전부터 따져야”
자금·수익모델·데이터 복원 놓고 질문 쏟아져
이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6-08-11 06:00:00
▲ 10일 오후 서울 중구 코트야드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싸이월드 3.0 기자회견을 앞두고 행사장 입구에 참석자와 취재진이 몰려 있다. ©스카이데일리
▲ 싸이월드 3.0 기자회견 직전 행사장 문 앞에서 김호광 베타랩스 대표와 시그마체인 관계자 사이에 언쟁이 벌어졌다. 양측 관계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현장은 한때 긴장감이 감돌았다. ©스카이데일리
 
“싸이월드가 다시 태어납니다.”
 
싸이월드의 네 번째 부활을 알리는 자리였지만 현장에서 먼저 터져 나온 것은 기대가 아닌 고성이었다. 싸이월드 사업권을 인수한 시그마체인의 기자회견장 문 앞에서 김호광 전 싸이월드제트 대표(현 베타랩스 대표)와 시그마체인 관계자가 맞붙었다. 시그마체인이 회견을 마친 뒤에는 불과 몇 걸음 떨어진 옆방에서 김 대표가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회견장 안의 분위기도 녹록지 않았다. 싸이월드를 누가 적법하게 가져갔는지부터 170억 장에 달한다는 사진 등 방대한 데이터를 어떻게 복원할 것인지, 사업에 필요한 자금은 얼마나 확보했는지, 무엇으로 돈을 벌 것인지에 질문이 집중됐다. 
 
답변이 구체성을 띠지 못하자 취재진 사이에서는 “기자 아닌 참석자들도 적지 않은데 투자자들에게 사업을 보여주기 위해 만든 자리가 아니냐”, “구체적인 내용 없이 부활 선언만 하는 사실상의 요식행위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까지 반복해서 나왔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그마체인은 전날 오후 서울 중구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에서 ‘싸이월드 3.0’ 기자회견을 열고 싸이월드 인수를 마쳤다고 공식 발표했다. 올해 10월 베타서비스를 시작하고 데이터 복원과 안정화 작업을 거쳐 내년 상반기 정식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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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전부터 고성…“100만 원 법인에 자산 넘겨”
 
본행사 전부터 사업권 분쟁은 수면 위로 올라왔다.
 
김 대표는 시그마체인 회견장 문 앞에서 취재진에게 싸이월드제트의 핵심 자산이 주요 주주에게 충분한 통보 없이 다른 법인으로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특히 “주주한테 통보도 없이 자산을 이전하고 그 자산을 갖고 또 다른 100만 원짜리 법인을 아파트에서 세웠다”며 싸이커뮤니케이션즈로 사업권이 넘어간 절차부터 따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그마체인 측 관계자가 나와 이를 제지하면서 양측의 언성이 높아졌고 주변으로 취재진과 참석자들이 몰렸다.
 
싸이월드 사업권은 싸이월드제트에서 싸이커뮤니케이션즈로 넘어간 뒤 다시 시그마체인이 인수했다. 베타랩스는 싸이월드제트 주요 주주 가운데 하나로, 김 대표 측은 싸이커뮤니케이션즈로 자산을 넘길 당시 적법한 의사결정 절차를 거쳤는지가 쟁점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시그마체인은 싸이커뮤니케이션즈와 적법한 계약을 통해 싸이월드 관련 권리를 인수했으며 싸이월드제트와 베타랩스 사이의 분쟁은 자신들과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도메인 문제도 남아 있다. 시그마체인은 싸이월드 사업권을 인수했지만 법적 문제가 남아 있는 ‘cyworld.com’은 확보하지 못했고 ‘cyworld.co.kr’ 도메인은 넘겨받았다. 김 대표 측은 cyworld.com에 법원의 가압류 결정이 내려져 처분이 제한된 만큼 사업권 관련 법적 문제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시그마체인은 다른 도메인으로도 서비스를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김 대표는 과거 미니홈피 주소와 인터넷에 남아 있는 수많은 링크가 cyworld.com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핵심 도메인의 의미를 가볍게 볼 수 없다고 맞섰다.
 
“그래서 뭘로 돈 버나”…반복된 질문에도 구체적인 답은 부족
 
▲ 피터 한 시그마체인 글로벌 이사가 10일 열린 싸이월드 기자간담회에서 3200만명 이상의 이용자 기록을 바탕으로 한 ‘싸이월드 3.0’ 구상을 설명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시그마체인은 미니홈피와 사진첩, BGM, 일촌 등 기존 싸이월드의 경험을 살려 3200만 명 이상의 이용자를 다시 불러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자체 개발 인력과 초기 자금을 확보했고 국내외 투자사와 추가 투자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필요한 전체 사업비와 현재 확보한 자금 규모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수익모델로는 광고와 아이템 판매, 디지털 콘텐츠, 팬 커뮤니티, K컬처 사업 등을 제시했다. 이용자와 창작자, 플랫폼이 수익을 4대4대2로 나누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과거 사이버머니 ‘도토리’를 되살리고 스테이블코인을 도토리 구매 수단 가운데 하나로 연계하거나 이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NFT로 활용하는 구상도 내놨다.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존 싸이월드와 다른 핵심 서비스가 무엇이냐” “스테이블코인 결제 외에 웹3.0 사업의 실체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베타서비스 공개 때 구체화하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답변이 겉돌자 취재진은 기자회견 개최 목적 자체를 물었다. 특히 기자가 아닌 것으로 보이는 참석자들이 상당수 자리한 것을 두고 “투자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급하게 만든 행사 아니냐”는 질문도 나왔다. 비슷한 지적이 여러 차례 이어지면서 현장에서는 싸이월드 인수를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한 ‘요식행위’ 아니냐는 의문까지 제기됐다.
 
시그마체인은 이를 부인하며 인수 사실과 향후 계획을 빠르게 알리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10~15명으로 3.8PB 복원?”… 블록체인 활용까지 공방 
 
▲ 김호광 베타랩스 대표가 10일 별도 기자회견에서 법원 결정문을 제시하며 싸이월드 사업권 이전 절차의 적법성과 ‘cyworld.com’ 도메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김 대표는 싸이월드의 방대한 이용자 데이터를 안전하게 복원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시그마체인이 제시한 자금과 기술, 보안 대책이 충분한지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시그마체인이 데이터 복원 인력으로 10~15명을 확보했다고 밝힌 데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김 대표는 과거 자신이 싸이월드제트에서 데이터 복원을 진행할 당시 약 300대의 서버와 3.8페타바이트(PB) 규모의 데이터를 다뤘고 복원 작업도 수개월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오래된 서버를 점검하고 데이터를 옮기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구조 확인과 개인정보 난독화, 방화벽 구축, 보안체계까지 갖춰야 하는 만큼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작업이라는 주장이다.
 
블록체인 활용도 양측이 부딪히는 대목이다. 시그마체인은 블록체인을 서비스 자체의 목적이 아닌 콘텐츠 권리와 거래 신뢰성을 높이는 기술적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용자 콘텐츠를 강제로 NFT화하지 않고 원하는 경우에만 선택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 대표는 싸이월드에는 고인이 된 이용자의 자료나 과거 가족·연인 관계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다수 포함돼 있어 블록체인을 적용할 경우 삭제와 ‘잊힐 권리’ 문제를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시그마체인이 3.8PB에 달하는 싸이월드 전체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그대로 올리겠다고 발표한 것은 아니다. 김 대표는 시그마체인이 블록체인 기업이라는 점과 NFT·디지털 자산 사업을 제시한 점을 토대로 향후 데이터 활용 방식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옆방서 곧바로 ‘맞불 회견’…“같은 날 잡은 이유가 뭐냐”
 
이날 김 대표 기자회견에서는 두 회사가 어떻게 같은 날 같은 호텔에서 회견을 열게 됐는지를 묻는 질문도 나왔다.
 
▲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두개의 기자회견. 김 대표는 자신이 먼저 블로그와 SNS 등에 긴급 기자회견 계획을 알렸기 때문에 시그마체인 측이 이를 확인한 뒤 같은 날 행사를 잡은 것 아닌가 추측한다고 답했다. ©스카이데일리
 
김 대표는 자신이 먼저 블로그와 SNS 등에 긴급 기자회견 계획을 알렸기 때문에 시그마체인 측이 이를 확인한 뒤 같은 날 행사를 잡은 것 아닌가 추측한다고 답했다. 다만 정확한 게시 시점과 시그마체인 측 행사 공지의 선후관계는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사실로 단정하지는 않았다.
 
결국 이날 회견장에서는 두 개의 ‘싸이월드’가 맞섰다. 시그마체인은 원년 멤버들과 함께 10월 베타서비스를 예고했지만, 김호광 대표 측은 사업권 이전 과정부터 다시 따져야 한다며 제동을 걸었다. 회견장 밖에서는 고성이 오갔고 안에서는 자금과 수익모델을 둘러싼 질문이 이어졌다. 
 
싸이월드는 이미 여러 차례 부활을 예고했다가 서비스가 다시 멈춘 경험이 있다. 이번에도 사업권 분쟁과 cyworld.com 문제, 데이터 복원 비용과 인력, 지속 가능한 수익모델이라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세 번째 부활이 또 한 번의 ‘예고’에 그칠지, 실제 서비스로 이어질지는 결국 10월 이용자들의 화면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싸이월드     #베타랩스     #시그마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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