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대출 규제와 8·3 세제개편안이 맞물리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9억 원 이하 중저가 거래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정책대출을 받을 수 있는 6억 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이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크게 늘었다. 초고가 주택에 대한 증세를 앞두고 강남권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고가와 중저가 주택시장의 디커플링(양극화)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8·3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정부의 정책대출 대상이 될 수 있는 6억 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전체의 25%로, 4건 중 1건을 차지했다. 10·15대책 전 17.0%, 10·15대책 후 올해 7월까지 20.5%였던 것과 비교하면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증가 폭이 두드러진다.
초고가 주택 증세를 골자로 한 8·3 세제개편안 이후 강남권에서는 시세보다 낮은 급매물이 늘고 가격도 하락한 반면, 중저가 아파트의 거래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시가 15억 원 이하는 최대 6억 원, 15억 원 초과∼25억 원 이하는 4억 원, 25억 원 초과는 2억 원으로 축소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대출 활용도가 높은 중저가 주택으로 수요가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북 등지의 중저가 전월세 매물 부족으로 임차 수요가 매매 수요로 일부 전환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가격대별로도 중저가와 고가 아파트의 거래 비중이 엇갈렸다. 6억 원 초과∼9억 원 이하 거래 비중은 10·15대책 전 23.2%에서 대책 후 25.9%, 올해 8월 이후 27.6%로 상승했다. 반면 9억 원 초과∼15억 원 이하는 33.1%에서 30.4%, 올해 8월 이후 26.3%로 감소했다.
15억 원 초과∼25억 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도 10·15대책 전후 18.4%에서 16.0%로 줄었고, 올해 8월 이후에는 15.3%로 더 낮아졌다. 이번 세제개편안의 타깃인 25억 원 초과 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 역시 8.3%에서 7.2%, 올해 8월 이후 5.8%로 감소했다.
9억∼15억 원대 아파트의 경우 대출을 활용하더라도 상당한 자기자금이 필요하다는 점도 거래 위축 요인으로 꼽힌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를 적용할 경우 9억 원 주택은 최대 3억6000만 원, 15억 원 주택은 6억 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지만 각각 5억4000만 원, 9억 원 이상의 자기자금이 필요하다.
고가 아파트의 거래 비중이 줄면서 가격도 하락하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남·서초구는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8주 연속 하락세가 이어진 반면, 비강남권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저가 아파트의 전월세난이 이어지는 데다 세제개편안의 국회 논의를 앞두고 강남권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지속되면서 당분간 고가와 중저가 시장의 디커플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최근 노원·도봉·강북·성북·중랑구 등 일부 지역에서도 가격 상승폭이 둔화하고 있고,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 역시 낙폭이 큰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소화되고 있어 시장 간 격차가 점차 줄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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