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축구 국가대표팀의 군 면제 관련 발언 논란이 확산되면서 여야 모두 병역특례를 재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왔다.
앞서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이기혁이 "군대 안 간다"고 말했고, 양민혁도 군 면제 혜택을 보고 경기를 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박승수는 전역모를 쓴 사진을 SNS에 올렸다.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SNS를 통해 "53년 전 병역특례, 이제는 재정비해야 한다"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 제도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땀 흘려 메달을 따낸 선수들의 노력은 마땅히 존중받아야 하지만 제도가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면, 그 노력마저 공정성 논란에 가려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회 국방위원회에서도 병역특례를 점차 줄여가야 한다는 데 여야 모두 오래전부터 공감대를 형성해왔다"며 "이제는 논란에 그치지 말고 실질적인 개편으로 이어져야 한다. 대상과 기준을 단계적으로 줄여가는 점진적 개편이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병역은 국민 모두가 함께 지는 신성한 의무다. 메달이나 성과에 따라 주어지는 보상이 되어서는 더 이상 안 된다"며 "청년이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병역제도를 만들기 위해 책임 있게 논의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병역특례 이제 다시 따져야 한다"며 제도 재점검을 촉구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가대표의 승리를 마치 ‘군대 안 가는 티켓’을 따낸 것처럼 떠벌리는 순간, 스스로 금메달의 명예와 태극마크의 무게를 깎아내리는 것"이라며 "나라를 대표했다는 자긍심보다 병역 혜택을 앞세우며 동료 선수들의 노력과 국민의 응원까지 가볍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금 이 순간에도 또래 청년들은 학업과 직장을 미루고 가족과 떨어져 나라를 지키고 있다"며 "그들 앞에서 병역 혜택을 승리의 ‘전리품’처럼 자랑한다면 국민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종목별 경쟁 수준과 국제적 위상 등을 종합해 기준을 재설계하고, 제도를 유지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복무와 공적 책임도 강화해야 한다"며 "병역의무를 묵묵히 이행하는 청년들이 납득할 수 없는 특례라면 ‘국위선양’이라는 네 글자만으로 계속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SNS에서 "금메달을 들고 '저 군대 안 갑니다'라고 했다. 라커룸에선 전역모를 쓴 사진이 올라왔다. 병역을 가볍게 여기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었는지, 국민이 의심하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달 21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에서 북한군 지뢰 추정 폭발 사고를 언급한 뒤 "쓰러진 부하를 구하러 달려간 수색대대장은 2차 폭발에 발목을 잃었다"며 "제도를 손볼 책임은 정치에 있다. 무겁게 보겠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SNS에서 "국가가 병역을 보상으로 걸었으니 선수가 그것을 보고 뛰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선수가 아니라 낡은 제도"라며 "세계 무대에서 국위선양을 누구보다 크게 한 BTS도 병역을 이행했다. 이제 '국위선양'이라는 명분만으로는 국민을 설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고개를 숙였다.
이기혁은 4일 인천국제공항으로 대표팀과 함께 귀국해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주장인 만큼 제가 말의 무게를 생각하고 얘기했어야 한다. 국방의 의무를 쉽게, 가볍게 여긴 건 아니다"라고 사과했다.
양민혁도 SNS를 통해 "병역 혜택이 제가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가질 수 있었던 여러 동기 중 하나였다는 뜻이 잘못 전달됐다"면서 "경솔한 발언으로 상처받고 실망하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박승수도 게시물을 삭제하고 사과했다. 그는 "경기가 끝난 직후 현장에서 팬 분께서 주신 모자를 받아 쓰게 됐다. 금메달을 딴 기쁨과 벅찬 마음이 너무 컸고, 그 순간 모자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못한 채 사진을 올렸다"며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계신 분들을 조롱하거나 그 노고를 가볍게 생각하는 마음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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