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분당에선 엠코헤리츠 거리가 한창 뜨고 있다. 지난 10년간 분당에선 정자동 카페골목이 이색적인 특화 거리로 외부 데이트족까지 끌어 모았다. 하지만 2011년 10월 신분당선 개통 이후 카페거리 유동인구는 되레 줄었다. 15분이면 강남역에 갈 수 있어 유입보다 유출 인구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이후 고급 카페가 문 닫은 곳에 선술집, 옷가게, 이자카야, 유기농샵, 김밥집 등이 들어서면서 정체성을 잃은 거리로 바뀌고 있다. 반면 지난해 하반기에 입주를 마친 엠코헤르츠 거리가 급부상하고 있다. 오피스텔 1층 상가에 아기자기한 유럽풍 가게들이 지나는 시민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화려한 외관을 자랑하고 있는 분당 정자동 ‘엠코 거리’를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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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정자동의 엠코헤리츠 거리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엠코헤리츠 거리는 지하철 정자역 3번 출구에서 가깝다. 2014년 10월부터 분양이 시작되면서 1층에도 상점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단지 내에 120개 점포가 자리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최근 정자동 카페거리가 특색을 잃어 가면서 분당 주민들이 새롭게 떠오르는 엠코헤리츠 거리로 몰려들고 있다.
‘엠코 거리’는 정자역 3번 출구에서 직선거리로 약 300m 떨어진 곳에 있다. 정자동 카페골목에서 미금역 방향으로 10분 정도 걷다 보면 대로변 양쪽으로 오피스텔 단지를 만난다.
이 가운데 엠코헤리츠(오피스텔) 상가 거리가 분당 사람들에게 새로운 맛집, 멋집 거리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직선 거리로는 160m 남짓한 아담한 상권이다.
세련되고 고급스런 오피스텔(엠코헤리츠) 상권…유행에 눈높이 맞춰 사람 북적
2014년 10월 분양을 시작한 엠코헤리츠는 총 4개동의 오피스텔로 구성돼 있으며 단지 안 1층에는 120여개의 점포가 자리하고 있다.
거리가 조성된 지 8개월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요즘 유행에 눈높이를 맞춘 가게들이 많다. 디저트, 베이커리, 스테이크, 수제 햄버거집, 와인바나 펍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김밥집이나 옷가게 등도 군데 군데 섞여 있다.
인근의 한 상인은 “물갈이가 아직 안 돼서 특징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 2~3차례 손바뀜이 일어난 다음에 모양새가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근처 김밥집의 김밥 가격은 4000원대, 베이커리의 조각 케잌은 6000원 선으로 비싼 편이었다. 프랜차이즈 카페인 빽다방도 들어서 있었는데, 저렴한 커피를 찾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엠코 거리의 주 고객은 지역 주민과 주변 기업의 직원들이다. 인근 아파트나 주상복합 거주민을 비롯해 분당 주민들이 주로 방문한다. 걸어서 5~7분 거리에 위치한 ‘네이버’나 ‘SK하이닉스’ 직원들도 점심 시간에 이 거리로 나온다. 2019년에는 반경 300m 이내에 두산 사옥이 들어설 예정이다.
대로변에 위치한 ‘모찌이야기’의 조중훈(46) 대표는 “평일에는 주부와 직장인이 많이 오고 주말에는 가족 단위로 많이 찾는다. 연령대가 다양하다”며 “주말에는 거리나 가게에 사람이 많지만, 아직 서울이나 다른 지역에서 찾아오는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인근 주상복합아파트에 살고 있는 정윤희(가명·55)씨는 “가까운데다가 괜찮은 가게들이 많아 자주 온다. 시간에 상관없이 언제든 나와서 술도 한 잔 할 수 있고 커피도 마실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그는 “나처럼 나이가 있는 사람들, 이 근방에 사는 사람들은 대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 그래서 메뉴들의 가격이 비싸다고 느껴지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씨처럼 주변 주상복합에 살고 있는 주민을 여러 차례 만날 수 있었다. 정자동 주민 외에 분당동이나 서현동, 야탑동 등 분당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이 고루 있었다.
낮 12시 한창 점심시간에는 사원증을 목에 건 직장인들이 무리지어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대부분 식사를 할 만한 곳을 찾았고 일부는 한 손에 테이크아웃 커피 컵을 들고 거리를 거닐었다.
▲ 대부분의 상점들이 문을 연지 얼마 안 됐고 디저트·베이커리·스테이크·커피 등 여러 업종이 혼재돼 있다. 프랜차이즈 김밥집이나 커피전문점, 수제 햄버거집도 있고 직장인들을 위한 와인바나 펍도 있다. ⓒ스카이데일리
점심 식사를 마치고 회사로 돌아가는 중이라는 윤소정(가명·32)씨는 “자주 오는 편은 아니다. 가격대가 저렴하진 않기 때문에 가끔 기분전환 할 겸 나온다”며 “주로 회사 식당에서 밥을 먹고 커피나 디저트를 먹으로 나오는 편이다”고 말했다.
인근 디저트 가게의 대표는 “처음 점포를 낼 때 서현역도 염두에 두었는데 너무 복잡하고 권리금도 높아서 포기했다. 반면에 조용하고 새 상가라는 점 때문에 이 곳을 선택했다”며 무권리란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다고 전한다.
하지만 점포 시세는 벌써부터 정자동 카페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A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엠코헤리츠 1층 상가의 10평대 점포는 보증금 5000만원, 월세 350만원, 권리금 5000만원 선이다.
지난해 추석을 기점으로 1층 상가에 점포들이 들어섰다. 정자동 카페골목에 흥미를 잃은 사람들이 엠코 거리를 찾기 시작하면서, 최근 들어 정자동의 새로운 카페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엠코헤리츠 거리에는 고급스러운 유럽풍 상점들이 주를 이룬다. 부동산 관계자는 “오피스텔의 구조 자체가 유럽 건물과 비슷하다. 기존의 정자동 카페 골목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로 조성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거리에서 만난 이연진(24)씨는 “분당에 살고 있는데 요즘에는 여기에 자주 놀러온다”며 “정자동 카페거리에는 술집만 많이 생겨서 잘 안 가게 된다”고 말했다.
신은주(24)씨 역시 “거리가 예뻐서 자주 오게 된다. 디저트 카페가 여러 곳 있고 맛집도 있어서 즐겨 찾는다”는 의견을 보탰다.
정자동 카페골목, 신분당선 개통 후 유입 줄어…카페 빈자리 선술집 ‘악순환’
분당 카페거리는 10년전 지역 내 부촌인 이른바 청자동(청담동+정자동)의 간판 격인 ‘파크뷰’ 길 건너편에 자리잡았다. 외부 인구를 유입할 수 있을 정도로 매력을 키워왔지만 신분당선 개통 이후 서서히 시들기 시작했다. 지금도 고급 카페들이 하나 둘 자취를 감추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예전 카페골목에는 화려한 카페가 많았다. 지금은 선술집이나 옷가게, 이자카야, 유기농샵, 김밥집 등이 카페골목의 자리를 채우고 있다.
정자동 카페거리 부근에서 7년째 거주하고 있는 김나영(가명·25)씨는 “재작년부터 사람들이 줄기 시작했다. 이곳(정자동 카페골목)은 대치동이나 청담동에서 사는 것처럼 살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이제는 신분당선을 타고 진짜 대치동으로 쉽게 나갈 수 있으니 굳이 정자동에 머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 관계자는 “정자동 카페골목 바로 밑의 거리에도 카페들이 생겼지만 오래 유지되지는 못했다. 길게 서로 연결되지 않고 끊겨서 상권이 커지지 못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정자동의 카페들은 정자일로를 따라 늘어서 있다. 정자일로는 길게 죽 뻗어 있지만 중간 중간에 건널목이 있다. 때문에 카페들이 생겨 거리가 조성돼도 가로수길 같은 특성화 거리처럼 오래가지는 못했다는 것이 부동산 관계자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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