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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구글맵에 지도제공 거부 ‘국익논란’
구글길 먹통에 종이지도 찾는 외국인 ‘구글장님’
구글먹통에 종이지도 찾는 외국인 ‘구글장님’
IT강국 ‘길치 한국’…안보이슈 용인 불구 ‘국내서버(세금) 고집’ 소탐대실론
김도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6-07-25 12:35:40
증강현실(AR) 스마트폰 게임 ‘포켓몬 고(Go)’의 열풍이 전 세계를 강타했다. 포켓몬 고는 구글 스타트업 컴퍼니에서 출발해 독립한 ‘나이앤틱’과 일본 닌텐도사가 공동으로 개발한 게임이다. 당초 있었던 포켓몬스터 게임의 스마트폰용 확장판이라 할 만 하다. 게임명의 ‘고(Go)’는 나가라는 것을 의미한다. 가상이 아닌 실제 세상에서 이를 즐기라는 것이다. 사용자가 앱을 실행하면 카메라화면에 등장하는 실제 현실이 배경이다. 여기에 포켓몬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캐릭터를 포획하고 육성하며 이를 통해 다른 캐릭터와 대전과 거래를 벌이기도 한다. 이 게임은 지난 6일 미국·호주·뉴질랜드 등에서 처음 실시됐다. 현재까지 35개국에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포켓몬 고의 실행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게임은 거의 전 지구의 지리정보를 보유한 구글이 가지고 있는 지리정보를 바탕으로 실행된다. 이 때문에 구글에 지도반출을 불허한 우리나라에서는 게임 실행 자체가 불가한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게임 앱에서 GPS조차 잡히지 않는 상황이다. 속초 등 일부 지역에서 다른 지역의 실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일부 타 지역의 GPS신호가 잡히는 것뿐이다. 국내 지리정보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등장한 캐릭터를 잡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 밖의 게임실행은 불가하다고 전해진다. 이 때문에 최근 지도 해외반출이 논란이다. 특히 IT강국이라 자부하는 우리나라가 전 세계인들이 쓰는 구글맵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다는 점도 놀랍다는 반응이다. 특히 국내를 방문한 외국인들의 경우 구글맵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며 호소한다. 스카이데일리가 국내 지도정보 반출로 인해 빚어진 문제점과 왜 반출이 이뤄지고 있지 않는지에 대해 진단해봤다.

 ▲ 뉴욕 출신의 샘(사진 왼쪽)과 샌프란시스코 출신의 신디아(사진)가 명동 한복판에서 지도를 보고 있다. 이들은 한국에 처음 방문한 여행객이다. 그들이 놀랐던 것은 구글맵 안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었다고 했다. ⓒ스카이데일리

호주에서 우리나라로 유학 온 메리안(경희대학교 1년) 씨는 길을 찾을 때마다 여간 곤욕이 아니다.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PC화면에 뜬 지도·약도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어두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 주소를 따로 메모한 채 길을 나선다.
 
지난 23일 금요일 명동에서 만난 그녀는 방학을 맞아 한국으로 여행 온 친구 린 씨와 함께였다. 쇼핑을 마친 그녀들 손에 들려진 쇼핑백 수만큼 한국의 지도정책에 대해 할 말도 많아 보였다.
 
메리안 씨는 “한국에 오기 전 곳곳이 첨단 IT시스템으로 이뤄졌을 것이라고 기대했으나 실생활에서 유용한 구글맵이 안 된다는 점은 충격이었다”며 “길 찾기는 물론 대중교통 이용 등도 형편없는 수준이다”고 지적했다.
 
린 씨는 “한국에서 구글맵이 안된다고 해 카카오맵(다음지도)을 다운받아 사용 중이다”면서 “아무래도 늘 쓰던 앱이 아니다 보니 불편하고 길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아 관광안내소에서 받은 지도를 보며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여행 온 샘과 신디아 씨 역시 비슷한 불편을 토로했다. 배낭과 카메라를 맨 두 사람의 손에는 종이지도가 들려 있었다. 한국에 처음 방문했다는 이들은 종이 지도가 낯설다고 입을 모았다.
 
프랑스에서 홀로 한국여행에 나선 메리 씨의 손에도 지도가 들려 있었다. 처음 방문한 낯선 땅에 도착한지 불과 이틀, 하지만 지도 접히는 부분은 벌써 낡아 있었다. 그만큼 자주 펼쳐봤다는 방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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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씨는 “휴가철이면 보통 1주일 정도를 투자해 한 나라를 방문한다”며 “한국보다 IT기술이 발전하지 못한 다른 국가에서도 구글맵 이용이 가능하고 도보·대중교통 길 찾기가 수월하지만 한국에서는 이용 자체가 사실 상 불가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구글맵 만이 문제는 아니다. 중국인들이 즐겨 쓰는 것으로 알려진 ‘바이두맵’ 역시 국내 이용이 불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연히 우리나라를 가장 많이 찾는 중국인들 역시 홀로 길 찾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명동에서 활동 중인 여행관광도우미에 따르면 지도 앱 이용이 불가한 외국인들의 경우 주소를 메모해 와 길 찾기를 요청하는 것이 빈번한 일이라고 한다. 특정 브랜드 매장이나 맛집 등의 경우 따로 검색 없이 안내가 가능하지만 주소만 가져왔을 경우 이들은 개인 스마트폰에 설치된 네이버·다음 지도 등을 이용해 위치를 파악한다.
 
 ▲ 프랑스에서 온 메리(사진·왼쪽)는 1주일의 기간을 두고 한국행을 택했다. 세계 각국을 1주일씩 여행하는 것이 그녀의 휴가법이다. 그녀는 한국보다 기술 수준이 낮은 곳에서 실행되는 구글맵 안내가 왜 안 되는지 의아해 했다. 호주 출신의 유학생 메리안(사진 오른쪽 끝)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방학을 맞아 친구를 만나기 위해 한국에 왔다는 린(사진 오른쪽 힌옷)은 별도의 한국지도 앱을 다운받았다고 했다. ⓒ스카이데일리
 
구글맵 직접 이용해보니…도보이동 ‘불가’ 대중교통 안내 ‘취약’
 
이들이 불편함을 호소하는 점을 직접 체험해봤다. 비교를 위해 구글맵, 네이버지도, 다음지도 앱을 사용했다.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서울중앙우체국), 명동성당, 광화문을 목적지로 설정했다. 세 앱 모두 ‘포스트타워-명동성당’ 구간은 도보로 ‘명동성당-광화문’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을 권고했다.
 
도보구간의 경우 구글맵 사용은 불가한 모습이었다. 구글맵은 두 지점 간 거리가 450m며 약 8분이 소요된다고 할 뿐 양 거리를 직선으로 표기해 길을 찾을 수 없어 보였다. 450m의 거리 역시 직선거리로 보였다.
 
반면 네이버·다음지도는 달랐다. 네이버는 명동 중심가를 거쳐 약 10분이 소요(601m)되는 노선을 소개했다. 총 15차례의 방향 설명이 등장할 정도로 자세하게 표시됐다. 다음지도는 중국대사관과 CGV명동점을 거치는 직선도로 위주로 설명했다. 11분이 소요되며 거리는 792m였다.
 
네이버지도가 안내하는 대로 명동성당으로 이동했다. 기자가 다리를 다쳐 다소 불편한 보폭이었음에도 실제 소요시간(약 16분)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수의 유동인구 역시 보행에 다소 걸림돌이었으나 정상적인 보행속도였다면 충분히 예상시간에 당도할만했다.
 
이곳에서 버스를 이용해 광화문으로 이동하는 법을 검색해봤다. 다수의 검색결과 중 최고 상단에 검색되는 내용을 기초로 했다. 네이버는 명동성당에서 롯데영플라자 건너편까지 도보로 487m 이동 후 시내버스 406번을 이용할 것을 권했다. 이동거리 2.32km, 이동시간 21분, 이동비용 1200원 등이 소요됐다.
 
구글은 인제대학교서울백병원 앞 버스정류장에서 광역버스 9000번을 탈 것을 권했다. 버스 승·하차점과 출발·목적지 간 도보이동 표시는 역시 직선으로 간소하게 표기됐다. 다음 역시 비슷한 노선을 추천했다. 다만 내용에 있어서는 구글과 큰 차이를 보였다.
 
 ▲ 다음지도(왼쪽)와 네이버지도 앱에서 포스트타워에서 명동성당까지 길 찾기 검색결과 [사진=앱 캡처화면]

구글이 제공한 정보는 광역버스 9000번을 비롯해 지선버스 471번을 이용하는 두 가지 방법이었다. 기타 추가 정보사항은 없었다. 하지만 다음의 경우 해당 정류장에서 동일하게 이동 가능한 버스노선 수 개를 제공했다. 또한 광역버스·지선버스의 가격과 거리 및 소요시간, 도보이동거리, 해당 정류소의 버스도착예정시각 등을 분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이용자로 하여금 취사선택이 가능하게 했다.
 
기자는 당초 구글맵을 이용해 광화문으로 이동하려 했으나 다음지도가 안내하는 노선을 이용해 광화문까지 이동했다. 도보이동에 시간이 다소 소요되긴 했으나 버스 도착 알림 등이 있다는 점에서 편리하게 이용 가능했다. 만약 기자가 명동성당부터 백병원 앞 버스정류장까지 가는 길을 모른다는 가정 하에 구글맵을 이용했을 경우 길안내는 불가능에 가까운 셈이었다.
 
글로벌 손 안에 ‘구글맵’ 왜 한국에서는…정부 “안보 상 조건부 반출”
 
우리나라에 구글맵의 정상적인 서비스가 안 되는 까닭은 당국으로부터 지리정보를 제공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구글이 제공하는 우리나라 지도는 SK텔레콤으로부터 제공받은 소축적 저해상 지도다.
 
통상 구글이 제공하는 1:5000 서비스가 한국에선 불가하며 기본적인 우리나라 지리 정보제공 역시 불가한 상황이다. 구글은 지난 2007년 국가정보원에 지도정보제공을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당국에서는 휴전·안보 등을 이유로 이 제안을 거절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IT업계의 글로벌 생태계를 외면하고 자국기업만을 육성하려는 그릇된 태도가 아니냐는 비판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정부는 구글 측에 충분히 지도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단 두 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는 국내 주요 보안시설을 가려달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국내 지도서비스 관련 서버를 한국에 두라는 점이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우 이 두 가지 요건을 충족시킨 상태다. 하지만 구글은 정부의 전제는 외면한 채 정보제공만을 요구하는 실정이다.
 
 ▲ 구글맵에서 포스트타워에서 명동성당까지 도보안내 검색결과(사진 왼쪽)와 명동성당에서 광화문까지 도보·대중교통 검색결과 [사진=앱 캡처화면]

주요 시설에 대한 블라인드 처리는 구글 측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관건은 서버다. 구글 측이 현지에 서버를 두게 될 경우 법인세 납부가 예상되는데 이를 회피하기 위해 서버를 두려 하지 않는다는 해석이 국내외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구글은 지난 6월 우리 당국에 지리정보 제공을 재차 요구한 상황이다. 물론 이번에도 우리 정부는 두 가지 전제조건을 고수하는 상황이다. 답변 기한은 내달 25일까지다. 꼭 한 달이 남은 시점이다.
 
이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견해는 극명하다. 한 쪽에서는 구글이 제 아무리 글로벌 거대 자본일지라도 한 나라의 정책을 우습게 봐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서버설치 문제의 경우도 일부 국가의 설치 전례가 있는 마당에 우리나라에 왜 설치를 못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반론도 있다. 구글지도의 범용성이 점차 증대되는 가운데 자칫 우리 IT 업계의 후속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구글로부터 예상되는 법인세 이상의 국가적 손실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IT업계 관계자는 “관광객의 불편함에서도 나타났듯이 구글맵은 일종의 국제표준화가 된 지도임에 분명하다”며 “따라서 우리 정부도 안보에 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지리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포켓몬 고의 경우에서도 볼 수 있듯이 지도와 위치정보는 유비쿼터스 기술발전의 근간이 되는 것”이라며 “우리 업계도 포켓몬 고와 같이 세계시장에 내놓을만한 게임·시스템 등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구글맵 위에서 구동되는 프로그램 연구가 선제돼야 할 것이 아니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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