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호선 아차산역 1번 출구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바로 보이는 ‘천호대로129길’은 떠오르는 역세권 상권이다. 흔히들 ‘아차산역 먹자골목’이라 부른다. 약 150m 길이의 도로 양옆으로는 상가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서울 광진구 구의2동과 중곡4동을 나누는 구간이기도 한 이 골목은 약 1만명의 다가구, 연립주택 밀집지역과 연결돼 있다. 아차산역에서 주택 밀집지역으로 가는 가장 가까운 길이기도 하다. 해당 지역 예상 배후수요 약 1만명이 먹자골목 잠재 고객인 셈이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과거 ‘아차산 먹자골목’의 주요 고객층은 외부 유입인구가 대부분이었다. 50~60대 등산객과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어린이 대공원을 방문하는 가족단위 고객이 주를 이뤘다.
그런데 최근 먹자골목 내 맛집으로 정평이 난 곳들과 더불어 주변 건대역 인근, 군자역 인근 등에 비해 덜 복잡한 분위기의 상권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젋은층 수요가 많아졌다. 이에 발맞춰 최근에는 20·30세대를 겨냥한 포장마차나 카페 등이 하나 둘 생겨나는 추세다.
외부유입 인구에 풍부한 배후 수요 장점…월 매출 1억 치킨집도
소상공인상권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아차산 먹자골목’의 상권유형은 주택상업지역으로 저밀·중밀주거지역 내에 상업시설이 밀집한 형태로 돼 있다. 저층 주택 중심으로 형성된 상업 중심지역이다.
나이스비즈맵상권분석시스템을 통해 해당 지역 고객군을 분석한 결과 주거인구 54.8%, 직장인구 18.4%, 유입인구 26.8% 등이었다. 외부 유입인구 보다는 주거 인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셈이다. 하지만 인근 배후 수요가 풍부하기 때문에 점포 매출은 양호한 편이라는 게 이곳 상인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용 고객 성비는 남성 49%, 여성 51% 등으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특히 젊은 고객층이 많아지는 추세다. 과거에는 40대·50대가 압도적으로 비율이 높았지만 최근 들어 50대 25%, 40대 22%, 30대 19%, 60대 17%, 20대가 16% 등 20~30대 비율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이경수 탑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광화문, 강남 등과 접근성이 좋아 이곳 빌라촌에 직장인들이 많이 사는 편이다”며 “하나를 구매하고 장시간 동안 있는 50, 60대 보다 여러 번 많이 오가는 소비성 좋은 젊은 층들이 증가하면서 상권은 더욱 활기를 띄게 됐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이 점차 증가하면서 퇴근시간대 상권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시간대별 이용 비중은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38.7%, 9시부터 자정까지 37.5% 등으로 퇴근 이후 시간에 인파가 몰리는 편이다. 요일별 이용 비중은 토요일, 일요일이 각각 19%, 목요일 17%, 금요일 14% 등이었다. 평일 이용비중이 양호한 수준을 보이는 이유 역시 탄탄한 배후수요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아차산 먹자골목은 예스러운 분위기가 큰 특징이다. 요즘 뜨고 있는 마포구 연남동 인근 상권이나 유명 프랜차이즈 브랜드 점포가 밀집한 미아사거리역 인근 상권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대부분의 점포는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별 브랜드였다. 분식집, 호프집, 치킨집 등 대부분 한 자리에서 오랫동안 운영돼 온 점포들이었다.
이경수 대표는 “외부에서 온 방문객들 중 고향의 맛이 있다고 해서 오는 경우가 있다”며 “실제 이곳에서 가게를 운영하시는 점주들은 수십 년간 자리를 지켜오면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음식 맛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점포가 상당수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아차산 먹자골목에서 가장 눈에 띄는 업종은 분식집이다. 날로 숫자가 증가해 지난달 기준 17개를 나타냈다. 떡볶이 전문점 세 곳은 모두 맛집으로 포장 손님, 홀 손님이 쉴 새 없이 오간다. 소상공인상권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이들 세 곳의 예상 월 매출은 3000만원 가량된다. 일반 분식집은 지난해 13개에서 11개로 줄었다. 칼국수, 만두 등 식사를 함께 파는 분식 식당은 지난해 2개에서 3개로 늘었다.
40년 넘게 ‘아차산 먹자골목’을 지켜 온 분식집 ‘신토불이’ 점주는 “방문자는 학생부터 직장인까지 다양하고 특히 인근주민들이 대부분이라 매장에서 직접 먹기 보다는 보다는 포장해가는 손님이 많다”며 “분식집이 날로 늘고는 있지만 오랫동안 운영한 점주들의 경우 각자 나름의 노하루를 갖췄기 때문에 크게 동요하거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호프집·포장마차도 꾸준히 늘고 있다. 호프집은 12곳, 포장마차는 2곳이다. 먹자골목 끝자락에 위치한 상가 2층에서 4년 동안 ‘봉쥬비어 아차산점’을 운영해 온 점주는 “아차산 먹자골목이 유동인구가 많기 때문에 입점을 결정했다”며 “퇴근 시간과 주말에 사람이 정말 많은데 주말의 경우 40팀~50팀 정도 왔다 간다”고 설명했다.
수십년째 자리지켜 온 맛집 다수, 어지간한 노하우 없이는 뿌리 내리기 힘들어
아차산 먹자골목은 최근 ‘치킨골목’이라 불릴 정도로 치킨집이 급격하게 늘었다. 지난 2014년 4개에서 시작해 지난달 기준 12개로 3배 가량 늘었다. 월 매출도 인근 군자역 상권보다 2배 많은 1억원 가량이다. 하지만 최근 상권이 활성화 되면서 임대료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
먹자골목 초입에 위치한 치킨·호프집 ‘맥스’는 입지적으로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는 점포다. 덕분에 매출도 양호한 편이긴 하지만 최근 들어 임대료 상승으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맥스’ 점주인 전익균(54) 사장은 “고객층은 연령대가 좀 높은 편으로 주민들과 등산객이 대부분이다”며 “우리 주위로 가게들이 계속 생기기만 해 경쟁이 세졌는데 임대료는 계속 올라 걱정이다”고 말했다.
올해로 문을 연 지 2년째인 ‘충만치킨’ 사장도 “이곳이 인근에서 가장 번화가이기 때문에 장사는 잘되는데 임대료가 계속 올라 걱정이다”며 “가격대가 계속 치솟는데 지하철역에 가까울수록 점점 비싸지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탑공인중개사사무소의 이경수 대표에 따르면 아차산 먹자골목 내에는 권리금이 1억원에 다할 정도로 장사가 잘되는 점포가 여럿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지간한 노하우 없이는 이곳에 뿌리 내리기 쉽지 않다.
이 대표는 “이곳은 식당 운영 프로들이 한번 들어오면 안 나가는 곳이다”며 “유동인구가 많아 가게문의를 원하는 이들이 하루에도 수십명씩 찾아오는데, 이곳은 노하우를 갖고 오랜 기간 장사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철저하게 준비를 하고 들어오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생긴 카페 ‘빽다방’이나 ‘커피킹(COFFEE KING)’, ‘철 없는 빙수’ 등은 젊은 층이 많아지면서 생긴 업종이다”며 “앞으로 계속 변할 것이고 상권이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아차산역부동산 관계자는 “여기는 장사가 다 잘 돼서 매매가 안 나오는 편이다”며 “월 임대료가 많이 올랐는데 역에서 가까운 곳은 10평 기준 평균 350만원, 먼 곳은 평균 200만원 등에 각각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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