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데일리 단독기사

 지하철로 보는 상권|빌딩|재건축 뉴스

뒤로 리스트 인쇄
news only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

[인동초]-김진철 서울시의원

“서울시민 목소리 대변하는 장애인 두부장수죠”

사회적 약자 보호 최우선…다양한 계층 어우러진 살맛나는 세상이 목표

길해성기자(hsgil@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9-12 03:59:04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김진철(사진)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은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시장에서 두부를 팔던 소상공인이었다. 선천적인 소아마비를 앓고 있는 그는 불편한 왼쪽 다리를 이끌고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저 같은 소상공인 출신들의 정치 참여가 더욱 활발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나보다는 둘이 낫고 둘 보다는 셋이 나으니까요. 사회적 약자의 말을 제대로 전할 줄 아는 사람을 두고 하는 이야기에요.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가 한 데 어우러진다면 좀 더 살맛나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죠”
 
서울특별시의회 의원회관 709호실에서 만난 김진철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은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시장에서 두부를 팔던 상인이었다. 20년간 장사만 하며 살아온 김 의원은 자신이 지금의 자리에 오르게 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며 머쓱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런 그의 얼굴에서는 굳은 신념에서 나오는 자신감이 물씬 풍겼다.
 
“선천적으로 소아마비를 갖고 태어났어요. 아버지께서는 저에게 늘 ‘앉아서 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죠. 그래서 한의사 시험을 준비를 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어요. 결국 금은방을 차려보자는 생각으로 세공기술을 배우기 시작했죠. 이후 14년 동안 세공 분야에서 일을 했지만 IMF가 터지는 바람에 먹고 살길이 막막해졌죠. 결국 다른 직업을 찾기로 했어요”
 
세공직을 그만둔 김 의원은 친형이 운영하는 두부가게 옆 작은 평수의 공간에서 장사를 시작했다. 겨울에는 붕어빵, 여름에는 아이스크림 장사를 하며 생계를 이어나갔다. 이후 김 의원은 친형에게 어깨 넘어 배운 두부 장사를 하기로 결심했다. 일이 고되다는 이유로 가족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지만 결국 그는 두부 장사의 길을 걷기로 했다.
 
“가족들은 몸이 성한 사람도 힘든데 네가 어떻게 그 힘든 일을 견딜 수 있겠냐며 심하게 반대했어요. 이 때 아내가 나서줬죠. 아내까지 나서서 두부장수를 하겠다고 설득했고, 마침내 마포구 망원동 망원시장 내에 두부가게를 열었죠. 아침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쉴 새 없이 일만 했어요. 1년 중 추석에 2일, 설날에 2일 딱 4일만 쉬었죠”
 
그렇게 6개월, 1년이 지나고 두부가게는 자리를 잡았다. 그렇게 20년간 가족만을 위해 장사를 했던 김 의원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찾아왔다.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 저지 비상대책위 활동이 그것이었다. 처음 그는 함께 일하자는 상인회의 제안을 거절했다.
 
“처음에는 상인회장님의 부탁을 거절했어요. 큰 직책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내 장사 외에 다른 시장 일에는 관심이 없었죠. 하지만 마지막에 상인회장님께서 ‘이제 돈은 벌만큼 벌었으니 다른 사람을 위해 살면 어떻겠느냐’고 하신 말씀이 저의 마음을 움직였죠”
 
홈플러스와 상생협약 이끈 주역…서울시의회 비례대표 제안 받아
  
▲ 김진철(사진) 의원은 지난 2012년 홈플러스 입점 저지 비상대책위원회 활동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산하 ‘을지로위원회’의 눈에 띄면서 소상공인으로서는 최초로 서울시의원 비례대표 공천을 받아 시의원 자리에 올랐다. ⓒ스카이데일리
 
김진철 의원은 2012년부터 망원시장 상권을 지키기 위한 목적으로 인근에 대형마트인 홈플러스 입점 반대 운동을 펼쳤다. 당시 망원시장 주변으로 3개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자리 잡고 있었는데, 추가로 홈플러스가 생긴다면 상권 피해가 불가피했기 때문이었다. 망원시장 상인회와 월드컵시장 상인회 등은 함께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해 합정역 홈플러스 입점 저지 활동을 펼쳤고, 마침내 2013년 결실을 보게 됐다.
 
“홈플러스와 시장 간에 상생 협의를 이끌어 냈어요. 기존에 있었던 망원역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폐점, 15개의 품목제한, 시장발전을 위한 상생합의금 조성 등의 합의를 이끌어 냈죠. 저는 상인회 뒷바라지를 열심히 한 것뿐인데 참여연대, 전국상인협의회 등의 NGO 단체에 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어요. 이는 제가 시 의원이 되는데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죠”
 
당시 한국 사회에서는 대리점을 대상으로 갑질을 일삼은 남양유업 사태로 사회적 양작에 대한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더불어민주당에서(당시 새정치민주연합)는 ‘을(乙)’들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자는 취지로 ‘을지로위원회(위원장 이학영 의원)’를 2013년 5월 출범시켰다. 을지로위원회는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서울시의원 비례대표 적임자 물색에 나섰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에서 서울시의원 비례대표를 한 명 추천하고 싶다고 상인회 회장님에게 제안했어요. 사실 상인회장님이 저보다 훨씬 뛰어난 분이라 본인이 수락해도 상관없었죠. 하지만 상인회장님은 시장을 위해 본인은 할 일이 많으시다며 저를 추천했어요”
 
당내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담기 위한 혁신적인 비례대표 공천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쟁쟁한 후보자들이 여럿 등장했다. 비례대표 후보에는 김 의원 외에도 대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변호사협회 등에 소속된 쟁쟁한 인물들이 물망에 올랐다.
 
최종적으로 노동계에서는 경기도 남양주 답내초등학교 도서관 사서로 일하고 있는 김미라 후보와 김 의원이 각각 비례대표 1, 2번으로 결정됐다. 중소유통 상인이 지방선거 비례대표로 공천을 받은 것은 김 의원이 첫 사례였다.
 
“‘상인들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았어요. 그래서 상인들 삶이 개선될 수 있다면 벽돌 한 장이라도 쌓고, 가교역할을 하겠다고 말했죠. 공천 심사관들도 제 얘기에 공감한 것 같았어요. 특히 20년간 시장에서 두부 장사를 해 현장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점, 플러스 저지 활동을 한 것 등에서 진정성을 느낀 것 같아요”
 
‘우수 의정대상’ 수상…중소상공인 보호·서민금융 지원 적극 나서
  
▲ 서울시의원으로서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친 김진철(사진) 의원은 지난해 민생실천과 의회개혁을 위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3회 우수의정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서울시 지역서점 활성화에 관한 조례’, ‘서울시 상생교류 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 등 5건의 조례안을 제·개정했다. 얼마 전에는 뇌병변장애인들을 위한 ‘서울특별시 의사소통권리 지원센터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도 발의하기도 했다. ⓒ스카이데일리
 
“평생 장사만 해오던 제가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 들어올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죠. 얼떨떨한 기분이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상인 대표로 왔는데 ‘창피한 경우는 만들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공부를 하기 시작했죠. 처음에는 보고도 잘 못 받을 정도로 우왕좌왕 했지만 일 잘한다는 동료 의원님들을 찾아다니고 배우면서 점차 안정을 찾아갔죠”
 
김 의원은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중소상공인 보호, 각종 사업장의 근로조건 향상, 사업진행 과정에서 주민의사 반영 확대, 서민금융 지원 등을 위해 힘쓰고 있다. 그 과정에서 전문 지식을 쌓기 위해 경희사이버대학교 NGO 정책학과에 입학해 학업을 병행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3학년 2학기에 재학 중이다.
 
김 의원은 지난해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가 주최한 ‘제3회 우수의정 대상’ 시상식에서 민생실천과 의회개혁을 위한 공로를 인정받아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가 발의한 법안 덕분에 ‘서울특별시 지역서점 활성화에 관한 조례’, ‘서울특별시 상생교류 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 등 민생실천과 의회개혁에 관련된 5건의 조례안이 제·개정했다. ‘서울특별시 지역서점 활성화에 관한 조례’, ‘서울특별시 숙련기술인 육성에 관한 조례’ 등이 상임위원회를 통과하는데 기여하기도 했다.
 
“서울시의원으로서 본분을 다하고자 했는데 법안 발의 결과가 좋았을 때 그 결실을 맺은 것 같아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서울지역의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이 서울경제발전의 중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 마련에 더욱 매진할 생각이에요”
 
최근 김 의원은 장애인들의 권리를 위한 법안도 발의한 상태다. 뇌병변장애인들을 위한 ‘서울특별시 의사소통권리 지원센터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가 그것이다. 현재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뇌병변장애인들이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권리를 찾아주자는 게 법안 발의의 주된 이유다.
 
“내년에는 지역구의원에 도전할 생각입니다. 시의원 생활 초반 1~2년은 미흡했다는 평가를 스스로 하고 있기 때문이죠. 한 번 더 기회가 생긴다면 우리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고민해 모두가 화합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싶어요. 아울러 장애인들을 위한 의정활동도 꾸준히 할 계획이죠”
 
[길해성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저작권자 ⓒ스카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뒤로 리스트 인쇄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독자의견 총 3건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

스카이 사람들

more
“벼랑 끝 문제아 미래주역으로 재탄생 시키죠”
본드흡입·학교폭력 내몰린 청소년 제2인생 설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