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선 ‘한티역’에 내리면 입시 전문 스타강사를 광고하는 큰 전광판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강남 8학군’을 대표하는 강남구 대치동이라는 사실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이곳 주변으로는 상가 밀집 지역이 형성돼 있다. 일명 ‘한티역 상권’ 이다.
이곳 상권의 특징은 주변 은마아파트, 렉슬, 아이파크 등 고급 아파트들의 거주민들이 주로 찾는다는 점이다. 인근에 위치한 학원생들도 이곳 상권의 주 수요층이다. 반면 직장인 수요는 거의 없다시피 하다. 직장인 수요 없이 배후수요만으로 이 정도 규모의 상권을 유지하는 곳은 서울에서도 드물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중론이다.
일주일 내내 인근주민·학원생 발길 꾸준…부촌상권 특색 뚜렷
나이스비즈맵 상권분석보고서에 따르면 한티역이 속한 대치4동에는 학원 등 교육기관 비율이 30%를 넘는 전형적인 학원가 상권이 형성돼 있다. 하루 평균 유동인구수는 2306명으로 서울시 전체평균 대비 24.9% 높다. 거주 연령대는 20대가 3498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50대, 10대 등의 순이다.
한티역 일대는 고층아파트 밀집지역에 형성된 상업 중심지역으로 분류된다. 삼성동, 사당동 일대가 상권과 유사하다. 한티역 상권은 대림e편한세상, 아이파크, 렉슬, 은마아파트 등 약 1만 세대를 배후수요로 품고 있다. 한 가구당 4인으로 잡았을 때 4만명의 배후수효를 두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곳은 평일 낮·저녁 시간대에는 주로 학원수업 시작 전 간단하게 요기를 때우려는 학생들, 밤 시간에는 강의를 마친 학원 교사들이 주로 찾는다. 주말에는 인근 지역 주민들이 가족 단위로 많이 찾고 있다.
햄버거 가게에서 만난 임아연(여·18)양은 “학교에서 저녁을 먹지 않는 날에는 이곳와서 간단히 식사를 해결하고 바로 학원에 간다”며 “학교는 도곡역에 근처에 있는데, 그곳은 마땅히 먹을 게 없어서 식사를 하려면 한티역 먹자골목까지 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손주와 함께 롯데백화점 쇼핑을 나온 박주은(여·63)씨는 한티역 먹자골목에 대해 “주로 젊은이들 위주로 조성된 상권이다”며 “한 달에 1~2번 정도 설렁탕, 퓨전일식 식당을 찾아 외식을 즐기는 편이다”고 말했다.
한티역 상권은 요일별 기복이 없고 특히 주말 매출이 더 많이 나온다는 게 이곳 상인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반면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부촌에 자리한 만큼 보증금과 임대료가 높아 업종을 잘못 선택할 경우 단기간에 실패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먹자골목 사거리 중심 대로변에서 차돌박이 전문점 ‘돌배기집’을 운영하는 손은미(여·47) 씨는 “이곳에 가게를 내기 위해 번호표를 받고 무려 9개월을 기다렸다”며 “이곳에는 주거인구가 많은데 비해 넓고 부담 없는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모임 장소가 없다고 판단해 확실을 갖고 가게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손 점주는 “고기라는 메뉴의 특성상 성수기나 비수기의 매출 편차가 크지는 않지만 명절 전후는 지출이 많아 주춤하고 연말에는 단체 손님들 덕분에 특수를 누리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월 억대 매출을 유지했는데 지난 2월부터 주춤해서 현재는 8000만원대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대료나 인건비가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싼 편이다”고 덧붙였다.
돌배기집의 맞은편에 위치한 ‘역전우동 0410’의 점주 홍민기(남·28)씨는 “아직까지 이 일대의 특성을 자세히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평일보다는 주말에 주변 아파트에서 찾은 손님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동을 비롯한 메밀국수 등은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고 가격이 저렴해서인지 손님의 60~70%가 학생이다”며 “주말에는 한 시간에 가게 테이블이 3~4바퀴를 돌 정도로 손님이 많다”고 설명했다.
홍 점주는 “첫 달에 3000만원 넘는 매출을 기록했는데, 방학기간이 되면 이 일대에 손님들이 더 많아진다고 들었다”며 “다가오는 겨울방학에는 월 매출 5000~6000만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5년째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강은선(여·가명) 씨는 “한티역 일대는 찾는 이들은 대부분 이곳 주민들이기 때문에 입소문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며 “외식업의 경우 맛이 없다고 소문나면 손님이 줄고 곧바로 적자가 나기 마련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가게는 주변 거주 인구 위주로 영업을 하고 있어 손님 대부분이 단골이다”며 “단골관리를 위해서는 명절연휴 기간의 이벤트나 SNS를 통한 이벤트를 개발해 적극 진행하는 것도 입소문이 중요한 이곳 상권에서의 하나의 생존전략이다”고 조언했다.
대치동 명문 학원 즐비, 방학기간·수능 끝난 후 ‘북적’
취재 중 만난 한티역 먹자골목 상인들은 “이 곳은 학원가의 특성상 아이들의 방학기간과 수능시험이 끝난 이후가 가장 활기를 띤다”고 입을 모았다.
스시집을 운영하고 있는 한 매니저는 “방학기간은 학기 중에 비해 월 매출이 두 배 가까이 높다”며 “방학이 되면 아이들은 점심시간 학원에 들르기 전 잠깐 식사를 해결하고 학부모들은 학원이 끝날 때 까지 식사를 하거나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티역 상권 인근에 위치한 J부동산 관계자는 “한티역 먹자골목은 주 7일 상권으로 경기 영향을 받지 않는 곳으로 각광받아 왔다”며 “임대료가 형성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주 대기자들이 줄을 서 있을 정도로 예비창업주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로변의 1층 상가는 30평대로 구성돼 있고 권리금은 1억5000만원~2억, 보증금은 1~2억, 월세는 6~700만원에 형성돼 있다”며 “다만 건물주들이 술을 취급하는 음식점은 잘 내어주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으니 참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지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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