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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사람들]-사단법인 ‘세상을 품은 아이들’
“벼랑 끝 문제아 미래주역으로 재탄생 시키죠”
본드흡입·학교폭력 내몰린 청소년 제2인생 설계 도우미 자처
이슬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1-11 00:04:41
 
▲ 사단법인 ‘세상을 품은 아이들’은 거리에 내몰려 방황하는 위기 청소년들을 돌보는 비영리민간단체다. 사진은 왼쪽부터 임상엽 경영지원실장, 명성진 대표, 임수진 본부장 [사진= 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모범생이든 문제아든 모든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죠. 이곳에서는 가정·학교·사회 등에서 내몰리고 방황하던 문제아들이 여행·공연·꾸준한 대화 등을 통해 자신을 마주하고 넘어서는 법을 배우죠. 이곳에서 배운 아이들은 또 다른 아이들을 치유하는 문제 해결사로 자라나고요”
 
사단법인 세상을 품은 아이들(이하·세품아)은 거리로 내몰린 위기 청소년들을 돌보는 가족 공동체 개념의 비영리민간단체다. 스카이데일리는 10년 간 위기 청소년들에게 ‘아버지’, ‘왕엄마’, ‘해결사’ 등으로 불리며 활동을 해 온 세품아 구성원들을 직접 만났다.
 
2008년 세품아 출범을 주도하고 줄곧 대표를 맡아온 명성진 대표는 2001년부터 목회 활동을 시작한 목사이기도 하다. 당시 명 대표는 교회 신도 아이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 이들과 함께 세계여행을 다녔다. 단체 이름인 ‘세품아’는 그런 아이들이 자라 큰 세상을 품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본드흡입 중독에 빠진 아이들…음악 치료 통해 ‘유익한 중독’ 만들어 내
 
“교회에 다녔던 어린 아이들이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사고를 치고 변하기 시작했어요. 한 아이는 가출해서 차 밑바닥에서 노숙을 하고 있더군요. 아이를 교회로 데려와 자초지종을 들어봤더니 가출할 만한 이유가 있더라고요. 가정환경이 너무 나빴어요. 그러지 말고 차라리 교회로 오라고 말했죠. 그 아이를 계기로 교회 내에 아이들을 24시간 돌보는 공동체 생활 시스템을 갖추기 시작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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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을 듣고 교회를 찾아오는 청소년들은 소위 말하는 ‘문제아’였다. 몇몇은 심각한 본드 흡입 중독 상태에 빠져있기도 했다. 언어·시각 장애 증상 등을 넘어 심각한 경우 환각 증세까지 보이며 자해를 일삼는 아이들도 있었다. 아이들에게 ‘왕엄마’로 불리는 임수진 본부장은 우선 이들을 접착제흡입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게 우선이었다고 말했다.
 
▲ 세품아는 접착제흡입에 중독된 아이들을 돕기 위해 다른 분야로의 중독을 고안했다. 바로 음악이다. 아이들은 음악 공연 준비에 몰입했고, 공연 당일에는 상당한 쾌감을 느꼈다. 매년 이어지는 고된 여행에서는 한계에 부딪히며 자기 자신을 넘어서기도 한다. 사진은 왼쪽부터 명성진 대표, 임수진 본부장, 임상엽 실장 ⓒ스카이데일리
 
“당시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는 둥 마는 둥 했어요. 학교·가정처럼 교육은 못하고 일단 데리고만 있었는데 아이들한테서 눈만 떼면 접착제를 흡입하더라고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아 정신병원에도 보내봤지만 아무 소용없었어요. 병원에서 나오면 또 하거든요. 중독이라는 게 정말 무서운 것이라는 걸 느꼈죠”
 
세품아는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청소년 본드흡입 중독 해결에 나섰다. 부천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협력해 중독은 또 다른 중독으로 치료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고심 끝에 찾은 해결책은 바로 ‘음악’이었다. 음악공연 기획 등의 경험이 있는 명 대표와 대학시절 작곡을 전공한 임 본부장은 당장 음악치료와 교육에 착수했다.
 
이들에게 음악을 배우기 시작한 청소년들은 ‘기적의 세대’라는 뜻의 엠지(MG·Miracle Generation) 밴드를 결성했다. 엠지밴드는 지방 투어·단독 공연·콘서트 등에서 연주하며 세간의 이목을 끄는 청소년 밴드로 자리 잡았다.
 
“당시 재정 지원을 받기도 어려웠을 뿐만이 아니라 아이들이 죽어가는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당장 할 수 있는 게 음악 치료와 교육이 전부였죠. 처음에는 공연 당일에만 보람을 느끼던 아이들이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몰입’이란 걸 하기 시작하더라고요. 공연 며칠 전부터는 밤새워 연습에 몰두하더니 어느 순간부터 본드를 찾지 않더라고요. 음악에 중독된 셈이죠”
 
학교폭력·본드흡입 중독된 문제아들, 세품아 거쳐 문제아 돌보는 해결사로 제2인생
 
과거 명 대표가 교회 아이들과 함께 했던 세계여행은 현재진행형이다. 세품아는 아이들과 몽골·캄보디아 투어를 비롯해 자전거 국토대장정·유럽 산티아고 순례길 등의 긴 여행을 가졌다. 세품아는 더 혹독한 여행을 모색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해결사’로 불리는 임상엽 경영지원실장은 고된 여행을 통해 아이들이 느끼는 바가 크다고 말한다.
 
“문제가 발생하면 이전과는 다른 방법으로 스스로 해결해 보게 하고 있어요. 이런 일상적인 회복 교육을 통해 ‘그때 내가 나를 넘어섰다’는 깨달음·용기 등이 비로소 일상에 안착될 수 있는 거죠”
 
▲ 세품아가 품었던 과거 문제아들은 현재는 문제아들의 ‘해결사’로 새롭게 태어났다. 세품아는 이처럼 아이들이 변화하는 것을 목격하며 아이들 관리 모델인 ‘유스캠퍼스’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길 바라고 있다. 사진은 몽골힐링캠프 당시의 모습(위)과 세품아페스티벌 ‘턴아웃’ 현장 [사진=세상을품은아이들]
 
세품아를 거친 아이들 중에는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지금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활발히 활동하는 이들도 여럿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주형(가명·남) 씨와 현민(가명·남) 씨 등이 꼽힌다. 그들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아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해결사 역할도 하고 있다. 그들은 아이들에게 ‘너희들도 변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주형이는 가출 후 차 밑에서 자고 있던 아이였어요. 처음 만났을 당시 접착제흡입 중독 상태였죠. 지금은 주형이가 세품아 교사로 활동하고 있어요. 힘들었던 만큼 누구보다 아이들의 마음을 가장 잘 헤아리죠. 아이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데 일등공신이에요.”
 
“현민이 역시 접착제 중독은 물론이고 각종 학교폭력 문제에 연루됐었죠. 부모는 이혼 직전이었고요. 7년 넘게 세품아에 있으면서 정신병원에 수없이 오갔어요. 아이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죠. 이후 현민이는 음악밴드를 결성했고, 지금은 모사회적 기업의 대표가 돼 위기의 아이들에게 음악 지도를 하고 있어요”
 
세품아는 지난 10년 간 위기에 빠진 청소년들의 변화를 목격했다. 세품아는 자신들이 고안한 위기청소년 책임·관리 프로그램 모델인 ‘유스캠퍼스’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길 바라고 있다. 아이와 지도교사 간 꾸준한 대화 등을 포함한 공동체 생활이 깨지지 않기 위해서는 규모의 확장보다는 개체의 확산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지금은 세품아가 아이들을 품고 있지만 이 아이들은 언젠가 타인을 품고 또 세상을 품을 거에요. 자신의 손으로 세상을 조금씩 변화시켜 나가는 거죠. 이를 위해서는 지금 세품아의 ‘유스캠퍼스’가 확산돼야 해요. 그래야 하루 빨리 더 많은 아이들을 치유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이슬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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