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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사람들]-한국임상연극심리치료협회
“진정성 담긴 연극은 마음의병 특효약이죠”
성장과 정신건강 치유하는 연극치료…선진국은 국가 차원서 독려
이지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0-21 00:33:25
▲ 지난해에 설립한 한국임상연극심리치료협회는 극연출·제작을 통해 내담자들의 심리 치료를 시도하고 있다. 교도소와 각종 복지관 등에서 연극공연을 개최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석경아 연구원, 이지은 연구원, 이애경 치료사, 김영미 대표, 이지아 사무국장[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연기란 배우들만의 전유물이 아니에요. 역할에 감정을 이입해 몰두하다보면 어느새 홀가분한 마음을 느끼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죠. 저희는 연극을 통해 심리치료를 원하는 내담자들의 정신·신체적 치료를 돕고 있어요”
 
사단법인 한국임상연극심리치료협회 김영미(55·여) 대표는 연극치료가 학습능력과 의사소통을 강화해 정서적 건강을 촉진시킨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가 이끄는 한국임상연극심리치료협회는 전문지식과 실무능력을 겸비한 치료자를 양성하고 내담자들의 치료를 돕겠다는 취지로 지난해 설립됐다.
 
협회는 설립 첫해부터 전국 각지의 공공기관 및 산학단체들과 손잡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올해도 △발달장애인극단 ‘네모와 세모’ 창단공연 △고양시 학교 밖 청소년 연극프로그램 △연지초등학교 또래집단 연극치료 △과천시장애인복지관 연극치료 및 예술학교 교육총괄 등의 프로그램을 기획·참여했다.
 
한 발 떨어져 만나는 객관적 자아…상처를 보듬을 수 있는 ‘연극’
 
연극치료는 연극의 요소 및 기법을 이용하여 참여자의 성장과 정신건강을 돕는 예술치료다. 연극매체는 ‘연극(Theatre)’과 ‘드라마(Drama)’로 각각 구분된다. 연극이 상영의 의미를 갖는다면 드라마는 과정을 중시하는 극적활동이다. 이들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실제 공연으로까지 이어지느냐 아니면 과정에서 끝나느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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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인터뷰를 보면 극에서 맡았던 역할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힘들어 한다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거에요. 어떤 배우는 악역을 맡아 거리낌 없이 행동해 스트레스를 해소한다고 했었죠. 역할에 몰두해 자신과 동일시했기에 가능했던 거죠. 바로 이 부분이 연극치료의 핵심이라 볼 수 있어요”
 
협회는 예술학박사이자 세종대학교 교육대학원 연극영화교육 겸임교수로도 활동 중인 김영미 대표와 제자들이 주축이 돼 설립됐다. 김 대표와 협회 단원들은 연극의 힘이 생각보다 크다고 입을 모은다. 미처 발견하지 못했거나 쉽게 인정하기 어려웠던 자아에 대해서 인지하고 인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정서적 안정도 이룰 수 있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 연극치료는 자신과 비슷한 상황이나 인물을 극에 대입시킴으로써 자신도 깨닫고 있지 못했던 결핍이나 문제점 등을 알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사진은 연극치료 실기 수업모습 [사진=한국임상심리치료협회]
 
“사회적으로 문제시됐던 학교폭력에서도 연극치료는 효과적에요. 최근 학교폭력 가해자·피해자 등에게 실제로 연극치료가 병행되고 있어요. 물론 연극만으로 학교폭력을 뿌리 뽑을 순 없겠죠. 하지만 적어도 학생들에게 자아를 인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줘서 스스로가 어느 부분이 결핍됐는지를 느끼게 하고 또 자연스레 전보다 평온한 심리상태를 가질 수 있게 만들죠”
 
이지아(35·여) 국장은 지난해 아동들을 대상으로 연극 펼쳤던 일화를 소개했다. 공격적 성향을 띠는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과 함께 이 국장은 ‘안 놀아’란 제목의 연극을 만들었다.
 
“연극이 끝난 뒤 함께 극을 펼친 아이들은 자신의 문제점이 투영된 캐릭터를 마주한 아이는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고 말을 했어요. 그리고 본격적으로 상담치료가 병행됐죠. 부모의 무관심과 발달장애를 겪으면서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던 것이 원인이더군요. 지금은 그 아이 공격성이 완전히 사라졌죠”
 
석경아(31·여) 연구원은 현재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연극지도를 하고 있다. 연극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아이들의 고민을 접할 때마다 그녀는 어떻게 해야 효율적으로 이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줄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
 
“소심한 성격이 고민이었던 한 친구가 기억나요. 성격 탓에 교우관계가 원만치 않았고 이는 그 친구에게 늘 걱정거리였죠. 그 친구에게 연극을 가르쳤어요.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다보니 그 친구의 성격이 점점 담대해지더라고요. 머뭇거림도 줄어들었죠. 자연히 교우관계도 개선됐죠. 행동뿐 아니라 생각하는 것도 긍정적으로 변했어요”
 
중등교사자격증 보유자이자 연극영화교육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지은(33·여) 연구원은 내년부터 고등학교 선택과목에 연극이 신설예정임을 언급하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교육계에 따르면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학생들의 인성함양과 창의성신장을 위해 연극 단원과 선택과목이 내년부터 신설될 예정이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어렸을 때부터 연극을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거죠. 앞선 세대들보다 스스로를 돌이켜 볼 수 있는 기회도 많아 질 것이라 생각해요. 저 역시 연극을 통해 아이들과 소통하고 지도하고 싶답니다”
 
성인도 치유하는 연극치료…“훌륭한 치료사는 ‘좋은 엄마’ 되는 것”
 
▲ 한국임상연극심리치료협회 관계자들은 “연구심리치료는 아직 국내에 많이 알려지지 않아 많은 홍보와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영미대표, 이지은 연구원, 이지아 사무국장, 석경아 연구원, 이애경 치료사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김영미 대표는 학생뿐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연극치료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가족들 간 갈등으로 아픔을 겪었던 여성의 사례를 들었다. 현재는 상처가 아물고 극복단계에 이르게 됐다는 해당 여성 치료에도 연극치료가 병행됐다.
 
“가족들이 언니에게만 기대가 쏠려 애정결핍이 심각했던 여성이었어요. 그러려니 하고 성장해 왔고 스스로도 괜찮아지는구나 하며 살아왔지만 결국 곪았던 상처가 몸과 마음의 병으로 확대됐죠. 그녀에겐 관람석에서 같은 처지의 강아지를 주인공으로 한 연극을 관람하게 했어요. 강아지에 투영된 자신의 모습을 통해 마음의 상처가 치료되길 바랐던 거죠”
 
이애경(58·여) 치료사는 ‘좋은 상담사’를 ‘좋은 엄마’에 비유했다. 아이들에 최대한 귀를 기울여주고 문제를 이겨내는 자립하는 힘을 길러주는 양육법을 가진 엄마들처럼 상처받은 이들의 슬픔과 상처를 위로하고 내적성장을 이루도록 돕는다는 의미에서였다.
 
“우리나라에 연극치료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역사는 짧아요. 불과 10년 남짓하죠. 하지만 외국에서는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어요. 그 효과도 탁월하다고 알려져 있죠. 영국의 경우 연극치료에 대한 국가공인자격증이 있고, 미국은 각 주(州)별로 자격을 인정하고 있을 정도에요”
 
협회 구성원들은 우리나라의 연극치료가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았다. 국가차원의 자격검정은 전문할 뿐 아니라 관련 교육을 진행하는 대학기관도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특히 김 대표는 일부 민간자격증을 발급하는 기관에서는 단 2주 만의 교육을 거쳐 상담사를 양성하고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전문적인 치료의 분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커요. 저희도 민간자격증을 발급하곤 있지만 일부 기관들은 불과 2주의 교육만을 진행한 채 자격증을 남발하는 경우도 볼 수 있어요. 이런 식으로 양성되면 연극이 치료의 한 분야로 인정받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요”
 
“저희 기관은 1년 6개월 이상의 교육과정을 거쳐 전문 상담사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어요. 교육과정을 마친 뒤에도 수십 시간의 각종 실습을 거쳐야 자격이 부여되죠. 누군가의 마음의 병을 어루만지는 일인데 이정도 노력은 필히 수반돼야하죠. 연극이 심리치료의 한 분야로 당당히 서는 날까지 더욱 매진할 생각이에요”
 
[이지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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