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데일리 단독기사

 지하철로 보는 상권|빌딩|재건축 뉴스

뒤로 리스트 인쇄
news only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

[현장진단]-호반건설 사옥 앞 꽃길 조성

호반건설 김상열, 본사 앞 시민땅 사적유용 논란

“주민 위한 사회공헌 명목 직원복지 챙기고 대·내외 생색” 분분

배수람기자(baeba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11-13 16:19:48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중국발 미세먼지 문제가 잦아지면서 도심 속 녹지의 중요성 또한 강조되고 있다. 녹지가 조성된 공원 등은 각종 대기오염물질을 흡수하고 이산화탄소·중금속 등 유해물질을 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고층빌딩이 밀집하고 차량이 집중된 도심에서는 열섬현상을 완화시켜주기도 한다. 더욱이 녹지 공간 자체가 일종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해 공원이용이 편리한 주거단지는 타 지역에 비해 인기가 높은 편이다. 서울 서초구 우면동 주거지 인근에 사옥을 짓고 있는 호반건설은 서초구청과 함께 지난 9월부터 선암IC 양재대로변 인근에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산책로조성을 진행 중이다. 주민편의 향상을 꾀한다며 추진한 사업이지만 오히려 인근 주민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호반건설 신사옥현장 인근의 ‘숲길&꽃길 프로젝트’를 둘러싼 각종 잡음과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을 현장진단했다.

▲ 서초보금자리주택지구에 새롭게 둥지를 틀 예정인 호반건설은 본사 사옥 앞 완충녹지 부지를 서초구청과 함께 주민들을 위한 산책로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시행된 사업이지만 주민들은 산책로의 실효성을 이유로 호반건설이 공유지로 자사의 복지 등 이익을 챙기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사진은 공사 중인 호반건설 사옥 ⓒ스카이데일리
 
호반건설이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신사옥 주변에 산책로를 조성한다며 추진 중인 ‘숲길&꽃길 프로젝트’를 두고 ‘공익성을 앞세운 사익추구’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해당 프로젝트는 호반건설과 서초구청이 지난 3월 맺은 업무협약을 근거로 지난 9월부터 진행 중인 사업이다. 현재 건설 중인 호반건설 신사옥부지 바로 앞에 위치한 녹지를 산책로 등 휴식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골자다.
 
호반건설은 주민편의를 향상시키겠다는 취지를 앞세웠지만 정작 주민들은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민이 아닌 호반건설 자신들을 위한 사업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주민들은 “제 기능을 하고 있는 완충녹지를 굳이 휴게공간으로 만드는 것은 어폐가 있다”고 지적했다. 완충녹지란 공해나 재해 우려가 높은 지역으로부터 생활지역의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설정된 녹지를 의미한다.
 
호반건설은 지난 2011년 11월 LH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LH)로부터 서울 서초구 우면동 소재 서초보금자리주택지구 업무시설용지를 분양받았다. 각각 2910㎡(약 880평), 6910㎡(약 2090평) 규모 두 필지를 분양받은 호반건설은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현재 신사옥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당 부지는 과천의왕간고속화도로와 연결되며 서초구 우면동과 서초동을 잇는 우면산터널 남측 선암IC 인근에 자리했다. 양재도로와 접한 사옥부지 인근에는 LH서초3·5단지 아파트들이 위치했으며 양재천이 흐르는 주변으로 폭 좁은 인도를 따라 수풀이 우거져있다.
 
밤낮없이 차 ‘쌩쌩’…위험천만 차도 옆 산책로 조성에 주민들 ‘갸우뚱’
 
내년 5월 완료 예정인 ‘숲길&꽃길 프로젝트’는 우면동 781번지 면적 6552.8㎡(약 1982평) 규모 완충녹지가 대상지다. 기존 수목과 수풀이 우거져있던 녹지는 1만2000여주의 다양한 꽃나무와 휴게시설·경관조명 등을 설치해 주민들의 산책로로 재탄생한다. 업무협약 당시 호반건설은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산책로 조성에 필요한 사업비 전액과 향후 유지·관리까지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 산책로 조성 사업이 진행 중인 양재대로변 일대는 시간에 관계없이 차량 통행이 많아 평소 주민들이 잘 다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이 교통사고 위험 등으로 민원을 제기해 주택가 인근에 버스정류장과 육교가 설치됐을 정도다. 사진은 서초구 우면동 781번지 완충녹지에 조성될 꽃길 조감도(위)와 공사가 진행 중인 완충녹지 모습 [사진=ⓒ스카이데일리, 서초구청]
 
하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해당 사업의 취지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가 역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일대에 공원이 잘 조성돼 있는 상태에서 호반건설이 공익을 내세워 자신들의 이익을 취하고 있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사업 대상지의 위치가 주민들의 산책로로 이용되기에는 다소 부적합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인근 거주민 이영자(76·여) 씨는 “선암IC 주변은 도로도 넓고 차가 항시 많아서 다니기 위험하다”며 “주변에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굳이 그 길로 다닐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파트 안에 산책로도 잘 돼 있고 양재천 주변에 공원도 많은데 굳이 매연 뿜는 도로 옆 산책로를 이용하려는 주민들이 있을지 의문이다”며 “결국 주민들 위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자사 사옥 앞 공공용지를 자신들의 정원처럼 사용하려는 의도로 비춰진다”고 강조했다.
 
주민 장아영(36·여) 씨는 “꽃길 만든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애초에 사람들이 차로 이동할 때 지나가는 게 아니면 걸어서 왔다 갔다 할 일은 없는 곳이라 실효성이 있을지 모르겠다”며 “대로변이라 차가 많이 다니고 위험하다는 민원이 많아서 양 끝에 버스정류장이랑 육교까지 설치된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 씨는 “꽃나무를 많이 심어서 공원을 조성한다는 취지 자체에 대해서는 나무랄게 없지만 문제는 장소다”며 “사업은 호반건설 본사 앞마당 공공용지를 공짜로 내준 것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결국 호반건설이 남의 땅을 이용해 정원을 가꾸면서 생색내겠다는 것 밖에 안된다”고 덧붙였다.
 
서초구의회 안종숙 의원은 “사업비를 호반건설에서 지원하겠다고 해도 그 지원금을 통해서 구청이 자체적으로 업체를 재선정해 완충녹지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개선되는 게 맞다”며 “유동인구도 없거니와 호반건설 사옥의 가치를 높여주고 그들을 위한 앞마당 꾸미기라고 생각하는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초구청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호반건설 사옥 허가를 낼 때 구청 건축과에서 주민들이 통행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산책로를 조성하라는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고 있다”며 “녹지율이 80%가 넘지 않으면 공원을 조성할 수가 없는데 우면동 완충녹지는 법적인 요건을 충족했기 때문에 마련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지도=배현정] ⓒ스카이데일리
  
이어 이 관계자는 “인근에 아파트 단지가 넓게 형성돼 있고 눈에 잘 띄는 대로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 완공되고 나면 주민들이 충분히 이용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오히려 호반건설의 입장을 대변하는 모습을 내비쳤다.
 
호반건설 공사관리팀 관계자는 “사옥 앞에 있는 완충녹지를 산책로로 조성하는 서초구청과의 업무협약 당시 조건에 포함됐던 내용이다”며 “사업비 전액을 호반건설에서 지원해서 산책로를 조성하고 있고 준공 이후 유지·관리도 꾸준히 이뤄질 계획이다”고 전했다.
 
양재천 일대 근린공원만 4곳…“호반건설 복지 차원 사업 아니냐”
 
신축공사 중인 호반건설 본사 인근에 위치한 LH서초3·4·5단지 아파트 옆으로는 양재천이 흐른다. 양재천변을 따라 산책로 및 자전거도로가 마련됐고 아파트단지 주위로도 근린공원 3개가 설치된 상태다. 이용객 대부분은 5단지아파트 인근 모 요양병원 입원환자들과 동행한 가족·간병인이 대다수였다.
 
주민들 중 상당수는 굳이 이곳 산책로를 두고 차가 다니는 대로변 산책로를 이용할 필요가 있겠냐는 반응을 보였다.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 어머니를 만나러 자주 온다는 박찬수(38·남·가명) 씨는 “주민들 편의 보다는 대로변이라 공기질도 나쁘고 하니까 환경 개선 차원에서 조성하는 게 아니냐”며 “어떻게 완성될지 모르겠지만 접근성이 좋지 않아 굳이 찾아가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평소 공원에 설치된 운동기구를 이용한다는 이칠성(75·남) 씨는 “녹지를 조성할 공간이 아닌데 왜 잘 있는 완충녹지를 갈아엎으려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며 “호반건설 부지 중 일부를 산책로로 조성해서 쓰겠다고 하면 상관없지만 녹지는 국유지인데 결국 국민들 땅을 맘대로 쓰겠다는 것과 다름없어 보인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 서초보금자리주택지구 옆을 지나는 양재천을 따라 인근에는 근린공원 3곳이 마련돼 있다. 양재천 역시 자전거도로 및 산책로가 닦여져 있었다. 주민들은 양재대로변에 산책로를 조성하는 것보다 기존의 것들을 유지 보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사진은 양재천 산책로 입구(위)와 송동공원 가는 길 ⓒ스카이데일리
 
공원녹지법에 따르면 완충녹지는 교통시설 등에서 발생하는 매연·소음·진동 등의 공해를 차단·완화하고 사고 발생 시 피난지대로 활용할 수 있는 녹지를 말한다. 수많은 차량이 오가는 양재대로변에 마련된 완충녹지는 그런 점에서 적절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서초구의회 안종숙 의원은 “완충녹지에 조경 사업을 시행한다는 것 자체가 이치에 어긋난다”며 “건설부터 향후 관리까지 호반건설에서 모두 맡아서 하는 것은 결국 지역주민들을 위한 휴게 공간 제공과 지역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좋은 취지로 포장한 것밖에 안 된다”고 비판했다.
 
서초구청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우면동 일대 완충녹지는 수목도 빈약하고 하자도 많은 상태인데다 규모가 크기 때문에 구청 입장에서 제한된 예산과 인력을 무작정 투입하기가 부담스러웠던 곳이기도 하다”며 “호반건설이랑 협업이 이뤄져 구청에서도 기회라고 생각하고 시행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호반건설 사옥 바로 앞에 공원이 조성되기 때문에 해당 기업 직원들이 이용하기에 편한 부분은 있겠지만 구청 입장에서 그런 것까지 일일이 고려하면서 사업을 시행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며 인근 주민들의 지적을 이해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아울러 “공사는 호반에서 하더라도 소유권이 넘어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리는 구청에서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며 “기존 방치된 녹지를 새롭게 보완한다는 개념이고 향후 주민들이 이와 같은 민원을 제기하면 반영해 시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배수람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저작권자 ⓒ스카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뒤로 리스트 인쇄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독자의견 총 0건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