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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당구장·스크린골프장 금연구역 지정

늘어나는 금연구역…흡연자 뿔나고 자영업자 운다

“안 그래도 손님 없는데”…흡연부스 설치 및 위반 시 과태료 부담까지

배수람기자(baeba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11-24 16:3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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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장소 금연구역 지정 움직임이 지난 2012년부터 본격화됐다. 그 결과 음식점·PC방이 현재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상태다. 내달 3일부터는 당구장·스크린골프장 등 실내체육시설에까지 확대된다. 흡연자들의 불만은 날로 더해지고 있다. 여가와 흡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시설물까지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데 따른 결과다. 업주들도 한 목소리를 내는 분위기다. 매출감소가 불가피한 만큼 점진적인 제도이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스카이데일리가 금연구역으로 추가 지정된 실내체육시설을 찾아 상인들과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현장진단했다.

▲ 열흘 뒤부터 당구장, 스크린골프장 등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업주들은 주 고객이 흡연자라는 점을 들어 당분간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당구장 내부 전경 ⓒ스카이데일리
 
정부의 국민건강증진정책에 따라 금연구역 지정이 점차 확대되는 가운데 당구장·스크린골프장 등 실내체육시설도 전면 금연구역에 포함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발 움직임이 만만치 않아 주목된다. 흡연자들이 “담배 필 곳이 없다”며 볼멘소리를 내는 가운데 업주들 역시 “매출감소가 우려된다”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24만8432개소다. 이중 실내 금연구역은 23만917개소다. 서울시가 지난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시내에 있는 실내골프장은 2028곳, 당구장은 4515곳 등이다. 내달 3일부터 금연구역이 확대되면 서울시내 금연구역은 총 6543곳 늘어나게 된다.
 
현행 국민건강증진법 9조4항에 따르면 1000명 이상 수용 가능한 체육시설을 금연구역으로 정하고 있다. 당구장·스크린골프장 등 관련시설에서 흡연할 경우 흡연자에게는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시설관리자(업주)에게는 시정명령을 거쳐 △1차위반 170만원 △2차위반 330만원 △3차위반 최대 500만원 등 단계적으로 과태료가 부과된다. 업주들은 자율적으로 별도의 흡연실을 마련해 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업주들은 영세자영업자들의 생계를 배려치 않은 처사라며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너무하다” 뿔난 흡연인들…일방적 금연구역지정에 허탈감 증폭
 
이번 금연구역 신규지정을 두고 흡연을 하는 당구·골프 동호인들은 강한 볼멘소리를 냈다. 당구의 경우 경기에 집중하는 탓에 자리를 비우기 어려운 종목임을 강조했다. 스크린골프장 이용객들은 칸막이로 분리된 내부에서 선택적으로 흡연하는 것이 왜 금지돼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 자료: 질병관리본부 [도표=배현정] ⓒ스카이데일리
 
이우진(37·남) 씨는 “전 시설을 모두 금연 장소로 묶어버릴 것이 아니라 금연 당구장·흡연 당구장 등 자율적으로 선택해서 운영하도록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며 “가게 위치나 주 고객층에 맞게 알아서 하도록 했더라면 흡연자들도 눈치 보지 않고 비흡연자들도 불편하지 않고 둘 다 얼굴 붉히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오현수(30·남) 씨는 “게임에서 지든 이기든 담배를 필 수 있으니까 스트레스 해소도 같이 됐는데 이제 법적으로 막아버리니까 흡연부스라도 쾌적하게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며 “비흡연자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모든 곳이 금연구역이 돼 버리면 흡연자들은 자꾸 구석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그는 “흡연을 한다고 하면 일단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보니 보통 차 안에서 혼자 피거나 사무실 앞 구석에서 빨리 피고 들어간다”며 “담배 피는 게 죄가 아닌데 자꾸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은 부당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성찬(38·남) 씨는 “스크린골프장은 노래방처럼 골프를 칠 수 있는 방을 값을 치르고 일정시간 빌리는 것 아니겠느냐”며 “환풍 시설만 제대로 갖춰져 있다면 내부에서 담배를 피더라도 방 밖의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일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금연구역을 확대 적용하는 의도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금연구역 정한 PC방 대부분 매출하락 토로…당구장·스크린골프장도 그렇게 될 것”
 
업주들 역시 울상이다. 매출감소 때문이었다. 업주들 중 상당수는 앞서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PC방 사례를 들며 금연구역 확대가 결과적으로 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 한 목소리를 냈다.
 
PC방은 지난 2012년부터 금연구역으로 지정됐다. 이후 5년이 지났지만 이전 수준의 매출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대다수 PC방 업주의 반응이다. 매장 일부 공간을 할애해 흡연부스를 만들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시원찮다는 입장이다.  
 
▲ 실내체육시설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되면 각 지자체에서는 수시로 단속 및 계도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당구장, 스크린골프장 등 새롭게 추가되는 금연구역에 한해서는 일정 기간 제도가 정착할 때까지 위반해도 벌금을 부과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사진은 당구장 곳곳에 배치된 재떨이 ⓒ스카이데일리
 
PC방 점주 박상철(37·남) 씨는 “금연구역 지정 이후 매출이 절반 이상 줄었다고 보면 된다”며 “초반에는 그걸로 인한 여파가 굉장히 심했는데 이제 몇 년 지나니까 타격에 무뎌져서 그런지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장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PC방 매니저 김진수(가명·남) 씨는 “흡연부스 유무와 관계없이 게임하는 도중에 자리에서 일어나야 한다는 것에 대한 흡연자들의 불편이 크다”며 “번거롭고 귀찮으니까 PC방을 찾지 않는 사람이 예전에 비해서는 확실히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20년째 당구장을 운영하고 있는 박한영(78·남) 씨는 “거리에서도 눈치를 보며 담배를 펴야 하는 세상이라 일부러 맘 편하게 담배피면서 시간을 즐기러 오는 단골들이 많다”며 “건강 측면에서 보면 금연구역이 확대되는 게 좋지만 생계가 달려있다 보니 마냥 두 손 들고 환영할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씨는 “매출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다들 시대에 순응하자는 입장이니 어쩌겠냐”며 “피해가 와도 나라에서 금지하는 일을 일개 영세민들이 어떻게 할 도리가 있겠냐”고 토로했다.
 
금연구역이 확대된다는 소식에 선제적으로 흡연부스를 설치한 곳도 있었다. 4년째 당구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신희(가명·여) 씨는 “워낙 정부가 금연을 강조해 금연구역이 확대 된다는 말이 있어 최근 200만원 가까이 들여서 흡연실을 미리 만들었다”며 “아직까지는 흡연이 가능하니까 몇몇은 흡연실을 이용해도 일부는 여전히 그냥 핀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몇 년 사이 금연구역이 확 늘면서 흡연자들이 갈 곳 없다고 하는데 우리 같은 자영업자도 피해보고 있다는 걸 나라에서 알아줬으면 좋겠다”며 “금연부스 설치도 직접 해야 하고 나중에 걸리면 과태료도 물어야 한다던데 정착되기 전까지 그 피해를 누가 보상해 주냐”고 토로했다.
 
스크린골프장 운영업주 박상훈(가명·남) 씨는 “장사하는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금연구역이 돼 버리면 매출로 다 직결돼 버리니까 답답한 부분이 있다”며 “무분별하게 모든 시설에 금연딱지를 붙이는 것처럼 되다 보니까 실효성은 없고 오히려 애꿎은 자영업자들만 피해보는 상황이 발생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 주 타겟이 된 당구장과 스크린골프장을 운영하는 업주들은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확대되는 금연구역 지정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 달 전체 수입에 버금가는 흡연부스 설치비용과 시설 내 흡연 적발 시 최대 500만원 까지 과태료 부담을 떠안기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스크린골프장에서 골프를 연습하는 사람 ⓒ스카이데일리
 
이어 “금연 건물로 지정된 곳에서 장사를 시작한 사람들은 애초에 매장을 금연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흡연 자체를 부정하는 식으로 금연구역을 확대하면 나중에 또 다른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운영하던 문구점 규모를 줄이고 인테리어 등 공사를 거쳐 수년 전부터 당구장 운영에 나선 구본용(44·남) 씨는 생계를 위해 투자한 당구장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고심에 빠진 상태였다. 구 씨는 “당구장에 오는 손님이 100명 있으면 그중에 70~80명이 흡연자다”며 “사회적으로 이미 공감을 얻은 상태에서 반기를 들 수도 없는 노릇이라 장점만 생각하려고 하지만 그래도 불안한 건 여전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흡연부스를 설치하는 게 없는 것 보다 낫다고 생각하니까 개인 부담으로 설치는 할 예정이다”며 “정부가 소상공인들이 운영하는 당구장·스크린골프장을 갑작스레 금연구역으로 지정해놓고 정작 흡연부스 지원에는 인색한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서울시 건강증진과 관계자는 “실내체육시설에 당구장·스크린골프장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수영장 등의 경우 애초부터 금연이 잘 지켜져 온 곳이다 보니 마치 이들 두 곳이 주 타깃처럼 보이게 된 것이다”면서 “법적으로 이미 정해진 사안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영업을 하려면 업주들이 흡연부스를 설치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 역시 “국민건강증진법 상에는 금연구역을 지정한다는 내용은 있지만 흡연자들을 위해 흡연구역을 만들어야 한다는 건 없다”며 “사람들이 밀집한 곳이나 유동인구가 많은 곳은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지자체에서 조례를 정해놓고 흡연부스를 설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수람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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