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동물의 수가 늘면서 이들을 구조·보호하는 단체들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일부 동물보호단체의 유기동물 구조 활동이 당초 목적을 벗어나 ‘이익 챙기기’에 가깝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제보를 바탕으로 취재한 결과, 한 동물보호단체의 경우 단체 대표와 봉사자들 사이에 동물구조·보호과정·단체후원금 공개여부 등을 놓고 상대방을 고소하는 등 극심한 내부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인 동물보호시설 내 어린 강아지 사체 여럿 발견…치우지 않은 배변 천지
지난 5월 SNS를 통해 한 동물보호단체를 알게 된 김인혜(여·가명) 씨는 이곳 단체에 가입해 봉사와 후원을 하게 됐다. 구조된 개들을 보호하는 시설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는 한편, 아픈 동물들의 치료를 위해 선뜻 금전적 지원까지 했다.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이곳 단체는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보호소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동물들의 상태를 살피면서 시간 날 때마다 운영진을 비롯한 봉사자들이 직접 찾아가 동물들을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이달 초 동물보호소를 찾은 김 씨는 배변들로 가득한 시설 내부와 덩치가 큰 다른 개에 물려 죽은 듯한 어린 강아지들을 여럿 발견하고는 큰 충격을 받았다.
김 씨는 “강아지의 배변활동이 활발한 것은 맞지만 당시 상황은 하루 이틀 방치된 게 아니었다”며 “오랜 기간 방치된 배변은 바닥에 딱딱하게 굳어 성인이 힘을 줘도 쉽게 떨어지지 않을 정도였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죽은 어린 강아지들도 몇 마리 있었는데 상자 안에 넣어 그대로 냉동된 상태로 방치돼 있었다”며 “이는 동물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시 유기하고 학대하는 행위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이곳 동물보호단체 대표는 열악한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발생한 일이라는 입장이다. 이곳 대표는 “봉사자 인원과 후원금이 항상 부족하기 때문에 열악한 환경 속에서 단체를 혼자 이끌고 있는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다”며 “당시 하루 이틀 정도 보호소를 비웠는데 유기견의 배변활동이 활발해 그런 사태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어린 강아지 사체 문제에 대해서는 “전염병이 퍼질 우려가 있어 급한 대로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이곳 단체의 또 다른 관계자는 “사람 시체도 장례를 치르기 전에 급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강아지 사체의 냉동 보관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또 다른 봉사자인 최수인(여·가명) 씨는 개가 출산이 임박했는데도 그대로 방치하는 등 단체의 동물유기 문제가 심각하다고 폭로했다. 최 씨에 따르면 얼마 전 폐쇄회로화면(CCTV)에 개의 출산 장면이 포착됐다. 위급상황이 발생할지 알 수 없는 출산 현장에서 단체 대표는 패드 한 장만 깔아두고 자리를 떴다.
최 씨는 “개가 출산을 할 때는 특히 민감해 철저히 혼자 둬야 하는데도, 다른 개들이 함께 있는 공간에 달랑 패드 한 장만 뒀다”며 “이는 명백한 방치와 학대행위이다”고 분노했다.
이에 대해 단체 대표는 “출산 시 수의사를 대동하는 것이 좋으나 이는 원칙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개들이 출산 때 누군가 지켜보는 느낌이 들면 스트레스를 받아 악영향을 끼친다고 들었다”며 “이런 이유들 때문에 출산 과정에서 사람이 곁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는 없다”고 일축했다.
러브펫동물병원 최인영 수의사는 “출산 예정일 최소 1주일 전에 동물병원에서 엑스레이와 초음파검사를 통해 모견이 뱃속에 몇 마리를 임신 했는지와 함께 모견의 골반크기, 태견의 머리 크기 등을 비교해 태견의 건강상태와 심장 박동수 등을 미리 확인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최 수의사는 “개가 홀로 출산하다가 위급사항이 발생하면 애견이 나오지 않고 통증이 2∼3시간 이상 지속돼 빙빙 돌거나 힘을 주는 형태를 보인다”며 “이럴 때는 바로 병원으로 와야 하고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따뜻한 곳에서 마사지를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기 때문에 사람이 옆에서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후원금 지출내역 미공개에 커지는 의혹…단체 대표 “곧 공개할 것”
단체 소속 봉사자들은 후원금과 관련해서도 부정사용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올해 사용한 구조 활동과 관련한 지출비를 정확히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회원은 “대표가 생업을 포기한 채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월급을 가져가고 있다”면서도 “약품 구입비, 치료비, 활동비 등의 항목에 대해 지출 내역 공개를 요구했지만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금액 이상의 영수증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단체 대표는 후원금 부정사용 의혹에 대해 “사용처를 카카오스토리,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 매달 공개 했다”며 “총회를 통해 자동차 할부금, 식비, 월세금 등으로 쓰이는 기초 경비계획으로 300만원을 편성 받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기초경비계획금액을 제외한 단체 활동비 등에 대해서는 모두 정리해 이달 말에 공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현재 단체 운영과 관련한 정보를 교류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는 내부 갈등으로 폐쇄된 상황이다. 단체 대표는 회원들이 근거 없는 비방해 자신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일부 회원들을 고소한 상태다.
[이지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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