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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광진구 폐기물 적환장 설치 논란
지역이기주의 결정판…“쓰레기 옆 동네 버릴게요”
서울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없어도 반대…“지하화로 악취, 소음 없다”
김민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2-19 18:13:14
지역이기주의를 뜻하는 ‘님비(NIMBY)’는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 하수종말처리장, 쓰레기매립장, 화장장 등 혐오시설이 유치되는 것을 반대하는 현상이다.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이 아닌 곳에 설치되길 바라는 심리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현상은 꼭 필요하지만 모두가 기피하는 시설을 지을 때 항상 나타나 해당 시설 설립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평가되기도 한다. 최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일대에 폐기물 적환장 설치 문제를 두고도 님비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광진구는 서울 자치구 중 유일하게 쓰레기 처리시설이 없지만 지역 주민들은 설치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는 광진구 폐기물 적환장 설치 문제를 둘러싼 논란과 이미 비슷한 시설이 설치된 타 지역 주민들의 반응을 취재했다.

▲ 서울 광진구에 설치 예정인 폐기물 적환장 설치 문제를 두고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님비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광진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관련 시설이 없지만 주민들은 설치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은 광진구 폐기물 적환장 건립 예정지 ⓒ스카이데일리
 
최근 서울시 광진구 ‘폐기물 적환장’ 설치 문제를 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광진구만 폐기물 적환장이 없어 설치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인근 주민들의 강한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대로 이미 폐기물 적환장이 설치된 타 지자체 주민들은 ‘지역 이기주의’라는 반응이다.
 
자치구 중 유일하게 폐기물 처리시설 없는 광진구 주민들 “우리 동네엔 안 돼”
 
서울시는 지난 6일 제22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광진구 광장동 318-6번지 일대 체육시설부지 지하에 폐기물 처리시설 중복 수정안을 가결했다. 도시계획시설사업 실시계획승인 등을 거쳐 내년 초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19년 말 완공할 예정이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광진구만 유일하게 폐기물 적환장이 없었던 만큼 관내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선 적환장 설치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그간 광진구는 성동구에 위치한 송정동 적환장을 사용해왔지만 이마저도 성동구가 지속적으로 적환장 사용을 중지해달라고 요청해온 상태였다.
 
광진구에 설치되는 적환장에는 대형 가구파쇄시설 및 생활쓰레기 압축시설이 들어선다. 지하 1~2층, 총 면적 8937㎡ 규모다. 현재 해당 부지에는 구민체육센터와 청소년시설, 콘서트홀 등이 설치돼 있는데, 이를 감안해 적환장 시설은 지하에 설치된다. 지상은 공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 광진구는 서울 자치구 중 유일하게 폐기물 처리시설이 없어 설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집회, 서명운동 등을 전개하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사진은 광장동 적환장 주변 아파트에 걸린 반대현수막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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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폐기물 적환장을 설치한다는 계획이 알려지자 광진구 광장동 일대 주민들은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해당 부지 주변에 주거지역이 몰려있어 악취 및 소음을 유발하는 폐기물 적환장이 들어서기엔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11월부터 광장동폐기물처리장건립반대추진위원회는 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폐기물 적환장 건립 백지화를 주장했다. 광장동 일대 아파트 단지 곳곳에 ‘주민 생명을 위협하는 폐기물 적환장 설립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광장동 지키미’라는 이름의 온라인 상에서도 커뮤니티를 개설해 반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적환장 설치 반대 서명운동과 구청·시청 민원 제기, 집회 등을 통해 설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광장동 부지 앞에서 적환장 설치 반대 집회를 갖기도 했다.
 
서울시 민원실에 민원을 제기한 한 주민은 “폐기물 처리장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극동아파트와 마주보고 있고 거리는 50m 이내다”며 “100m 이내에도 신동아파밀리에아파트, 광나루현대아파트 등 주거 단지가 몰려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을 위한 청소년수련관과는 거의 붙어 있다시피하고 광나루 한강변과도 접해 있어 폐기물처리장시설 건립시 악취·분진·침하수 문제로 한강이 오염될 수 있는 여지도 있다”며 설치 철회를 주장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배현정] ⓒ스카이데일리
 
지자체인 광진구는 주민들의 반대에 주민들이 걱정하는 악취 등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최미화 광진구청 청소과 주무관은 “지상에 있던 가구파쇄기가 그대로 내려가고 지하로 옮겨지고 생활쓰레기도 소각 대신 압축 형태로 처리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음식물쓰레기 처리 시설이나 재활용 시설도 아니기 때문에 주민들이 걱정하는 문제들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며 “모든 시설이 지하로 들어가고 정화시설을 마련해 주민 피해 방지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파트 한 가운데에 들어가는 만큼 그런 대비는 충분히 검토한 뒤 추진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지하화로 악취 및 소음피해 ‘사실상 미미’…폐기물 적환장 설치 불가피
 
광진구 폐기물 적환장 설치를 둘러싸고 인근 주민들의 반대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다른 자치구에 설치된 지화화된 폐기물 직환장의 경우 인근 주민들의 피해 사례는 극히 드문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설치된 폐기물 직환장 인근 주민들은 광진구 주민들의 ‘지역 이기주의’라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 위치한 쓰레기 적환장은 총 40개소다. 이 가운데 광진구에 들어설 예정인 지화화된 직환장은 중구 자원재활용처리장, 동대문구 환경자원센터, 중랑구 자원재활용선별센터, 강남구 환경자원센터 등 4곳이다.
 
지난 1999년 전국 최초로 도심공원인 서소문공원 지하에 설치된 중구 자원재활용처리장은 오히려 학생들이 체험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환경 학습장’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하에 쓰레기 압축시설과 재활용 처리시설이 있지만, 분진이나 악취 제거 설비 등을 갖춰 악취 관련 민원은 전무한 상황이다.
 
15년째 서소문공원 주변 학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병준(64·남) 씨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시설이 있다는 사실은 알고는 있지만 공원 지하에 쓰레기장이 있다는 인식은 안든다”며 “일반적으로 쓰레기장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안 좋은 이미지인 악취, 소음 등을 느낀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 중구 자원재활용처리장은 도심 한 가운데 위치한 공원 지하에 마련돼 있다. 주변에 주거시설과 상업시설이 둘러싸고 있어도 악취 등 민원은 거의 없다. 사진은 중구 자원재활용처리장 입구 ⓒ스카이데일리
 
이와 관련, 이상준 중구청 공보팀장은 “전국 최초로 도심공원 지하에 설치됐는데 오래전에 지어 시설 노후화로 인한 수리 문제를 제외하면 소음이나 악취 관련 민원은 전혀 없다”며 “현재 서소문역사공원 건립 때문에 공사하고 있는데 공사가 완료되면 처리장이 있는 지하에 역사 전시관도 만들 계획이다”고 말했다.
 
서울연구원이 지난 5월 발표한 ‘서울시 공공환경시설의 악취관리 강화 방안’에 따르면 서울시 소재 공공환경시설에서 발생한 악취를 2010년부터 5년간 측정한 결과, 복합악취는 배출허용기준(15배) 이내인 7.75배로 조사됐다. 공공환경시설은 적환장을 포함해 물재생센터, 음식물자원화 등을 일컫는다.
 
총 215회 시행한 측정에서 단 6.5%만이 기준치를 초과해 악취 관리는 양호한 결과를 보였다. 게다가 쓰레기 적환시설은 개방된 시설이 많아도 악취 기준치(15배)의 72%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광진구민들 사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꼭 필요한 시설임에도 혐오시설 이미지 탓에 무작정 반대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광진구 적환장 부지에서 만난 이혁준(남·가명) 씨는 “나도 광진구에 사는 사람인데 주민들의 반대가 이해되지 않는다”며 “모든 서울 자치구에 한 개씩 있는데 광진구만 없으면 당연히 지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광진구 내 적합한 부지도 광장동 일대인 것으로 나와 구청이 이곳에 적환장 설립을 추진하는 건데 주민들이 적환장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고 무작정 반대만 하고 있다”며 “꼭 필요한 시설을 못 짓게 막는 것은 지역 이기주의로밖에 비춰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민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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