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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746>]-중소기업은행

국책은행 황제권력 김도진, 국민·대통령 기만 논란

정규직 감소, 파견·용역 꾸준히 증가…기존 직원 무시한 처우결정 비판

이기욱기자(gwle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01-12 00: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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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은 사용자와 근로자가 한시적으로 근로관계를 맺는 비조직화 된 고용형태를 뜻한다. 기간제근로, 단시간근로(파트타임), 파견근로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정규직 고용형태에 비해 노동유연성이 높아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으며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력을 배치하고 전문성을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단점도 만만치 않다. 극심한 임금격차와 고용불안정 등을 야기한다. 이에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이른바 ‘취약계층’으로 분류돼 왔다. 자연스럽게 비정규직 문제는 총선·대선 등에서 주요 이슈로 부각돼왔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지난 대선 당시부터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주요 과제로 꼽은 바 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각 기업들은 정부 정책 기조에 발맞춰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보인 일련의 행태가 물의를 빚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해결의 첨병이 돼야할 기업은행이 오히려 정부 정책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기업은행의 비정규직 정책을 둘러싼 각종 논란과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 중소기업은행 직원 처우 방식을 두고 이런저런 잡음이 일고 있다. 무기계약직의 정규직화 과정에서 각종 부작용이 불거져 나와 친노동을 표방하는 문재인정부의 정책 기조와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에 위치한 기업은행 ⓒ스카이데일리
 
중소기업은행(이하·기업은행)의 수장 김도진 은행장의 경영 행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문재인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화 추진을 두고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파견·용역 등 소속 외 인력을 꾸준히 늘리는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노동시장의 최약자로 평가되는 소속 외 인력은 회사 내 비정규직 인원으로 산정되지 않는다. 즉 아무리 많이 고용해도 기업은행 비정규직 비율은 오르지 않는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정규직화 협상과정에서 기존 정규직 직원들의 의견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돼 논란은 더해지고 있다. 이에 기업은행 안팎에서는 박근혜정부 시절 은행장 자리에 오른 김 행장이 정반대의 성격을 띠는 문재인정부의 정책 기조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견해가 적지 않아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앞과 뒤가 다른 행보로 국민·대통령을 기만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文코드 선봉 국책은행…앞에선 정규직 전환, 뒤로는 파견·용역 확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이달부터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할 방침이다. 지난 2일 시무식을 통해 기업은행 노사는 ‘준정규직의 처우개선을 위한 노사공동 선언문’을 공동 발표했다.
 
전환대상은 창구텔러, 사무지원, 전화상담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약 3300명의 무기계약직 직원들이다. 무기계약직은 정규직과 계약직의 중간형태로 근로기간은 정규직과 동일하나 업무 분야, 연봉 및 승진체계 등은 계약직에 가까운 직군이다. 이른바 ‘중규직’으로 불리기도 한다.
 
기업은행 측은 “이번 기업은행의 정규직 전환은 새로운 직급 신설이 아닌 기존 인사체계의 정규직으로 신분이 전환되는 개념이다”며 “근속연수 인정으로 준정규직(무기계약직) 직원들의 경력을 존중하고 직원들이 함께하는 ‘순환업무’ 체계를 만들어 차별 없는 일터를 만들기 위한 조치다”고 말했다.
 
▲ 자료: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기업은행의 이 같은 결정은 문재인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비정규직 제로’, ‘일자리 체질 개선’ 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다.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공약 이행에 만전을 기했다. 그 결과 각 공공기관, 민간 기관들은 비정규직 축소를 위한 움직임에 하나 둘 동참했다. 박근혜정부 시절 기업은행 수장에 오른 김도진 행장 역시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에는 정책 코드 이행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최근 금융권 안팎에서는 기업은행의 적극적인 정규직 전환 움직임을 두고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파견·용역 근로자를 꾸준히 늘려온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이들 근로형태는 각 금융사들이 비정규직 비율을 낮추기 위한 일종의 꼼수로 지적돼 왔다. 그동안 노동계를 중심으로 파견·용역 근로자 고용의 부작용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최근 수년 동안 소속 외 인력(파견, 용역, 사내하도급)을 꾸준히 늘려왔다. 지난 2012년 1375명이었던 소속 외 인력은 이듬해 1431명으로 늘어났다. 그 이후에도 2014년 1496명, 2015년 1559명, 2016년 1660명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김 행장이 부임 이후에도 증가세가 지속돼 지난해 1분기에는 1713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김 행장은 친노동을 표방하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에도 소속 외 인력을 꾸준히 늘렸다. 그 결과 지난해 3분기에는 1807명까지 늘어났다.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여 동안 총 90명이 증가한 셈이다. 같은 기간 정규직 인원이 8052명에서 8046명으로 줄어든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무기계약직(전일제) 역시 2929명에서 2918명으로 감소했다.
 
정규직 전환 논의에서 기존 직원 의견 배제…김도진 중심 제왕적 조직체제 도마 위
 
무기계약직의 정규직전환 논의 과정에서 기존 정규직 직원들의 의견이 무시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향후 무기계약직의 계약 조건은 기존 정규직 직원들과도 관련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김도진 행장의 일자리 체질 개선 행보의 진정성에 의구심이 든다는 비판의 나오는 배경이다.
     
▲ 업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무기계약직 직원들만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앞서 상대적으로 어려운 조건 속에 기업은행에 입사했던 정규직 직원들 사이에서는 김도진 기업은행장(사진)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또한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내부 분열의 움직임까지 포착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업은행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비정규직 전환관련 노사 협의 과정에서 진행된 설문조사, 면담 등은 무기계약직 직원들만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설문조사 이후에도 노사 양측은 협의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일괄 전환’ 결정을 통보하다시피 했고 이에 정규직 직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비록 해당 설문조사의 주된 내용은 정규직 전환대상자의 근로조건, 처우 등에 대한 것이었지만 향후 같은 위치에서 근무를 하게 될 기존 정규직 직원들에게는 중요한 내용이라는 지적이다.
 
주목되는 사실은 무엇보다 사측의 일방통행식 일처리로 인해 직원들 간에 분열 조짐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찌감치 기업은행 내에서는 무기계약직의 정규직화를 반대하는 여론이 일부 존재했었지만 이번 일을 통해 보다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어렵게 입행을 한 정규직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 아닌 불만이 있어왔던 게 사실이다”며 “이런 상황에서 전환 조건에 대해 의견을 내지 못하자 ‘역차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정규직 전환에 찬성하던 이들도 다수 반대의견을 내고 있다”며 “‘기간제 직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수준에서 그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기욱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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