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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692>]-IBK기업은행

전관예우 단골 국책은행 ‘반(反)문재인 행보’ 논란

일감몰아주기 논란 중심 행우회 기업…사명 변경 후 수의계약 9배 ‘폭증’

이기욱기자(gwle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6-14 00: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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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했다. 정계 안팎에서는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김상조 한성대학교 교수를 임명한 것은 대선후보시절부터 약속해온 ‘재벌개혁’ ‘비리척결’에 대한 의지 표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상조 위원장은 세간에서 ‘재벌저격수’로 불릴 정도로 개혁적 성향이 짙은 인물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재벌개혁 정책을 추진하기에 적임자라는 평가를 내린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에 부응하듯 김상조 위원장은 후보자 임명 후 기자회견에서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골목상권 침해’ 등을 철저히 단속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런데 최근 대기업이 아닌 금융공공기관 중 한 곳인 중소기업은행이 행우회 출자 기업에 거액의 일감을 꾸준히 몰아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1961년 제정된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설립된 기업은행은 기획재정부가 51.8%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정부의 정책에 맞춰 중소기업들의 금융활동을 지원해야할 기업은행이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행태를 보였다는 점에서 안팎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기업은행의 행우회 일감몰아주기에 대해 취재했다.

 ▲ 최근 중소기업은행의 도 넘은 ‘제 식구챙기기’ 행태가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기업은행은 현재 전현직 임원들의 모임인 행우회가 설립한 기업에 경비, 운전 및 시설관리 용역 등의 업무를 수의계약 형태로 맡기고 있다. 그 규모만 무려 수백억원에 달한다. 사진은 중소기업은행 본점  ⓒ스카이데일리

IBK기업은행(이하·기업은행)의 도 넘은 전관예우 행태가 논란이 되고 있다. 과거 국정감사 등에서 전직 임직원 단체인 ‘행우회’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행태가 수차례 지적됐음에도 불구하고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불과 얼마 전에도 수십억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지난해 법인명과 대표가 교체된 이후 수의계약 규모가 약 9배 이상 증가해 일각에서는 “여론의 관심에서 벗어나기 위해 의도적으로 법인명을 바꾼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부정적 여론을 희석시키기 위한 행위, 소위 말하는 ‘물타기’에 여념이 없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새롭게 출범한 문재인정부의 공정거래 가치를 중시하는 상황에서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이 같은 행보는 사실상 반(反)정부 행위나 다름없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기업은행의 행우회 지원은 크게 보면 김도진 은행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대치되는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또한 기업은행 한 고위 임원은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에 대한 원활한 지원이 설립 취지인 공공금융기관이다”며 “이런 기업은행의 수장을 맡고 있는 김 행장이 중소기업 육성을 정책기조로 삼은 문 대통령의 정책기조를 성실히 이행할 수 있을지 의문시 된다”고 강조했다.
 
행우회 100% 출자회사 IBK서비스…5년 간 1000억원 규모 계약 체결 ‘국정감사 단골손님’
 
금융권 및 국회 등에 따르면 지난 2015년 9월 국정감사 당시 기업은행은 국회의원들의 맹폭을 받았다.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자료 분석 결과, 전체 은행 중 기업은행이 자사 행우회가 설립한 회사에 가장 많은 일감을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민병두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은행의 행우회 운영 실태자료’에 따르면 총 11개의 은행이 5년(2010년부터 2015년 6월)동안 행우회가 설립한 기업과 맺은 계약 규모는 총 6049억원에 달했다.
 
가장 많은 금액의 거래를 한 은행은 기업은행으로 자사 행우회가 출자한 ‘IBK서비스’와 해당 기간 동안 1124억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뿐만 아니라 계약 방식도 수의계약 109건, 경쟁입찰 16건 등 대부분이 수의계약으로 이뤄져 사실상 특혜나 다름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IBK서비스는 지난 1986년말 설립된 기업으로 부동산 관리업, 인쇄업, 인력파견업, 광고대행업, 상조서비스 중개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한국기업서비스(주)’로 시작한 이 기업은 1996년 기은서비스 주식회사로 법인명을 변경했으며 2010년에 IBK서비스가 됐다.
 
 ▲ 자료: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IBK서비스는 기업은행 행우회가 지분 100%를 소유한 회사다. 지난해 10월부터 대표직을 맡고 있는 장영환 대표 역시 기업은행 출신 인사다. 장 대표는 1961년 출생으로 기업은행 BPR추진기획팀장, 투자금융부장, 선릉역 지점장, IBK경제연구소장 등을 지냈다.
 
장 대표 이전에 IBK서비스를 이끌던 배영훈 전 대표 역시 기업은행 출신이다. 1957년 출생인 그는 기업은행 IBK고객센터장, 인력개발부장, 강동지역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일감몰아주기 논란의 중심 행우회 기업…사명 변경 후 수의계약 9배 이상 ‘폭증’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IBK서비스는 현재 KDR한국기업서비스(이하·KDR서비스)라는 법인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법인명을 변경한 시기는 지난 2015년 국정감사에서 일감몰아주기 관련 지적을 받은 지 약 9개월 만인 지난해 6월 31일이다.
 
주목되는 점은 IBK서비스가 KDR서비스로 법인명을 변경한 후 기업은행과의 수의계약이 급증했다는 사실이다.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분기까지 KDR서비스와 기업은행과의 수의계약 규모는 지난 2015년 1년 동안의 수의계약보다 약 9배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은행의 수의계약 공시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IBK서비스와 지난 2015년 1년 동안 총 56억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주요계약으로는 16억원 규모의 ‘지점 시설관리 용역’, 24억원 규모의 ‘충주연수원 건물종합관리용역’ 등이었다. IBK서비스의 법인명 변경 전인 지난해 상반기 동안 체결된 수의계약 규모는 총 20억원이었다.
 
IBK서비스는 KDR서비스로 사명을 변경한 후 기업은행과의 수의계약 규모가 몰라보게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 동안 기업은행과 KDR서비스가 맺은 계약금 총액은 371억원에 달했다. 이는 상반기 20억원보다 18배 이상 높은 수치며 전년 동기(25억원)보다도 약 15배 높다. 계약금 규모가 특히 컸던 336억원 규모의 계약을 제외하더라고 지난해 하반기 계약금은 34억원에 달했다. 상반기 대비 70% 가량 증가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36% 늘었다.
 
세부적으로는 우선 기업은행은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5건에 걸쳐 총 9억6000만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KDR서비스와 맺었다. 7월에는 한남동고객센터 시스템 냉·난방기 유지보수 용역 계약을 맺었으며 8월에는 명동본점 건물관리(시설·청소)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10월에도 영업점 냉난방기 유지보수, 홈 경기장(배구) 청소용역 등의 업무를 맡겼다.
 
같은 해 12월에는 336억원 규모의 대규모 경비업무용역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일은 12월 23일이고 계약기간은 올해 1월부터 오는 2019년 말까지다. 또한 같은 날 충주연수원 건물종합관리용역계약도 체결했다. 총 계약금은 25억원이며 계약기간은 올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다.
  
 ▲ 중소기업은행 행우회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IBK서비스는 지난해 6월 KDR한국기업서비스로 법인명을 변경했다. 그런데 법인명을 바꾼 이후부터 올해 1분기까지 KDR한국기업서비스는 이전보다 9배 이상 많은 금액의 수의계약을 중소기업은행과 체결했다. 사진은 KDR한국기업서비스가 위치한 기업은행 성동지점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행우회 소유 기업인 KDR서비스에 대한 기업은행의 일감몰아주기 행위는 올해 상반기에도 계속됐다. 지난 1월 기업은행은 운전기사 파견 계약을 KDR서비스와 24억원 규모로 체결했다. KDR서비스가 법인명을 변경한 후부터 올해 1분기(총 9개월)까지 기업은행과 체결한 수의계약의 금액은 총 41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법인명을 변경하기 전 9개월(45억원)보다 9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기업은행과 행우회 소유 기업 간의 수의계약 규모가 법인명 변경을 기점으로 급증세를 보이자 일각에서는 법인명 변경 이유가 여론의 감시에서 벗어나기 위한 눈속임 목적 아니냐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문재인정부가 추구하는 ‘공정거래’의 가치를 공공금융기관이 앞장서서 반기를 드는 형국이라는 강도 높은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13일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임명된 김상조 한성대학교 교수는 청문회 당시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 불공정거래 행위를 감시할 기업집단국을 신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예전부터 은행들과 행우회 사이의 일감 몰아주기는 공정거래에 위배되는 행위로 꾸준히 지적돼 왔다”며 “기업은행은 그 중에서도 가장 과도한 수준을 기록해 강도 높은 비판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기업은행과 행우회 소유 기업은 국정감사 지적 이후에도 법인명만 변화했을 뿐 그 정도는 오히려 더 심해졌다”며 “이는 정부가 최근 중점을 두고 있는 ‘공정거래’ 가치에 명백히 위배되는 행동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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