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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재개발 르포]<229>-여의도 아파트단지

국토부장관 강남 재건축 압박에 ‘여의도 반짝수혜’

강남 재건축 수요 일부 여의도로 급선회…1년 새 최대 2억 이상 껑충

배수람기자(baeba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01-22 13: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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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8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재건축 연한 40년 연장에 대해 재검토 한다고 밝힌 이후 여의도·압구정 일대 노후 아파트 단지들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최근 정부 주도의 각종 부동산규제 정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여의도 지역에 대한 관심은 사그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얼마 전 김현미 국토부장관이 재건축 연한을 기존 30년에서 40년으로 연장할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부터는 관심의 정도가 더하다. 대부분의 아파트 단지가 지어진 지 40년이 넘은데다 대부분 조합방식이 아닌 신탁방식의 재건축 사업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탁방식 도입, 재건축 속도↑…지난해부터 꾸준히 예열작업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여의도에서 재건축이 추진되는 아파트 단지들은 시범·공작·수정·한양아파트 등이다. 이들 단지는 모두 현행 재건축 연한인 준공 30년을 충족한 상태다. 준공된 지 40년이 넘었기 때문에 만약 재건축 연한이 10년 더 늘어나더라도 사업 추진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이들 단지들은 신탁방식의 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이다. 신탁방식은 일반 조합방식과 달리 신탁사가 시행을 맡아 추진하는 재건축 사업방식을 말한다. 2016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개정되면서 도입됐다. 추진위원회 구성과 조합설립 주민 동의 및 구청 인가 단계를 생략해 사업 기간을 1~2년 정도 앞당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서울에서 최초로 신탁방식을 도입한 시범아파트의 경우 한국자산신탁이 사업자로 지정돼 올 상반기 중 시공사 선정에 들어갈 계획이다. 총 1790세대, 24개동으로 구성돼 여의도 내에서도 대단지에 속하는 시범아파트는 선제적으로 신탁방식 재건축을 도입했다.
     
▲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기존 조합 방식이 아닌 신탁방식으로 재건축사업이 진행 중이다. 사업 속도를 단축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시범아파트 전경 ⓒ스카이데일리
  
시범아파트 인근 H부동산 관계자는 “강남 지역과 달리 여의도는 시범아파트 이후 신탁방식을 추진하는 단지들이 크게 늘고 있다”며 “사업 진행이 빨라 3~4년 이후부터 이주 및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조합 방식으로 할 경우에는 조합원 의견을 모아서 설계 방식 등 원하는 대로 조정이 가능하지만 그만큼 속도가 더디다는 단점이 있다”며 “아파트 단지 자체가 워낙 낡았다보니 주민들이 신탁방식을 통해 빠르게 사업을 진행하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범아파트에 20년째 거주 중인 이병복(64·여·가명) 씨는 “조합 방식은 조합원들 간에도 의견이 분분해서 사업이 더디게 진행될 거라는 우려가 있는데 신탁사가 도맡아서 진행하게 되면 부동산을 잘 모르는 주민들은 오히려 편하다”며 “평형·방향·타입 등에 대해서 설문조사도 구청장도 와서 브리핑한다는 얘기도 들리는 걸 보면 다른 지역보다 재건축이 빨리 이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중랑구에서 시범아파트로 이사 온지 1년 정도 됐다는 어수진(30·여) 씨는 “여의도의 경우 각종 인프라·생활편의시설이 훌륭할 뿐 아니라 낙후지역이 없어 아이를 키우기 좋은 조건이라 생각한다”며 “재건축 추진이 곧 이뤄질 것이라는 점도 이주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지도=배현정] ⓒ스카이데일리
 
기대심리는 아파트 매매가격에 그대로 반영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시범아파트 공급면적 59.50㎡(약 18평, 전용면적 49.58㎡) 평형 호실은 지난해 1월 7억500만원에서 구랍 7억7500만원으로 매매가격이 상승했다. 가장 큰 평형대인 공급면적 158.68㎡(약 48평·전용면적 156.99㎡)는 같은 기준 13억원에서 14억5000만원으로 1억5000만원 올랐다.
 
가장 많이 오른 아파트는 한양아파트였다. 한양아파트의 공급면적 115.04㎡(약 35평, 전용면적 105.72㎡) 평형대의 경우 작년 초 8억1500만원에 거래되던 것이 연말에는 9억7500만원까지 올랐다. 공급면적 212.89㎡(약 64평, 전용면적 193.03㎡)의 경우엔 현재 시세 13억5000만원으로 지난해 1월(11억3000만원) 대비 2억2000만원이나 상승했다.
 
규제 강화보다 기대심리 더 크게 작용…강남 아파트 수요 일부 여의도로 발길
 
여의도가 서울 전체에 적용되는 서울시의 35층 층수제한에서 제외된 지역이라는 점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요인 중 하나다. 서울시의 도시계획 가이드라인인 ‘2030 서울플랜’에 따르면 3대 도심권으로 분류된 한양도성·강남·여의도·영등포 권역에서는 예외적으로 50층 이상 층수 건축이 가능하다.
 
수정아파트 인근 A부동산 관계자는 “수정아파트나 광장아파트 등은 아직 여의도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을 뿐 뚜렷하게 재건축 방식이 논의되는 사항은 없지만 일단 50층까지 올릴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수요자들의 기대감 덕분인지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잠실주공5단지에서 50층 재건축 안건이 통과된 이후에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여의도 부동산 시장도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주변 지역의 대규모 개발 호재도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된다. 여의도에는 포스코건설이 시공을 맡은 대형복합시설 여의도 파크원이 2020년 준공예정이다. 여의도 파크원은 여의도 IFC몰보다 두 배 이상 넓은 규모로 지하 7층, 지상 69층·53층 규모의 오피스빌딩 2개동과 지상 8층 규모의 쇼핑몰, 지상 31층 높이의 호텔 1개동으로 구성된다.
 
2019년 첫 삽을 뜨는 옛 문화방송 부지의 주상복합 사업도 여의도 몸값을 불리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1만7795㎡(약 5383평)에 달하는 부지에 들어서는 주상복합단지는 NH투자증권·GS건설·신영 컨소시엄이 시공한다. 2022년 하반기 준공 예정된 주상복합단지는 여의도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5년 전 수정아파트로 이사 온 김민지(33·여) 씨는 “직장이 여의도여서 이사 오게 됐다”며 “투기 목적이 아니라 주거 목적으로 이사를 온 것이지만 재건축이 되고 집값이 상승할 것에 대해서 기대감이 없다면 거짓말이다”고 운을 뗐다 
 
▲ 정부는 재건축 단지에 대한 투기과열 양상이 짙어지자 대대적인 칼질에 나선 모습이다. 하지만 여의도 내 재건축 단지 주민들은 정부의 규제보다 향후 사업 진행 후 미래가치가 더욱 클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은 여의도 한양아파트 전경 ⓒ스카이데일리
  
이어 그는 “상업지구가 크다보니 살기에 불편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요즘에는 ‘직주근접’이라고 해서 일부러 회사 근처에 좋은 아파트를 찾는 추세라고 하더라”며 “향후 진행 중이 개발 사업이 완료되면 상권이 더 커져서 지금보다 여건은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인근 H부동산 관계자는 “지금 여의도 인근 아파트들은 시세를 점칠 수 없다는 쪽이 가깝다”며 “매물이 나오자마자 거의 바로 빠지기 때문에 일주일 사이에 가격이 큰폭으로 오르내리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나 재건축을 목전에 두고 지금 와서 돈을 들여 집을 수리하기는 애매한데 이미 수리가 돼 있는 좋은 매물은 입지나 단지에 관계없이 바로바로 나가는 식이다”고 말했다.
 
이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부활한다는 소식에 작년 연말 분위기가 어수선하긴 하지만 오히려 올해 들어오고 나서부터는 해당 제도로 인한 부담감보다 여의도 가치가 더 높이 상승할 것이라는 반응이 대세다”고 설명했다.
 
아직 재건축 사업 초기 단계인 여의도 일대 단지들을 두고 이처럼 시장 분위기가 들끓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도 있었다. 최근 여의도 집값을 묻는 지인이 늘었다는 대교아파트 거주민 김상훈(48·남·가명) 씨는 “신탁방식이 낯설고 초과이익환수제도 재차 적용되다 보니 다소 조심스러운 분위기인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강남의 집값이 너무 많이 오른 상황에서 다른 가치 있는 단지 등을 꼽다보니 여의도로 수요가 많이 몰리는 것 같다”며 “총 층이 12~13층 정도로 저밀도 단지가 아니기 때문에 사업성은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고 있다는 심리가 반영된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함 센터장은 “상대적으로 여의도는 학군이 안 좋다는 반응이 있지만 최근 투자수요를 살펴보면 재건축 자체의 호재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며 “아직 재건축 초기 단계라 입주하기까지 시간이 굉장히 많이 필요하고 결과적으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향후 어떤 변수가 작용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배수람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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