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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동초]-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겸 전국여성위원장

“삼성·대통령이 인정한 상고출신 여성정치인이죠”

가난 딛고 삼성전자 임원 등극…정치 입문 후 광주시장 출마 공식화

조성우기자(jsw5655@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02-13 01:3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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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향자(사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고졸 출신으로 삼성전자 임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 인재 영입 7호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고졸인데다 호남 출신 여성으로 삼성전자 임원이 되기까지 숱한 어려움이 있었어요. 저 스스로 자존감을 높이고 조직원들과 협동하는 자세로 생활하다보니 어느새 임원 자리까지 올라 있었죠. 임원이 된 후에는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어요. 그러던 중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인재영입 제안을 받아 정치권에 입문했죠. 지난 30년은 기업인으로서 성장과 축척의 시간이었다면 미래의 30년은 공적 영역에서 나눔과 베품의 삶을 살고 싶어요”
 
우리나라 5대 재벌기업 여성임원 비율은 3%에 불과하다. 이 중 고졸학력의 여성 임원은 거의 드물다.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전국여성최고위원장)은 재계 서열 1위 기업인 삼성그룹에서 고졸 여성 최초로 임원 자리에 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지난해 1월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인재 영입 7호로 정치권에 입문한 양 최고위원은 최근 광주광역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스스로 ‘호남의 구태 정치를 청산하고 경제발전을 이끌 적임자’라고 평가하며 자신감을 내비친 양 최고위원을 여의도 민주당 당사 전국여성최고위원장실에서 만났다.
 
넉넉하지 않은 집안 살림 때문에 상업고등학교 진학…삼성전자 입사 후 능력 인정받아
 
초등학교 시절부터 친구들에게 문제 푸는 방법을 곧잘 알려줄 만큼 공부를 잘 했던 양 최고위원은 대학교수를 꿈꿨다. 하지만 넉넉하지 않은 집안 환경으로 인해 인문계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광주여자상업고등학교(이하·광주여상)로 진학했다. 그는 고등학교 진학 후 몸이 아프셨던 아버지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어렸을 때 영특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친구들에게 곧잘 어려운 문제 푸는법을 알려주기도 했죠. 어린 시절 대학 교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버지는 제가 어려서부터 몸이 좋지 않으셨어요. 어느 날 아버지가 저를 불러 ‘오래 살지 못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셨어요. 그 다음날 학교에 가서 인문계 고등학교 지원 원서를 찢어버렸죠. 그리고 실업계인 광주여상에 진학을 했는데 그로부터 얼마 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셨어요”
 
양 최고위원은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선생님으로부터 삼성전자 보조 연구원 입사를 권유받았다. 주변 친구들은 보조, 공장 등의 단어만 듣고 입사를 꺼려했지만 양 최고위원은 곧장 삼성전자로 발걸음을 옮겼다. 
 
▲ 양향자(사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삼성전자 입사 초기의 자신에 대해 ‘쌀 속 돌멩이 같은 존재’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능동적인 자세와 동료들과의 협업을 통해 조직의 혁신을 일으켰다고 술회했다. ⓒ스카이데일리
 
“꿈을 잃었다는 생각으로 고등학교 생활을 했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3학년 때 한 선생님이 ‘첨단 산업 중 반도체 영역이 각광을 받고 있다’며 삼성전자 보조 연구원 입사를 권유했어요. 친구들은 꺼려했지만 저는 입사를 선택했죠. 막상 입사를 해보니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어요. 커피 타는 일, 복사하는 일이 전부였죠.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쌀 속 돌맹이 같은 존재’였죠”
 
당시 회사 부서에서 고졸·호남 출신 여성 직원은 양 최고위원 혼자였다. 그는 주어진 일에만 그치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직접 찾아서 했다. 우연히 일본어로 된 회사 서류를 발견하고는 스스로 번역을 자처하기도 했다. 그는 점차 회사 내에서 능력을 인정 받기 시작했다. 양 최고위원은 이후 삼성전자기술대 반도체학과를 졸업했다. 그가 임원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계기가 된 셈이다.
 
“당시 일본 기업들이 반도체 시장을 선도했어요. 일본어로 된 문서들이 유독 많았죠. 고등학교 때 잠시 일본어를 배워 단어정도는 쓸 수 있었던 게 큰 힘이 됐어요. 직접 자처해서 그 문서들을 번역했죠. 그때부터 ‘미스 양’에서 ‘양향자 씨’로 불리게 됐던 것 같아요. 간단한 반도체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어요. 이후 삼성전자기술대 반도체학과를 졸업했고 여성, 그리고 엄마라는 신분에도 불구하고 임원자리까지 오르게 됐죠”
 
양 최고위원은 자신이 삼성전자 임원에 오를 수 있었던 힘은 개인의 능력이 아닌 조직의 힘이었다고 강조했다. 조직원들의 도움 덕에 임원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제가 임원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조직의 힘’ 덕분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동료들과 혁신적인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죠. 인정받겠다고 노력한 것이 아니라 동료들과 다 같이 혁신을 위해 노력을 한 것이죠. 그 과정에서 조직원들에게 인정을 받았고 이후 조직의 힘은 더욱 막강해졌죠. 제가 임원이 된 결정적 이유에요”
 
문재인 대통령 부름 받고 정치권 입문…‘광주 바꿀 적임자’ 광주시장 출마선언
 
양 최고위원은 임원이 된 후 언론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지만 비교적 노출을 피하는 편이었다. 오로지 일에만 집중하고 싶었던 그의 노력 때문이었다. 하지만 회사의 사회공헌 사업에 출연하면서 언론의 관심은 더욱 커졌고, 급기야 ‘대한민국 멘토’에 선정되기도 했다. 
 
▲ 문재인 대통령의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인재 영입 7호로 정치권에 입문한 양향자 최고위원은 오는 6월 지방선거 광주광역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양 최고위원은 본인이 호남에 대한 차별의 종식과 경제적, 정치적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적임자라고 자평했다. [사진=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블로그]
 
“온전히 일에 집중하고 싶어서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피했어요. 회사에서는 커뮤니케이션팀까지 만들어 저를 지켜줬죠. 삼성그룹의 사회공헌 사업 중 산간벽지 아이들과 대학생들의 멘토 역할을 하는 ‘열정락서’라는 사업이 있어요. 저도 활동에 참여했는데 그것 마저 언론에 실렸죠. 이후 국내 여성 1호들로 구성된 대한민국 멘토 역할을 수행해야 했죠”
 
언론의 주목을 받은 양 최고위원은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역임하던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양 최고위원을 영입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정치에 관심이 없었던 양 최고위원은 문 대표의 제안을 받고 깊은 고뇌에 빠졌다. 힘든 결정이었지만 문 대통령의 비전에 동의해 정치권에 발을 내디뎠다.
 
“어느 날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만나보고 싶다’라는 내용이 담긴 메일이 왔어요.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내부적으로 시끄러웠던 시절이었죠. 그래서 ‘정말 절박하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정치에 대해 잘 모르는 나를 데리고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문 대통령은 저에게 ‘꿈을 이루셨는데 그 다음 꿈은 무엇인가요’라고 물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그 질문이 ‘지난 30년은 성공과 축적이었으니 앞으로의 30년은 베품과 헌신으로 만들어나가자’라는 의미였던 것 같아요”
 
정치권에 발을 들인 후 활발한 활동을 펼쳐 온 양 최고위원은 지난달 28일 ‘꿈 너머 꿈을 향해 날자, 향자’ 출판기념회를 통해 광주광역시장 출마를 공식화 했다. 정치권에 입문한 순간부터 그의 마음은 광주광역시에 향해 있었다. 양 최고위원은 자신이 ‘광주광역시의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적임자’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정치권에 입문한 순간부터 광주광역시에 가겠다고 이야기했어요. 광주를 비롯한 호남은 줄곧 정치권의 변수이자 차별의 대상으로 인식돼 왔고 저 역시 박탈감을 느끼곤 했어요. 초짜 정치인이 광역단체장에 도전하는 것은 정치 공학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죠. 하지만 저는 30년 동안 글로벌 기업에 몸담았기에 어떤 인재가 필요하고 어떤 산업이 필요하다는 것을 가장 잘 알고 있죠. 광주광역시의 경제력을 키워 정치력을 성장시키고 청년들이 호남에서 자리 잡고 아이들을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에요”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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