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진로와 하이트맥주가 ‘하이트진로’란 이름으로 통합된 이후 약 8년여 만에 역대 최대 규모의 채용을 실시하게 된 데도 그동안의 성과가 결정적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규모 채용을 바탕으로 진행 중인 사업도 가속화 될 것이란 관측이 주를 이루는 분위기여서 향후 사세 확장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하이트진로 약진의 중심에는 통합법인 출범부터 현재까지 대표이사직을 유지중인 김인규 사장의 공로가 결정적이었다는 게 관련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특히 박문덕 회장에서 장남인 박태영 부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적지 않은 잡음이 불거져 나온 상황에서도 오롯이 사업에만 집중해 일궈낸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조직 내 신임만 따지고 보면 오너 일가를 능가한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시장점유율 50% 웃도는 참이슬 非수도권 공략…대선주조·무학 텃밭 영남공략 가속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2018 신입사원 공개채용’은 19일 현재 서류접수가 진행 중이다. 내일(20일)까지 서류접수가 이뤄진 뒤 인·적성검사와 실무·임원면접 등을 거쳐 최종합격자가 가려질 예정이다. 채용 규모는 총 100여명 가량이다. 채용은 영업부터 생산·연구, 관리, 해외사업 등 전 부문에 걸쳐 진행된다.
하이트진로의 공채 소식에 대한 취업준비생들의 관심은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동종업계 내에서 처우 좋기로 소문이 자자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이트진로 평균 연봉은 7833만원에 달한다. 동종업계 최고 수준이다.
통상적으로 채용규모를 늘리게 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그만큼 부담이 가중됨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채용규모를 늘린다는 의미는 결국 사업성과가 그만큼 뛰어나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동종업계 한 관계자는 “주류시장 시장점유율 조사가 중단 돼 현재로서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경쟁업체들의 약진으로 줄곧 40% 중반을 유지하던 하이트진로 소주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50%을 상회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판로를 수도권 중심에서 대선주조·무학의 텃밭으로 분류되던 부산·경남지역으로 확대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방증하듯 최근 하이트진로는 채용 외에도 시설 투자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얼마 전에는 맥주생산라인이 들어선 마산공장에 소주생산설비 구축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경기 이천공장 △충북 청주공장 △전북 익산공장 등 총 3곳의 생산라인에서 한 곳을 추가로 설치하는 셈이다.
청량감 높이고 가격 낮춘 ‘필라이트’ 완판 행렬…맥주시장 반등 노리는 하이트진로
오비맥주의 ‘카스’에 밀려 수년 간 약세를 보여 온 맥주사업 부문에서도 하이트진로는 반등을 노리고 있다. 그동안 국내 맥주시장은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가 양분해 오긴 했지만 점유율 차이는 큰 편이었다. 마지막으로 주류사 출고 실적이 공개된 2013년 기준 시장 점유율은 오비맥주가 60% 안팎으로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른 분위기가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 4월 ‘필라이트’ 출시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 하이트진로는 가성비가 뛰어난 필라이트를 앞세워 맥주시장 점유율을 한층 끌어 올렸다. 맥주와 맛이 흡사한 발포주로 제품을 제조한 게 가성비를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 게기가 됐다.
‘발포주’란 맥아 비율이 현저히 적은 맥주대용주를 일컫는다. 제조과정 등은 맥주와 차이가 없으나 맥아 비율이 일정 수준을 넘기면 맥주, 넘기지 못하면 발포주로 각각 분류된다. 맥아주로 분류될 경우 주류세가 현저히 낮아져 소비자가격 또한 낮게 책정할 수 있게 된다.
하이트진로는 맥아 비율을 낮추는 대신 청량감을 개선해 맥주 맛과 똑같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략은 적중해 한 때 필라이트 품귀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지난달 필라이트는 출시 10개월 만에 누적판매 1억 캔을 돌파했다. 증권가에서도 필라이트 인기에 힘입어 하이트진로의 수익성 또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소주·맥주 시장 주름잡는 김인규 리더십…“조직 내 신임 오너家 능가” 분분
김 사장의 리더십은 하이트진로 오너 일가의 경영승계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불거져 나오는 과정에서 발휘됐다는 점에서 더욱 높게 평가되는 분위기다. 당분간은 악재에 휩싸인 오너 일가 대신 대표이사직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아 김 사장의 향후 행보에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부 신임도만 놓고 보면 김 사장이 오너 일가 이상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실제로 지난 16일 하이트진로는 박 회장의 장남 박태영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려던 주주총회 안건을 철회했다고 공시했다. 그 배경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제재가 자리하고 있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앞서 1월 공정위는 하이트진로가 박 회장 일가 소유의 서영이엔티를 부당으로 지원했다는 이유로 박 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맥주공캔을 구매하는 유통단계에 서영이앤티를 끼워 넣어 이른바 ‘통행세’를 챙겨줬다. 서영이엔티는 그룹 지주사 하이트진로홀딩스 지분 27.66%를 보유한 식품·유통·무역·중개업체다. 서영이엔티의 최대주주는 지분의 58.44%를 보유한 박 부사장이다.
1978년생인 박 부사장은 영국 런던메트로폴리탄대학교(경영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하이트진로에는 지난 2012년 경영관리실장으로 입사했다. 입사 3년 만인 2015년 전무로 승진한 데 이어 그 해 말에는 부사장으로 재차 승진한 바 있다. 이번 사내이사 신규 선임의 건 철회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경영 승계 과정에서 각종 논란이 불거지자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힘을 얻는 상황이다.
[김도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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