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된 고양이를 키우는 김정은 (25·여·경기 고양시) 씨는 최근 디스크 진단을 받은 반려묘로 인해 예상치 못한 목돈을 써야 했다. 디스크 수술비와 약 값까지 모두 100만 원 이상 지출했다.
김 씨는 “반려묘가 언제 또 병원에 갈지 몰라 비상금을 조금씩 저금하고 있지만, 병명에 따라 진료비가 천지차이라 걱정이 앞선다”며 “펫 보험‘ 상품이 괜찮다면 가입하고 싶지만 보장내용이 적어 가입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10년째 반려견 ‘뽀삐’를 키우고 있는 이선우(53·여·인천 부천시) 씨는 반려견이 나이가 들수록 아픈 곳이 많아지면서 동물병원을 찾는 일이 잦아졌다. 병원에 갈 때마다 적게는 10원대에서 많게는 50~60만원이 지출돼 부담도 크다. 나이가 많은 탓에 ‘펫 보험’ 가입도 어렵다.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20년 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등 매년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반려동물 보험시장 역시 반려동물을 가족과 같은 개념으로 여기는 반려인들이 급속히 증가하면서 시장 전망이 밝은 것으로 예견돼 왔다.
반려시장 확대추세에 뒤처지는 보험산업…‘펫 보험’ 가입율 0.1%
하지만 반려시장의 빠른 성장속도에 비해 우리나라 ‘펫 보험’ 가입률은 0.1%대에 불과하고, 보험시장 규모는 연 10억원(2017년 기준)이 채 되지 않아 제도적인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과 보험개발원이 2016년 조사한 ‘반려동물보험 계약 건수 추이’를 보면 2016년 ‘펫 보험’ 가입건수는 1701건으로 나타났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된 반려동물이 101만 마리인 점을 고려하면 ‘펫 보험’ 가입률은 0.16%인 셈이다. 지자체에 등록되지 않은 반려동물까지 포함하면, 0.1% 수준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펫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회사 역시 교보라이프플래닛, 롯데손해보험, 삼성화재, 현대해상, NH농협손해보험 등 5곳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보험상품의 보장내용이 제한적이고, 가입조건이 까다로워 반려인들의 ‘펫 보험’ 가입을 꺼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5개 보험회사의 ‘펫 보험’ 약관을 보면, 반려견의 주요 질병인 △심장사상충을 포함한 예방접종이 필요한 질병 △임신 △출산 △중성화수술 △치과 진료 △슬개골 탈구 등은 보험적용 대상에서 빠져 있다. 다른 질환들도 본인부담금이 30% 발생한다.
또한 대다수 펫 보험은 반려동물 나이가 6세가 넘으면 가입이 불가능하다. 6세 이하의 연간 평균 보험료도 30만원~50만원대로 높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반려동물 보험시장이 활성화 되지 못하는 이유로 체계적이지 못한 우리나라 동물의료 시스템을 지적하고 있다.
표준진료비 마련·반려동물 등록제 안착 없이 보험시장 활성화 어려워
H보험회사 영업사원 김필중 (30·남·가명) 씨는 “동물병원마다 진료비가 천차만별이고 진료비 검증 자체도 어렵다”며 “보험회사 입장에서 손해율이 예측되지 않는 만큼 보장 범위 넓히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펫 보험’ 가입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에서 ‘표준진료비’ 등 동물 의료수가제도 정비가 우선적으로 선행돼야 한다”며 “반려동물 관련제도를 보다 체계화해야 반려동물 보험시장도 활성화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춘열 서울호서전문대학 애완동물과 학과장은 “동물병원 마다 진료비도 다른 만큼 보험회사 입장에서 보장내용을 늘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며 “정부차원에서 동물등록제 활성화, 동물병원 표준 진료비 등을 규정해야 ‘펫 보험’ 보장 내용이 늘어가고 선진 반려문화로 나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강재선 대전과학기술대학교 애완동물과 교수는 ‘펫 보험’ 산업이 활성화된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선진국은 반려동물의 내장형칩 등록이 활성화 돼 있기 때문에 관련 보험상품도 많이 개발돼 활성화 된 상태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나라는 반려동물 등록이 미흡한 실정이기에 보험사들의 상품 개발에 차질이 생기고, 결국 보험산업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태용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