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부터 명목을 이어온 ‘구(舊) 노량진 수산시장’의 위생관리 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저온보관장치 등 위생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영업을 하다 보니 수산물 위생관리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구시장 내 상당수의 상인들은 얼음 위에 생선을 올려둔 채 수산물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일부 매장에서는 파리가 들끓고 비린내가 진동하기도 했다. 소비자들 또한 신선도에 의구심을 품고 발길을 돌려 인근 현대화 된 위생 장비를 갖춘 신 시장으로 향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카이데일리가 ‘구 노량진 시장’의 위생 관리 실태와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현장진단했다.
|
‘구(舊) 노량진 수산시장’(이하·구 수산시장)의 허술한 위생관리 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제대로 된 위생관리 시스템이 갖추지 않은 채 버젓이 수산물을 판매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먹거리 안전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연일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구 노량진 수산시장’ 내 수산물은 뜨거운 공기 중에 노출된 상태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사와 전통 좋지만…파리 들끓고 비린내 진동하는 ‘구(舊) 노량진 수산시장’
반동결냉장법에 따르면 수산물의 판매에 있어 적정온도 –2°C에서 0°C를 유지하는 것을 권장한다. 수산물은 육질이 부드럽고 미생물이나 효소 작용을 쉽게 받아드리는 만큼 적정온도가 유지되지 않을 경우 쉽게 변질되기 때문이다. 또 ‘수산물 유통 관리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수산물은 생산부터 판매까지 모든 과정에서 저온유통체계 구축 및 위생관리 기준을 확립해야 한다.
현재 신(新) 노량진 수산시장(이하·신 수산시장)은 △저온보관시스템 △렉 방식 냉동창고 시스템 △콜드체인 시스템 △오폐수 처리 시스템 등을 도입한 상태다.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수산물을 공급하겠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구 노량진 수산시장은 상황은 정 반대였다. 수산물 위생관리를 위한 시스템이 전혀 구축되지 않은 상태다. 수산물들은 위생 관리가 취약한 환경에 버젓이 방치돼 있다. 상인들은 거리낌 없이 위생관리가 전혀 되지 않은 수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직접 찾았을 때도 구 수산시장의 상당수 점포들은 아이스박스 얼음 위에 조기, 꽁치, 갈치 등 각종 생선들을 올려놓고 소금을 뿌리며 판매하고 있었다. 일부 점포에서는 파리가 들끓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생선 비린내가 진동하는 점포도 있었다. 시장 내 온도는 34도를 웃돌았다.
찜통더위 속에서 미리 손질해 놓은 모듬회를 판매하는 점포도 여럿 존재했다. 날 것을 그대로 먹는 회의 경우 조리된 음식보다 상대적으로 철저한 위생관리가 요구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소비자들도 이러한 사실을 알고 수산물 위생 관리에 크게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구 수산시장 인근에서 만난 주민 강희정 (28·여) 씨는 “푹푹 찌는 날씨에 일반 가공식품을 상온에 둬도 금방 상할 거 같은데 구 수산시장에 진열된 생선들의 위생 상태가 심히 걱정된다”며 “저런 식으로 방치된 수산물들은 그냥 줘도 먹지 않을 거 같다”고 말했다.
구 수산시장 내 J상회 점주는 ‘위생상 문제가 없느냐’는 질문에 “이곳에서 30년을 넘게 장사해 온 사람으로서 말하지만 그런 일은 없다”며 “오늘 잡힌 생선인 만큼 신선하고 안전하다”고 자신만만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상한 수산물 먹고 탈나도 할 수 있는 건 점주와의 싸움 뿐…전문가들 ‘현대화 시급’
현재 구 수산시장 내에 약 270개의 점포가 자리하고 있다. 상인들은 2016년 3월 15일부로 지구 관리업체인 수협과 계약이 끝난 상황이지만 ‘생존권’을 내세우며 계속해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이곳에서 식중독 및 다른 안전사고가 일어나더라도 책임 질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현재 구 수산시장 내 점포들은 수협과 계약돼 있지 않은 채로 불법 점거하고 있는 실정이기에 상한 생선을 먹고 탈이 나도 수협으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없다. 반대로 신 수산시장의 경우 시장 내에서 먹은 음식으로 인해 탈이 나거나 문제가 있을 경우 수협과의 상담에서 보상을 받거나 리콜처리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수협 관계자는 “구 수산시장에서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해산물을 먹고 탈이 나도 수협과 계약이 돼 있지 않은 만큼 책임을 질 수 없다”며 “현재 구 수산시장에서는 상한 음식을 먹고 피해를 입은 손님과 점주 간에 다툼이 비일비재하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구 수산시장 내에서 판매되는 수산물의 위생 상태가 크게 우려된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C병원 식품영양사로 근무하는 서예랑 씨(30·여)는 “여름철 기온이 상승하면서 수산물 안전에 대해 각별히 주의 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수산물로 인한 식중독의 주된 원인은 보관을 잘 못하거나 오염된 칼이나 도마 조리용 도구를 사용했을 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런 만큼 소비자들은 구 수산시장과 같이 실내 온도 유지가 안 되는 장소보다 안전 체계가 구축 돼 수산물의 신선도 유지가 잘 되는 판매 장소에서 구매할 것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오랜 역사 깃든 노량진 수산시장…안전한 먹거리 제공 노력 일부 상인 반발에 ‘제동’
노량진 수산시장은 1927년 서울역 근처 서대문구 의주로에서 ‘경성수산시장’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탄생했다. 이후 인구 증가, 서울의 광역화 등으로 인해 1971년 지금의 자리로 옮겨졌다. 이때부터 농수산유통공사의 자회사인 한국냉장이 시장 경영을 맡았다.
한국냉장은 IMF외환위기 당시 경영난에 빠지게 되고 시장은 점차 쇠퇴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점차 활기를 잃어가다 2001년 수협중앙회가 시장을 인수하고 시설투자, 고객유치 등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서서히 활기를 되찾게 된다.
점포수가 많아지고 이용객이 많아짐에 따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노후화 된 시장 시설로 인한 수산물 위생관리와 화재 등의 안전사고 우려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수협은 문제 해결을 위해 2005년 시장 현대화 사업 및 수산물 테마파크 조성 사업 추진을 발표했다.
수협은 2006년 예비 타당성 조사를 시행하고 2012년 서울시 건축위원회 승인을 거쳐 그 해 12월 27일 착공을 시작해 2015년 현대화 시장 일부를 완공 했다. 완공된 신 현대화 수산시장에는 기존 구 수산시장에 자리했던 400여개 점포가 이주해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완공된 부지에서 약 3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구 수산시장은 현대화 공사 착수조차 못하고 있다. 이곳 상인들은 임대료 상승으로 인한 부담감 증가 등의 이유를 들며 시장공사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수협 측은 화재 시 안전문제, 위생관리 취약 등을 이유로 구 수산시장의 현대화 사업 진행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양측의 갈등은 법정공방으로까지 이어진 상태다.
[배태용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