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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시대가 온다<171>]-몽마르뜨 공원의 토끼들
도심 한복판 토끼공원, 야생동물 위험 속수무책
야생동물과 무더위 등 위험 노출된 토끼 보호 방안 필요해
이한빛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7-28 00:07:00
▲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몽마르뜨 공원에는 약 30여 마리의 토끼가 생활하고 있다. 토끼 공원이라 불리는 이곳은 저녁에 공원을 찾으면 토끼들이 돌아다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사진은 몽마르뜨 공원 ⓒ스카이데일리
 
최근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토끼를 볼 수 있는 몽마르뜨 공원이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몽마르뜨 공원은 이른바 ‘토끼 공원’이라고도 불린다. 수십여 마리에 달하는 토끼가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생활하고 있어서다.
 
도심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토끼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몽마르뜨 공원을 찾는 지역주민과 반려인들의 발길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반대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공원 내 대부분의 토끼는 유기된 집토끼종으로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가기엔 위험하다는 우려가 그것이다.
 
유기된 토끼들 모이면서 ‘토끼 공원’ 별명 생겨
 
대법원과 국립중앙도서관 주변에 위치한 몽마르뜨 공원은 지난 2000년 배수지공사를 실시하면서 공원으로 조성됐다. 공원 이름인 몽마르뜨는 인근 서래마을에서 유래됐다. 마을 진입로 이름인 몽마르뜨길에서 따왔다.
 
그러다 몽마르뜨 공원에 유기된 토끼들이 모여살기 시작하면서부터 ‘토끼 공원’으로 불려졌다. 서초구청에 따르면 지난 2011년 반려동물로 키우는 토끼들이 공원에 버려진 후 이곳에 정착하기 시작했다. 현재 30여 마리의 토끼가 공원에서 살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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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성인 토끼들은 낮에는 주로 그늘이나 수풀 속에 숨어있다가 해가 지면 공원으로 나와 먹이를 먹거나 주변을 돌아다녔다. 토끼들의 주로 먹는 먹이는 공원에서 자란 풀이다. 방문객이 던져주는 채소나 사료도 가리지 않았다.
 
종종 반려동물 애호가들이 공원을 방문해 토끼의 상태를 살피고 먹이나 간식을 제공해주기도 했다. 다치거나 건강이 좋지 않은 토끼가 생기면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공원 내에는 위험에 취약한 새끼토끼를 보호하기 위한 철장도 마련돼 있었다.
 
▲ 몽마르뜨 공원 내 토끼들은 대부분 유기된 집토끼 종이다. 이에 공원은 토끼가 살아가기엔 위험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공원 표지판, 반려견 주의사항, 새끼 토끼를 보호하기 위한 철창, 수풀 속 토끼 ⓒ스카이데일리
 
몽마르뜨 공원의 토끼를 바라보는 지역주민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토끼가 자연 교육과 정서적 힐링에 도움이 되고, 토끼 공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졌다는 이유에서다.
 
몽마르뜨 공원 인근에 거주하는 김형윤(67·남) 씨는 “토끼의 습성이 순하다보니 정서적으로 안정을 가져다주고, 아이들의 교육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공원 이용객들의 주의도 필요하다. 김용석 수의사는 “토끼는 경계심이 많아 사람이 다가가는 걸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며 “어린 아이들이 과하게 다가갈 경우 토끼에 물릴 수 있으며, 반려동물과 동행하는 이용객은 동물들이 토끼를 공격할 수 있는 만큼 이용객들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공원의 토끼들, 먹이 문제와 안전 위험에 노출되기도
 
지역 주민과 반려인들이 몽마르뜨 공원의 토끼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보내고 있는 것과 달리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반려견과 함께 오고가는 공원의 특성상 유기된 집토끼가 생활하기엔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토끼가 공원에서 살아가기엔 먹이 및 안전에 대한 우려를 지목했다. 김용석 수의사는 “토끼들의 주 먹이가 되는 풀에는 살충제나 제초제 등이 뿌려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주변의 야생동물 또는 산책 나온 반려동물로부터 공격받기 쉬운 환경에도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토끼는 추위에 강하지만 더위에 취약해 수목이나 토끼 굴 등 햇빛이 가려진 곳에서 주로 생활한다”며 “공원은 넓게 트인 공간인 만큼 더위에 고스란히 노출될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몽마르뜨 공원의 일부 토끼들은 목줄을 하지 않은 반려견이나 들개, 들고양이 등 야생동물에 물려 다친 바 있다. 토끼 돌봄 활동을 하고 있는 김송이 씨는 “코와 귀를 다친 토끼를 커뮤니티에서 치료받게 한 후 반려토끼 애호가에게 입양을 보낸 적이 있다”며 “그 토끼 외에도 눈에 농양이 생기거나 등이 찢기고 털이 빠진 토끼들도 목격했다”고 말했다.
 
상생 위해 토끼 유기에 대한 인식 전환 필요해
 
▲ 몽마르뜨 공원을 바라보는 대중의 인식전환 필요성이 제기됐다. 몽마르뜨 공원이 토끼를 유기하는 공간이 아닌 사람들의 보호 속에서 토끼들이 생활하는 공원으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스카이데일리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몽마르뜨 공원의 토끼가 사람들과 상생하기 위해선 구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토끼 돌봄 활동을 하고 있는 주민 한상철 씨는 “병에 전염되지 않도록 아픈 토끼에게 항생제를 탄 먹이를 주면 치료가 될 것이다”며 “토끼는 병약해지면 금방 죽어버리는 만큼 다친 토끼에 대한 서초구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서초구청은 몽마르뜨 공원의 토끼를 지속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초구청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번식력이 강한 토끼들의 개체 수가 더 늘어나면 토끼들의 생활은 물론 공원에도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중성화 수술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며 “굴을 파는 토끼들이 배수구나 공원 시설을 망가뜨리기도 해 별도의 방사 공간을 마련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몽마르뜨 공원을 바라보는 대중의 인식전환 필요성도 제기됐다. 몽마르뜨 공원이 토끼를 유기하는 공간이 아닌 사람들의 보호 속에서 토끼들이 생활하는 공원으로 인식이 바뀌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간혹 구청을 통해 토끼 유기를 문의하거나 몰래 갖다버리는 사람들이 있다”며 “몽마르뜨 공원을 토끼를 유기해도 되는 공간으로 인식하지 않았으면 한다. 구청 차원에서도 토끼 유기에 대한 캠페인을 통해 인식을 바꿔나갈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이한빛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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