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시중은행들이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이색 적금 상품을 잇따라 출시해 이목을 끌고 있다. 최근 청년층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소비를 줄이고 돈을 모으자’는 분위기가 장기고객 확보를 위한 시중은행들의 경쟁 구도에 불을 지핀 결과로 분석된다. 각 은행들은 젊은층들이 아직 적금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에 주안점을 두고 이색적인 방법으로 자연스럽게 적금을 유도할 수 있는 방안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영원한 맞수 신한·KB국민, 쉽고 재미있게 목돈 모으는 ‘이색적금’ 앞세워 또 격돌
최근 보다 쉽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저금할 수 있는 ‘펀 세이빙(Fun Saving)’이 인기를 끌고 있다. 소액으로도 저축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다는 점에서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들의 이용률이 높다. 시중은행들도 쉽고 혜택이 좋은 적금상품을 속속 내놓으며 20·30대 고객을 잡기 위한 경쟁에 나선 분위기다.
젊은 층의 이용률이 높은 카카오뱅크는 ‘펀 세이빙’ 경쟁에 포문을 열었다. 은행권 등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26주 적금’은 지난 6월 26일 출시된 이후 한 달 도 채 안돼 30만 계좌를 돌파했다. 이달 9일 기준으로 37만 계좌가 개설됐다.
카카오뱅크의 26주 적금은 매주 소액을 납입하면 귀여운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모을 수 있는 상품이다. 1000원, 2000원, 3000원 가운데 하나를 첫 주 납입금액으로 선택하면 매주 그 금액만큼 증액해 적금하면 만기되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1000원을 선택하면 다음주에는 2000원 셋째 주에는 3000원이며 마지막 주인 26주차에는 2만6000원을 납입하는 식이다.
카카오뱅크는 26주 적금에 ‘도전과 성공’ 스토리를 부여해 고객들이 자신감과 자극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매주 납입에 성공하면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하나씩 늘어나고 도전 현황은 친구나 가족, 혹은 주변 지인들과 SNS를 통해 공유할 수 있다.
적금에 성공해서 26개 프렌즈 캐릭터가 모이면 최초가입 금액 기준 1000원은 35만1000원, 2000원은 70만2000원, 3000원은105만3000원에 이자까지 함께 만기에 받을 수 있다. 해당 상품의 연령대별 가입률은 20대 32.4%, 30대 41.3%, 40대 20.5% 등으로 20~30대의 비중이 전체의 73.7%를 차지했다.
리딩뱅크 경쟁을 펼치고 있는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도 ‘펀 세이빙’ 경쟁에 가세했다. 신한은행은 야구 스타 팬을 위한 ‘KBO리그 적금’을 청년들을 위한 금리 높은 상품으로 재탄생 시켰다. ‘KBO리그 예·적금’은 KBO리그 10개 구단 중 고객이 응원하는 구단을 선택해 가입할 수 있는 1년제 상품이다.
월 1000원부터 50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는 자유적립식 상품으로 기본 이자 연 1.5%에 고객 선택한 구단의 상품 가입자 수, 정규시즌 최종 승률, 포스트시즌 진출 성적 등에 따라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응원하는 구단으로 상품명을 정하고 통장에 응원메시지를 지정하는 등 팬들에게 야구와 금융이 합쳐진 색다른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
KBO리그 두산베이스 팬 박희성(남·32·회사원) 씨는 “야구를 좋아해서 KBO리그가 시작하면 경기장을 찾거나 TV를 통해 경기를 시청하는데 사실 이런 예·적금 상품이 있는 줄 몰랐다”며 “내가 선택한 팀의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가 적용되는 점이 경기를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하고 예·적금하는 재미도 주는 것 같아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 KBO 리그 예·적금’ 상품을 통해 많은 야구팬들이 KBO리그를 아끼고 있는 모습을 확인하고 있다”며 “더불어 신한은행이 KBO리그 타이틀 스폰서로서 야구팬들이 좋아하는 구단을 응원하는 새로운 채널로의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은 게임하듯 돈을 모으는 ‘KB SMART★폰 적금’을 판매 중이다. 이 상품은 커피값, 택시비, 간식비 등 습관적으로 지출하는 금액과 관련한 아이콘을 터치하면 그 금액이 곧바로 통장에 저금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매일 마시던 커피 한 잔을 마시지 않고 앱에서 커피 아이콘을 누르면 아낀 커피값이 자동으로 통장에 입금된다. 이렇게 모인 적금 통장의 잔액현황은 가상의 농장으로 표현돼 게임을 하듯 재미있게 돈을 모을 수 있다
KB국민은행의 방탄소년단과 콜라보레이션한 ‘KB X BTS적금’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한 방탄소년단을 앞세워 젊은 세대에게 적극적으로 적극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지난 6월 출시된 KB X BTS 적금에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사진이 삽입돼 있어 아미(방탄소년단 공식 팬클럽 이름)들에게 단순한 금융 상품이 아닌 하나의 ‘굿즈(연예인 또는 애니메이션과 관련된 파생 상품)’처럼 인식되고 있다.
이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모바일 금융 앱 ‘KB스타뱅킹’을 통해 방탄소년단이 보내는 월별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1만원 이상부터 100만원 이하의 금액을 자유롭게 저축할 수 있는 상품으로 방탄소년단의 데뷔일과 멤버들의 생일에 입금할 경우 특별 우대이율을 적용 받을 수 있다.
방탄소년단 팬인 윤상희(여·21·대학생)씨는 “솔직히 평소에 적금에 대한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에 KB국민은행에서 방탄소년단과 함께하는 상품을 내놓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아직 적금에 관심 없는 젊은층들에게 상당히 효과적인 마케팅인 것 같다”고 말했다.
NH농협·하나은행 등 여행·우대금리 등 각종 혜택 앞세워 ‘펀 세이빙’ 열풍 가세
NH농협은행은 ‘NH쏠쏠적금’을 통해 ‘펀 세이빙’ 열풍에 동참했다. NH쏠쏠적금은 솔로들의 여행 등 여가활동 비용 마련을 위한 월부금 50만원 이하의 소액 적금이다. NH쏠쏠카드 이용실적·대출실적·펀드실적·급여이체실적에 따라 최고 0.5%p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KEB하나은행은 알림처럼 매일 오는 메시지를 통해 주기적으로 저축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는 ‘오늘은 얼마니’ 적금을 지난 5월 출시했다. 이 상품은 등록한 휴대전화 번호로 매일 정해진 시간에 계좌 별칭과 함께 저축 금액을 묻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준다. 예를 들어 계좌의 별칭을 ‘금연’으로 설정하면 ‘금연을 위해 얼마나 저축하시겠어요’라는 메시지가 매일 도착한다. 메시지를 받고 답장을 보내면 원하는 금액만큼 자동으로 통장에 입금된다. 이 상품 역시 20~30대가 전체의 66%를 차지하고 있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DGB대구은행이 ‘펀 세이빙’ 열풍에 동참한 상태다. DGB대구은행은 만 29세 이하 청년 위한 ‘영플러스 적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월 최소 1만원에서 최대 50만원까지 저금할 수 있다. 가입기간은 1년으로 만 29세가 될 때까지 자동 재 예치된다. 이 경우 최고 연 0.5%p의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젊은층들이 적은 돈으로 모아 목돈을 만드는 금융 상품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적금에 관심을 갖는 습관은 목돈 마련은 물론 자신의 불필요한 소비를 파악하고 차즘 줄여나갈 수 있게끔 하는 데 상당히 효과적이다”고 설명했다.
[나광국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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