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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발포주 열풍
수입에 밀린 국산맥주…12캔 1만원 승부수 던졌다
하이트진로 ‘필라이트’ 선풍적 인기…업계1위 오비맥주 도전장
나수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8-17 00:03:48
▲ 저렴한 가격에 맥주의 맛을 즐길 수 있는 ‘발포주’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하이트진로에서 출시한 ‘필라이트’는 출시 1년 3개월만에 3억캔을 판매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스카이데일리
 
최근 생활물가가 날로 치솟으면서 가성비가 뛰어난 ‘발포주’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발포주는 맥아의 비율을 10% 이하인 맥주 대용 주류를 말한다. 발포주의 장점은 세금이 적어 일반 맥주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이다. 현재 ‘필라이트’를 앞세운 하이트진로가 국내 발포주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맥주 업계 1위인 오비맥주가 후발주자로 나선 모습이다.
 
하이트진로 ‘필라이트’ 국내 발포주 시장 독점…맥주업계 1위 오비맥주 도전장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발포주는 1995년 일본에서 처음 등장했다. 당시 일본은 장기 불황으로 내수경기가 침체돼 있던 상태였다. 발포주는 맥아의 함량이 일반 맥주보다 낮아 기타 주류로 분류돼 세금이 덜 붙는다는 장점이 있다. 당시 경기 침체로 몸살을 앓던 일본 국민들은 저렴한 가격에 맥주와 비슷한 풍미를 즐길 수 발포주에 매력을 느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4월 처음 등장했다.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가 주인공이다. 국내 최초의 발포주인 필라이트는 11월에 1억 캔, 올해 4월에는 2억 캔을 돌파했으며 7월에는 3억 캔의 누적 판매고를 올렸다. 필라이트가 출시된 지 15개월 만에 놀라운 기록을 세운 배경에도 역시 발포주의 가장 큰 장점인 ‘저렴한 가격’이 자리하고 있었다.
 
▲ 자료: 하이트진로[그래픽=김해인] ⓒ스카이데일리
 
현재 500㎖ 국산 맥주가 편의점에서 2700원에 팔리는 데 반해 발포주는 1600원으로 1000원 가량 더 저렴하다. 맥주는 주세가 72%를 차지하지만 발포주는 맥아 함량이 10% 미만이라 주세가 30%밖에 붙지 않는다. 하이트진로는 필라이트를 출시하며 ‘1만원에 12캔’이라는 전략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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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는 지난 4월 또 다른 발포주인 ‘필라이트후레쉬’를 출시해 제품 다변화에 나섰다. 국내 최초의 발포주 필라이트에 이어 ‘필라이트후레쉬’도 출시와 동시에 히트 상품 대열에 합류했다. 필라이트후레쉬는 출시 72일 만에 3000만 캔(355ml 캔 환산기준)의 판매고를 올렸다. 1초당 5캔이 판매된 셈이다. 출시 초기 품절 대란을 일으켰던 필라이트의 판매 속도보다도 2배 이상 빠른 수치다.
 
현재 국내 발포주 시장은 ‘발포주=필라이트’라는 공식이 성립된 상태다. 여기에 도전장을 낸 업체가 우리나라 맥주 시장 1위 기업인 OB맥주다. 후발주자인 OB맥주는 알코올 도수 4.5도의 발포주를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제품 개발이 한창이다. OB맥주가 국내 발포주 시장 뛰어들면서 머지않아 또 다른 맥주 전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OB맥주 관계자는 “최근 발포주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가 증가함에 따라 발포주 출시를 준비 중이다”며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맥아 비율 10%미만의 발포주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제품명과 가격대 등을 논의하고 있는 단계다”고 밝혔다.
 
수입맥주 보다 비싼 국산맥주, 국내 맥주업계 ‘발포주’로 활로 모색
 
 
▲ 자료: 이마트[그래픽=김해인] ⓒ스카이데일리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업체들이 발포주 시장에 나서는 이유는 ‘맥주 종량세 도입’이 무산된 영향이 크다. 현재 국내 맥주는 제조 원가나 수입가 등의 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이 부과되는 종가세를 적용받는다. 국내 맥주는 제조 원가에 이윤·판매관리비를 더한 출고가를 과세 기준으로 삼는다. 반면 수입 맥주는 주세를 포함한 수입 신고가격이 과세 표준이다.
 
수입 업체가 수입 신고가격을 낮추면 세금을 적게 낼 수 있어 국내 맥주가 수입 맥주에 비해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이마트의 수입 맥주 점유율은 50.9%로 국산 맥주를 앞섰다. 국내 맥주업체들은 늘어나는 수입 맥주 소비에 대응하기 위해 맥주의 종량세 도입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가격으로는 더 이상 수입 맥주에 대항할 방법이 없어진 셈이다.
 
정부가 맥주에 종량세 도입을 보류한 것은 소비자들의 반발을 의식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종량세를 도입하면 수입 맥주의 가격이 상승하는 만큼 반대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결국 국내 맥주업체들이 수입 맥주에 빼앗긴 수요를 되찾기 위해 고안한 해결책이 바로 발포주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질 좋은 국산 발포주가 토종 맥주 업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다행히도 국산 발포주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인 편이다. GS25 안양 진성점을 운영하는 이태호(30·남) 씨는 “필라이트 출시 때부터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고객들이 필라이트를 찾고 있다”며 “다른 국산 맥주보다 가격이 저렴해서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필라이트 재고는 매번 빠르게 소진돼 자주 주문하는 편이다”고 덧붙였다.
 
▲ 수입맥주의 인기로 국산 맥주 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다. 맥주의 종량세 적용이 무산되면서 기존 맥주 가격으로는 더 이상 수입 맥주에 대항할 방법이 없어지자 국내 맥주업계에서는 저렴한 가격의 ‘발포주’를 돌파구로 삼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 서초구 소재 세븐일레븐 내 판매 중인 필라이트 ⓒ스카이데일리
 
발포주 필라이트를 즐겨 마신다는 오세은(25·여) 씨는 “처음에는 진열된 맥주 상품들 중 저렴한 가격이 눈에 띄어 마시게 됐다”며 “맥주와 맛이 똑같아 처음에는 ‘발포주’인줄 모르고 마셨다”고 밝혔다. 이어 “맥주와 맛 차이도 없고 가격도 저렴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중구 소재의 GS25에서 만난 하선희(28·여) 씨는 “저렴한 가격의 주류가 또 나온다니 고객 입장에서 반가운 소식이다”며 “현재는 필라이트 밖에 없어서 그것만 마셨는데 오비에서도 발포주를 출시한다니 다양한 제품을 즐길 수 있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
 
서초구의 세븐일레븐에서 수입 맥주를 구매하던 장영석(35·남) 씨는 “최근 수입 맥주가 ‘4캔에 만원’으로 이벤트를 많이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수입 맥주로 손이 간다”며 “국내에서도 저렴한 가격의 맥주를 출시하면 수입 맥주에 뒤처지지 않을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나수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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