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화 꾀하는 펫 푸드 시장, 동결건조와 휴먼 그레이드 인기
지난 8월 17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세텍(SETEC)에서 열린 코리아 펫 엑스포에는 180여 개 업체가 참가해 반려동물 산업의 높은 성장을 실감케 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반려동물 관련 상품을 식품·가구·서비스·아트·의료·굿메모리 등 6개 품목으로 나뉘어 전시했다.
특히 가장 많은 전시 품목은 단연 식품과 가구였다.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생활에 필요한 음식, 생필품 역시 새롭게 변화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펫 푸드의 경우 기존의 식품 형태에서 벗어나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해 만든 휴먼 그레이드와 동결건조 사료 등이 새롭게 선 보였다.
이런 제품들이 추구하는 것은 차별화와 고급화다. 현재 반려동물 식품 시장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건식 식품보다 더 좋은 재료와 공정으로 식품을 만들어 반려동물도 사람만큼의 영양 섭취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사람도 먹을 수 있는 좋은 재료를 사용했다는 점도 강점이다.
현재 동결건조로 만든 반려동물 식품 시장은 해외 국가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일찌감치 반려동물 시장이 성장한 미국, 유럽, 일본 등지에서는 이미 반려동물을 위한 동결건조 식품이 많이 출시됐다. 한국 역시 동결건조 공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상품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반려동물용 건강식품에서도 동결건조 공법이 사용되기도 했다.
반려동물용 식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산시아 코리아의 김인숙 마케팅 팀장은 “영양 파괴를 최소화하는 독특한 제조공법과 기술을 통해 사람도 먹을 수 있는 관련 식품들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며 “가격은 다른 제품에 비해 비싼 편이지만 가족과 같은 반려동물이 먹는다는 점에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찾는다”고 설명했다.
휴먼 그레이드를 활용한 펫 푸드 생산은 국내에서 점점 다양화되고 있다. 식품뿐 아니라 반려동물 간식 시장에서도 고급스러운 재료를 사용해 수제간식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제 간식과 더불어 사람들이 먹는 우유와 아이스크림이 반려동물용 간식으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우유와 아이스크림은 반려동물의 수분섭취를 도와주고 영양공급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닥터할리 펫 밀크 박형수 대표는 “이미 외국에서는 습식 식품을 선호하는 반려동물의 습성을 고려해 펫 밀크 산업이 성장했는데 한국은 아직 몇 년 되지 않았다”며 “흰 우유뿐 아니라 반려동물들이 맛있게 수분과 영양소를 섭취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맛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한 달 이상 이어졌던 폭염의 영향으로 펫 아이스크림의 수요도 많이 증가했다. 펫 아이스크림 제조업체인 멍멍이매점의 김효진 대표는 “더위를 많이 타는 동물들에게 시원한 간식이 필요할 것 같아 3년 전에 개발했다”며 “반려동물을 위해 유당과 염분, 당분 등을 넣지 않고 휴먼 그레이드로 만들었다. 기존에 없던 상품인 만큼 사람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들 상품은 펫 푸드 시장에 진출한지 얼마 되지 않아 기존 상품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됐다. 업체들 역시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점치면서도 소비자들의 접근이 어렵다는 단점으로 인해 활성화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박형수 닥터할리 펫 밀크 대표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면서 전망은 밝지만, 아직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고급 상품이라는 이미지가 높다”며 “가격이 안정되고 시장이 성장하는 데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용 가구 시장, 비싸지만 원목 가구가 ‘대세’
반려동물용 가구시장의 성장도 눈에 띄었다. 반려동물이 지내는 집부터 고양이를 위한 캣타워와 스크래쳐 등 놀이시설까지 각양각색의 디자인으로 만든 가구들이 선을 보였다. 특히 최근에는 원목을 이용한 가구와 인테리어 형식의 가구가 늘기 시작했다.
그동안 반려동물용 가구는 수요가 많지 않았다. 대부분 집에 자유롭게 풀어 놓고 키우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1인 가구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례가 늘면서 반려동물용 가구를 찾는 움직임이 늘어났다. 특히 놀이를 좋아하는 고양이들의 특성을 고려한 가구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고양이용 가구 제작업체 그네 타는 고양이의 박희정 씨 “원목 소재는 비나 눈에도 단단하고 관리와 청소에 용이해 가구 시장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며 “처음에 시장에 나왔을 때보다 업체들이 많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주거용 가구 역시 단순히 동물이 살기만 하는 공간을 넘어 인테리어가 가능하도록 새롭게 만들어졌다. 반려동물 가구 제조업체 제이비우드 관계자는 “인테리어 소품을 만들던 회사에서 시작했는데 반려동물을 위한 가구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해 시장에 뛰어들었다”며 “반려동물의 크기와 특성에 따라 사이즈를 다르게 나눴고, 구매자가 원하는 대로 인테리어를 설정할 수 있도록 해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목소재 가구는 비싼 가격이 단점으로 꼽힌다. 적게는 수십만 원부터 백만 원대까지 이르는 가격에 구매를 주저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러한 단점을 고려해 일부 업체에서는 값싼 재질로 만든 저렴한 가격의 고양이용 가구들을 선 보였다.
고양이가 행복한 동네 양인덕 대표는 “원목 소재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무언가를 긁으려 하는 특성이 있는 고양이들이 골판지를 좋아해 가구 소재로 활용하게 됐다”며 “원목 가구 가격에 부담을 표하는 2~30대 묘주들이 많이 찾고 있다. 사용했는지 확인도 할 수 있고 재활용도 가능한 소재라 인기가 높다”고 소개했다.
반려동물용 가구 시장은 점점 확장하는 추세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자체 디자인을 보유하지 않은 곳이 많아 제품을 복제해 판매하는 경우가 늘어나지 않을까 하고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한 가구 제조업체 관계자는 “일부 업체 중에는 남의 디자인을 따라하고 베끼다가 금방 문을 닫는 경우가 많다”며 “자체 디자인이 없으면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없을 뿐 아니라 반려동물 가구 시장의 성장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한빛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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