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운데 유기동물 보호와 입양 지원이라는 센터의 본래 목적과 더불어 체계적인 입양 절차를 수립하고, 입양 희망자들을 교육하는 역할을 더해 유기동물에 대한 인식 개선에 힘쓰는 동물보호센터들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보호’에서 ‘입양’ 인식전환…체계적 입양절차 수립·희망자 교육실시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인식의 전환에도 불구하고 유실·유기동물 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지난 6월에 발표한 ‘2017 동물보호 복지관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구조된 유실·유기동물 수는 모두 10만 2593마리로 집계됐다. 2016년 8만 9700마리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구조된 유기동물은 지자체 또는 민간에서 운영하는 동물보호센터로 이동해 보호를 받으며 주인을 기다린다. 주인에게 돌아가지 못하는 동물은 새 주인을 찾는데, 입양마저 무산된 유기동물들은 센터에서 보호받으며 시간을 보내다 자연사 또는 안락사로 죽음을 맞는다.
현재 동물보호센터는 2017년 기준 전국 293개소가 설치돼 있다. 전년도보다 12곳 증가했으나 지자체의 관리를 받는 곳은 아직도 40개소에 불과한 상황이며, 253곳이 민간의 위탁보호로 운영되고 있다.
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하는 유기동물 중 주인의 품으로 돌아가거나 입양된 비율도 줄어들었다. 지난해 주인에 인도된 비율은 14.5%로 2016년(15.2%)보다 소폭 하락했다. 입양은 30.2%로 2016년 30.4%와 엇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자연사는 27.1%, 안락사는 20.2%로 2016년보다 상승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실태를 바로잡고 유기동물에 대한 인식전환을 위한 지차제의 움직임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동물보호센터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해 유기동물 보호라는 센터의 본래 목적과 더불어 체계적인 입양 절차를 수립하고, 입양 희망자들을 교육하는 역할을 더했다.
서울시 강동구에서 운영하는 리본(Reborn)센터는 지난해 11월 개소 이후 유기동물 입양 과정에서 체계적 시스템을 도입했다. 현재 동물보호센터에서 진행되는 분양 절차는 희망자가 입양을 문의할 경우 그 즉시 동물을 데려갈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대부분이다.
입양을 희망하는 사람이 리본센터를 방문하면 먼저 상담을 진행한다. 입양 적합여부를 결정하고 희망자의 양육 의지를 확인하는 차원에서다. 이후 3차례 이상 방문해 입양을 결정하면 유기동물과 친해지는 시간을 갖는다. 동시에 분양 전 알아야 할 양육 방법 및 펫티켓 등의 의식교육도 진행한다. 한 달의 숙려기간을 거쳐 입양이 완료된 후에도 5주의 교육이 이어진다.
동물과 사람이 교감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제공한 결과, 리본센터의 입양 및 인도 비율은 높게 나타났다. 강동구청에 따르면 개소 이후 지난 11월까지 입소한 165마리 중 주인에 돌아간 유기동물은 64마리, 분양이 완료된 동물은 72마리에 달했다. 비율로 따지면 83%가 주인을 찾은 셈이다.
정지윤 강동구청 주무관은 “과거에는 관내에서 유기동물이 발생하면 경기도 양주에 위치한 보호시설로 옮겨져 유기동물을 찾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며 “센터가 생기면서 유기동물을 찾아가는 사람도 늘었고, 동물 입양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울특별시 역시 지난해 11월 마포구에 동물복지지원센터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이곳은 서울시 관내에서 구조된 유기동물 중 상처를 입거나 부상을 당한 동물들을 데려와 치료하고 보호한 뒤, 다시 주인에게 돌려보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박승진 서울시 동물복지시설관리팀 주무관은 “동물보호센터가 도심에 위치하면서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행정서비스를 요구하는 경우가 늘어났다”며 “단순히 입양만 보내면 끝나는 곳이 아니라 동물에 대해 상담하고, 교육도 받고, 문화시설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성공사례에 힘입어 서초구 역시 오는 10월 동물사랑센터를 개소할 예정이다.
예산·인력 부족한 지자체 태반… 정부 예산지원 확대 필요
지자체 직영 동물보호센터가 늘어나면서 정부의 예산지원도 강화됐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24억 수준이던 유기동물 보호 관련 예산을 올해 73억원으로 늘렸다. 동물보호센터 설치비 지원 역시 강화했다. 일반보호센터로 지정된 지역에는 20억원을, 광역보호센터로 지정된 곳에는 40억원을 투입했다.
조성철 제주유기동물보호센터 동물보호계장 역시 “약 350여 마리의 유기동물을 관리하는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인력이 확보되면 유기동물 교육 및 제도 홍보도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유기동물의 발생률을 낮추기 위한 근본적 해결방안인 동물등록제의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승진 서울시 주무관은 “동물등록제가 확대되면 유기동물이 발생해도 주인에게 인도되는 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며 “내장형 칩을 통한 등록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정부가 많은 신경을 써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40곳에 불과한 지자체 직영 동물보호센터가 확충되기 위해서는 어떤 방안이 필요할까.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유기동물의 인식을 전환할 수 있도록 홍보와 안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지윤 강동구청 주무관은 “그동안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은 우후죽순 생겨나는 펫샵의 영향으로 동물을 돈을 주고 소유한다는 개념이 컸다”며 “리본센터를 비롯한 동물보호시설들의 우수사례를 홍보해 동물은 사서 키우는 것이 아니라는 선입견이 깨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박소연 동물보호단체 캐어 대표는 “인도적으로 운영되는 직영 센터가 늘어난다면 유기동물이 발생하는 일도, 동물들이 안락사 당하는 일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동물보호센터가 교육 및 문화시설 역할도 병행해 반려동물 문화를 성숙하게 만드는 장이 됐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이한빛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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