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 등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은행의 경영 행태를 둘러싸고 잡음이 무성하다. 이들 외국계은행은 국내에서 매년 수천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벌어들인 금액 대부분을 해외본사에 보내버리고 국내에선 고용이나 재투자, 사회공헌 등에 인색한 것으로 드러나 비판을 사고 있다.
시중은행 일자리 창출 애쓰는데…외국계은행, 직원 감축 몰두 ‘빈축’
일자리 창출을 독려하는 정부 정책에 발맞춰 신규 채용 확대에 나서는 국내 시중은행과 달리 외국계은행은 비용 절감을 위해 직원 수를 꾸준히 줄이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나치게 수익성에만 몰두한 나머지 은행의 사회적 책임은 등한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은 지난해보다 100~200명가량 신규 채용 규모를 늘렸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500명에서 185명 늘어난 685명의 신입행원을 채용하고, KEB하나은행은 지난해보다 2배 늘어난 500명을 채용한다. 우리은행도 지난해보다 250명 늘어난 750명의 신입행원을 뽑는다.
반면 외국계은행은 채용규모를 줄이면서 국내 시중은행과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 267명보다 줄어든 161명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10년 간 신입 공채를 실시하지 않았던 씨티은행은 올해도 신입 공채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인력이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채용한다는 게 씨티은행의 방침이지만 올해 상반기까지 상시채용을 통해 채용한 신입행원 수는 단 4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주요 시중은행이 청년실업률 해소를 위해 발벗고 채용에 나서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뿐만 아니라 외국계은행은 기존에 있던 직원 수마저 꾸준히 감축하면서 높은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는 국내 고용 상황을 외면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총 직원 수 5233명에 달했던 SC제일은행은 올해 상반기 4470명으로 14%이상 감소했다. 씨티은행도 2014년 3584명에서 올해 상반기 3520명으로 줄었다.
외국계은행이 일자리 창출에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배경으로는 비대면 거래 활성화가 지목된다. 점포를 찾는 소비자가 줄어들다보니 비용 절감 및 수익성 강화를 위해 직원을 줄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여타 주요 시중은행 역시 비슷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수익에만 치중해 은행이 가진 사회적 책임은 외면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적자에도 고배당 강행…해외본사 ‘배불리기’ 급급
외국계은행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비단 고용에 그치지 않는다. 이들 외국계은행은 매년 배당금 명목으로 적게는 수백억 원에서 많게는 수천억 원에 달하는 돈을 외국본사에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국내에서 벌어들인 돈 대부분을 외국본사에 보내고 있어 국부유출을 자행하고 있다는 비판마저 나온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최근 5년간 해외본사에 8788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송금했다. 씨티은행은 총 4713억 원을 해외본사에 보냈다. 매년 한국에서 벌어들인 수익의 절반 가까이를 해외본사에 배당한 결과다.
특히 SC제일은행은 지난 2014년 적자를 냈음에도 무리하게 배당을 실시해 비판의 도마에 오른 바 있다. 당시 753억 원에 달하는 적자를 낸 SC제일은행은 배당으로 1500억 원을 본사에 송금했다가 금감원으로부터 경영유의 조치를 받았다. 배당 과정에서 자본적정성은 무시하고 오로지 본사송금만을 목적으로 배당을 실시했다가 뒤늦게 적발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C제일은행은 이듬해 2857억 원의 적자를 내고도 또 4903억 원의 배당금을 본사에 송금했다. 배당 정책은 경영진의 자유지만 한국에서 벌어들인 돈 대부분을 해외로 반출했다는 점에서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고 국부유출까지 자행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씨티은행도 적지 않은 돈을 본사에 송금하고 있다. 지난 2014년 509억 원을 배당한 이후 2015년 1161억원, 2016년 1145억원, 2017년 1146억원 등을 배당했다. 특히 2016년엔 배당성향이 무려 73.1%에 달했다. 국내 시중은행의 배당률이 20~30%임을 감안하면 무려 3배 이상 높은 배당성향을 보인 셈이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외국계은행이 금융사로서 한국사회에 대한 공적인 기능은 외면한 채 자사 수익창출에만 혈안이 됐다는 비판어린 목소리가 나온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장은 “현재 외국계은행들은 국내 영업 축소지향 정책을 펼치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그간 외국계은행이 국내경제에 기여하는 부분은 미미했고 앞으로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외국계은행의 영업형태와 본사에 송금하는 행위 등이 적절한지에 대한 금융당국의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며 “자본적정성마저 외면한 채 수익에 급급한 경영 행보에 대해선 금융당국의 적절한 감시와 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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