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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한국의 블록체인 산업

미래경제 패권 주도 블록체인, 한국정부만 손 놓았다

세계 각 국 미래기술 정점 블록체인 육성 사활…규제 덫 한국선 지지부진

임현범기자(hby6609@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11-01 18: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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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로 평가받는 블록체인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분주하지만 정작 한국은 규제에 가로막혀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암호화폐 거래소 ⓒ스카이데일리
 
최근 세계 각국 정부와 경제계에선 미래산업의 핵심으로 불리는 ‘블록체인’ 기술의 주도권 확보에 분주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제자리걸음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 원인으로는 정부의 규제가 지목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겉으로는 블록체인 산업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해당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 해소에는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공공거래 장부’라고도 불리는 블록체인은 블록에 담은 데이터를 체인 형태로 연결, 이를 수많은 컴퓨터에 복제해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을 한다. 흔히들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을 동일시하는 오류를 범하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다.
 
미래기술의 정점 블록체인…세계 각국 해당 분야 주도권 다툼 치열
 
최근 세계 각 국에서는 블록체인 산업의 급성장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범용성이 높아 만큼 다양한 산업분야에 활용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지난해 7억3600만 달러였던 블록체인 시장 규모가 2022년 108억6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약적인 성장세가 점쳐지는 만큼 해외의 경우 정부 차원에서 블록체인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스위스를 비롯해 싱가포르, 에스토니아, 몰타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국가는 정부 차원에서 블록체인 인프라를 구축하고 대대적인 규제 완화 나서는 등 관련 분야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 자료: IDC [그래프=박희라] ⓒ스카이데일리
 먼저 스위스의 추크 시는 2013년부터 블록체인 기업들이 활동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했다. 미국 내 IT기업의 심장이라 불리는 실리콘밸리와 같은 ‘크립토밸리(Crypto-Valley)’를 조성해 세제 인하 등 각종 혜택을 주고 있다. 이곳은 2016년 비트코인을 지방 행정의 지급 결제수단으로 인정해주면서 블록체인 기업들이 활동을 독려한 바 있다.
 
스위스 정부는 특히 지난해 한국 정부가 ICO를 전면금지했던 것과 달리 이를 허용했다. 올해 2월 스위스 금융시장감독위원회는 세계 최초로 ICO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세계 각국의 블록체인 기업들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ICO’는 블록체인 기술을 가진 업체가 암호화폐를 발행해 자금을 모으는 걸 말한다. CV벤처캐피탈에 따르면 올해 크립토밸리에 들어선 블록체인 관련 기업은 600개가 넘고 관련 분야 종사자도 3000명 이상이다. 상위 50개 기업의 기업가치만 약 440억 달러에 달한다. 잠재적인 경제 부가가치는 이보다 더 클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 중론이다.
 
유럽에 위치한 작은 섬나라인 몰타도 블록체인 선도국가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블록체인 산업을 진흥하기 위해 규제 불확실성을 줄이는 정책을 펼친 덕분이다. 세계 최초로 암호화폐의 스마트 계약을 인정해주는 법안을 마련하고 몰타 디지털 혁신국이라는 기관도 신설했다.
 
덕분에 몰타에는 1000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세계 1위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등 대형 글로벌 가상통화 거래소가 하나 둘 몰려들기 시작했다. 바이낸스는 올해 상반기에만 3억 달러(약 3400억 원)가 넘는 매출을 올린 기업이다. 몰타에 수천억 원이 넘는 자본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토 면적이 한국의 절반 크기에 불과한 에스토니아 역시 블록체인 기술을 경제발전의 주춧돌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에스토니아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1인당 GDP가 2000달러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2만 달러에 육박하는 등 북유럽 강소국으로 급부상했다.
 
에스토니아가 단기간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전자정부 시스템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에스토니아는 1990년대 후반 전자정부 시스템을 도입한 데 이어 2012년부터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 도입해 현재 블록체인 인프라 선두주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에스토니아에선 블록체인 기술을 일상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에스토니아 국민이라면 누구나 전자신분증을 발급받을 수 있는데 전자신분증에 내장된 디지털 서명을 통해 납세부터 투표, 교육, 연금 등 정부서비스의 99%를 온라인에서 이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매년 GDP의 2%에 달하는 행정비용을 절감하고 있다는 게 에스토니아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부처 간 엇갈린 시각차…규제에 가로막힌 한국의 블록체인 산업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박희라] ⓒ스카이데일리
세계 각국이 블록체인 산업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것과 달리 한국 정부는 오히려 글로벌 추세에 역행하고 있다. 규제를 강화하는 등 오히려 블록체인 발전을 가로막는 모습을 내비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암호화폐 거래가 과열 양상을 보이자 규제 정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가상화폐 거래 시 실명인증 계좌만 거래할 수 있도록 한 데 이어 ICO도 전면 금지한 게 대표적이다.
 
정부의 규제는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토큰 거래소를 벤처업종에서 제외하는 등 오히려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존 벤처기업 제외 업종은 유흥주점업, 무도장, 사행시설 등 5가지다. 블록체인 기반 기술인 암호화폐에 대한 정부의 부정적 인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주목되는 사실은 암호화폐와 ICO는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현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핵심분야라는 점이다. 정부가 각종 규제로 블록체인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정부 규제를 피해 잇따라 해외법인을 설립하고 있다. 빗썸은 홍콩 소재 자회사 BGEX를 통해 탈중앙화 거래소 ‘빗썸덱스’를 설립했고, 업비트는 싱가포르 거래소 시장에 진출한다. 코인원도 지난 8월 인도네시아 거래소를 설립했다. 블록체인 관련기술 및 인재 유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부가 금지한 ICO의 경우 블록체인 산업자금 조달 수단으로 대두되면서 비약적인 성장세를 거두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5월 말까지 ICO를 통해 세계적으로 조달된 금액은 94억 달러(약 10조7200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블록체인센터에 따르면 올해 한국 블록체인기업들은 ICO로 평균 1500만 달러(약 170억원)를 모금하는데 그쳤다. 이 마저도 ICO 전면금지라는 규제 탓에 해외법인이 대부분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정부의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정책 기조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블록체인 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ICO를 금지한 이후 1년이 넘도록 블록체인 관련 가이드라인이나 정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블록체인 산업의 성장잠재력은 무궁무진한데 정작 정부가 막아버리고 있어 해외로 떠나는 업체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임현범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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