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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통신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캐나다에서 체포되면서 모처럼 휴전에 들어갔던 미중 간 무역분쟁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멍완저우는 중국이 자랑하는 화웨이 창업주이자 회장인 런정페이의 딸이다.
멍 CFO는 지난 1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비행기 환승 중 미국의 요청을 받은 캐나다 당국에 의해 ‘대이란 제재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같은 날 아르헨티나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정상회담을 갖고 90일간의 무역 정전협정을 맺었다.
미국이 앞에서는 중국과 악수하면서 등에 칼을 꽂은 표리부동의 사건을 두고 전문가들의 해석은 분분하다.
우선 즉각적인 반응은 미중 무역전쟁의 휴전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크다. 멍 CFO의 체포소식에 미국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한때 폭락했던 데는 이런 우려가 즉각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중국의 영향력 있는 기업 CFO를 미국이 체포한 것은 단순히 관세나 시장 문제를 넘어선 문제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앞으로 세계 경제와 정치 무대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두 강대국 사이의 알력으로 보는 시각이다.
뉴욕타임스는 7일(현지시간)자 기사에서 “그것(체포 사건)은 ‘누가 사실상 세계의 리더가 될 것인가’의 문제를 끌어 들인다”고 주장한 미국의 로펌 ‘데처트’의 아만다 드버스크 국제무역관례 대표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캐나다에 억류돼 있던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은 미국으로 송환돼 7일(현지시간) 심리를 받을 예정이다.
화웨이는 전 세계 휴대전화 및 인터넷 업체들에 네트워크 장치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기업이다. 최근에는 미국으로부터 지적 재산권을 훔치는 사이버 스파이 행위로 고발당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차세대 ‘5G’ 무선 통신기술을 놓고 암투를 벌이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다른 나라들은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하는 입장에 놓이게 됐다. 미국이 기술적 스파이 혐의가 의심된다는 이유로 중국 화웨이 제품을 사지 말도록 압력을 가하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멍 부회장의 체포에 대해 미국에 항의를 표했으나 미국과 모처럼의 무역 휴전 분위기를 유지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가오 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미국과 캐나다는 구금 사유를 즉각 밝히라”고 요구하며 멍 부회장의 석방을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가오 대변인은 미국이 2000억 달러 가치의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보류를 약속한 90일간의 무역 협상에 대해서는 합의 사항을 이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국 안팎의 분석가들은 중국이 이미 기술 분야와 세계 경제 주도권 영역에서 미국의 독주를 따라잡기 위한 공격적 행동에 나섰다고 보고있다. 중국은 거대한 시장을 내주는 대가로 사업 기밀을 넘겨주기를 요구하는 등 포식자 전술을 전개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스 인스티튜트의 중국 전문가 데렉 시저스는 화웨이 CFO 체포 사건과 같은 일은 결국 ‘(미국과 중국 사이에 전개될) 장기적인 기술 전쟁’의 징후라고 해석한다. 그는 “그것은 90일 이내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박선옥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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