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뷰티·패션업계에 이어 식품업계에도 ‘시즌리스(Season-less)’ 바람이 불고 있다. 여름철에는 차가운 음식, 겨울철에는 따뜻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추구하는 소비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여름철 제품 매출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빙수와 아이스크림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프랜차이즈업계는 물론 유통업계에서도 소비자들의 입맛을 겨냥한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계절 음식의 고정관념 깬 프랜차이즈 업계…겨울시즌 전용 여름메뉴 출시
빙수 전문 프랜차이즈인 ‘설빙’은 메론, 딸기 등 제철 과일을 활용해 ‘사계절 맛있는 설빙’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설빙의 겨울 시즌메뉴 ‘생딸기설빙’ 시리즈는 소비자들로부터 호평 받으면서 확실한 마니아층을 보유한 매출 효자 상품으로 등극했다. 빙수뿐 아니라 인절미, 호떡, 떡볶이 등 토종 간식을 모티브로 한 디저트 메뉴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 4월 설빙이 도입한 배달서비스도 인기다. 집에서 간단한 주문만으로 설빙 메뉴를 즐길 수 있도록 해 소비자 편의성 및 접근성을 높였다. 계절과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매출을 높이는 효과를 거두면서 매출 편중을 줄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대학생 최다혜(22·여) 씨는 “날씨가 추워져도 겨울에만 나오는 한정메뉴가 많아 자주 방문한다”며 “겨울에 날씨가 추워져도 실내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많아 오히려 차가운 음식이 먹고 싶을 때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설빙 명동점 매니저 이선경(30·여) 씨는 “요즘에는 소비자들이 빙수를 디저트 개념으로 접근해 사계절 내내 인기가 많은 것 같다”며 “외국에서 온 고객들도 계절에 관계없이 한국을 방문하면 꼭 한 번 먹어볼만 한 디저트로 지목하고 많이들 방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인 배스킨라빈스는 ‘이달의 맛’을 통해 매달 새롭고 독특한 맛의 아이스크림 신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이달의 맛’을 구매한 고객에겐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겨울에도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 모객에 힘쓰고 있다. 12월에는 겨울을 맞아 크리스마스 디저트인 ‘누가’의 깊은 풍미를 담은 누가 크런치 등을 출시했다.
대학생 이은주(23·여) 씨는 “여름뿐 아니라 겨울에도 아이스크림이나 빙수를 많이 사먹는다”며 “특히 배스킨라빈스에서만 먹을 수 있는 아이스크림을 맛보기 위해 자주 방문한다”고 말했다.
배스킨라빈스 직원 박윤지(21·여) 씨는 “겨울에도 여름철 못지않게 많은 고객들이 매장을 찾고 있다”며 “매장이 실내에 위치해 있어 날씨에 영향을 적게 받는 데다 매달 새로운 맛의 아이스크림을 계절에 맞게 출시하고 있는 게 인기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리스’ 불붙는 유통업계…추운 날의 색다른 즐거움 선사
유통업계도 제법 쌀쌀해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이스크림 신제품을 선보이며 시즌리스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15일 겨울철 아이스크림 신제품 2종을 출시했다. ‘다쿠아즈샌드’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다쿠아즈 특유의 식감을 구현한 상품으로 안에 헤이즐넛 아이스크림을 넣어 폭신하면서도 시원하고 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출시된 ‘초코밤’은 바삭한 초콜릿 맛 쿠키 안에 진한 초콜릿이 듬뿍 담긴 아이스크림을 넣어 달콤한 초콜릿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안성맞춤이다. 두 제품 모두 겨울철 수요를 노리고 출시된 제품이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지난해 월별 아이스크림 매출 지수를 분석한 결과 여름철에는 바, 펜슬(쭈쭈바), 콘 형태의 제품이 인기가 높았던 반면 겨울철에는 빵이나 과자 사이에 아이스크림이 샌드된 형태의 모나카(샌드형) 아이스크림 판매가 증가했다. 쌀쌀한 날씨가 시작된 올 10월부터 모나카 아이스크림 매출 지수가 100을 넘기 시작해 지난달에 접어들어서는 158.3를 기록하며 연중 가장 높은 매출 지수를 기록했다.
편의점 직원 김민혁(21·남) 씨는 “추워진 요즘에도 아이스크림이 실제로 많이 팔리고 있다”며 “확실히 날씨가 더운 여름에 매출이 많지만 겨울에도 큰 차이가 나지 없을 정도로 아이스크림이 사계절 음식으로 거듭난 모습이다”고 밝혔다.
롯데제과도 지난 10월 ‘스키피(SKIPPY)’ 시리즈 아이스샌드를 선보였다. 부드러운 카스텔라 사이에 진한 땅콩버터 믹스와 시럽이 들어 있어 달콤함과 짭짤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지난 여름 글로벌 땅콩버터 브랜드 ‘스피키’와 협업해 출시한 바와 콘에 이은 세 번째 형태로 겨울철 수요를 노린 신제품이다.
대형마트 직원 박혜숙(47·여) 씨는 “마트 특성상 가족 단위로 많이 방문하다 보니 아이스크림, 아이스디저트를 대량으로 사가는 경우가 많다”며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도 한쪽 아이스크림 코너는 여전히 사람들도 북적일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겨울에도 아이스크림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등 계절과 무관한 소비 트렌드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양성이 높아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건국대학교 소비자정보학과 김시월 교수는 “시즌리스가 통하는 것은 기존 식생활의 고정관념이나 편견이 많이 없어졌기 때문이다”며 “다양성을 추구하는 소비심리가 높아지면서 식생활에서도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소비문화가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이영애 교수는 “빙과제품이 더위를 식히는 기능중심에서 맛으로 즐기는 감각위주 소비로 변하고 있다”며 “아이스크림이나 빙과류 소비가 식사 후 디저트의 개념으로 자리 잡으면서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박형순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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