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11-03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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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거꾸로 가는 국가안보(上-접경지역)
꽃다운 청년들의 죽음…평생 공포로 남은 그날의 기억
北 무력도발 피해지역 연평도·철원…“확약 없는 평화, 안심할 수 없어”
최근 우리나라와 북한의 화해 무드가 조성되면서 위수지역 확대와 NLL지역 평화수역 설정,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파괴 등의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불안감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여전히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아직까지 한반도는 휴전 상태일 뿐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대남도발을 포기했다는 것을 증명할 만한 증거가 없다보니 위험성도 해소되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통일 이후에도 늦지 않을 움직임들을 보이고 있다. 위수지역 확대와 군 복무기간 단축 등이 대표적이다. 게다가 군대 내 휴대폰 사용을 허가하는 등, 기강해이를 불러올 만한 결정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국민들 사이에서는 현 정부의 국가안보에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금주 이슈포커스 주제로 현 정부의 ‘거꾸로 가는 국가안보’로 설정하고 관련 내용들을 세 편에 걸쳐 보도한다.

▲ 한반도 평화분위기가 한껏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평화분위기 신뢰가 국가 안보 위험으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과거 북한 무력도발의 직접적 피해를 입었던 연평도와 강원도 철원군 주민들은 정부의 안보 정책에 대해 강한 비판을 내놓고 있다. 사진은 연평도 포격사건 전사자 위령탑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이철규 부장|곽성규·조성우·강주현 기자]  지난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남침으로 인해 한반도는 한순간에 불바다로 변했다. 그로부터 69년이 지난 현재 한반도에는 평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세 차례 정상회담과 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통일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북한이 체제유지를 주장하며 완전한 핵포기 선언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아직까지 거친 발언들을 쏟아내며 국제 사회의 결정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이는 평화의 길이 아직 멀었음을 방증하는 결정적 사례로 지목된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가 대북 관련 안보 정책에 있어 관대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국민들의 우려감은 고조되고 있다. 특히 북한의 무력도발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던 지역에서는 정부의 안보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연평도와 강원도 철원군 주민들은 과거 보다 더욱 불안한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근심 어린 표정을 지어보였다.
 
8년이 지났지만 치료되지 않는 상처…“북한을 어떻게 믿을 수 있나”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어가고 있지만 ‘한반도의 화약고’로 불리는 서북도서 지역의 긴장감은 여전하다. 연평도를 중심으로 한 이곳은 서해 최북단의 연평도는 북방한계선(이하·NLL) 바로 밑에 위치해 북한 무력도발의 목표가 됐던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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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11월 23일 북한은 우리나라와 주한 미군 육·해·공군의 호국훈련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연평도를 향해 100여발의 포탄을 퍼부었다. 당시 북한의 무력도발로 인해 해병대 대원 2명이 사망하고 1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민간인은 2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을 당했다. 연평도 포격사건은 지난 1953년 휴정협정 이후 첫 민간 상대 대규모 군사 공격이었다.
 
지난 1999년과 2002년에는 1차·2차 연평해전이 발생했다. 연평해전은 북한군이 서해 연평도 인근 NLL을 넘어 우리나라 영해를 침범해 발생한 해상전투다. 1차 연평해전은 우리군의 함정을 공격하는 북한 함정 10척을 해군이 14분 만에 격퇴시키면서 일단락 됐다. 2차 연평해전의 경우 북한 경비정의 기습공격으로 참수리 357호정이 침몰했다. 당시 무력도발로 인해 꽃다운 나이의 해군 병사 6명이 전사하고 19명이 부상당했다.
 
▲ 연평도 주민들은 북한에 대해 불신의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대부분의 도발이 평화 분위기 조성 후 이뤄졌다는 점을 지적하며 방심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연평도 포격 당시 피해를 입은 가옥(위)과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비한 대피호 ⓒ스카이데일리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8년이 지났지만 연평도 주민들은 여전히 긴장된 모습이 역력해 보였다. 이들은 북한에 대한 긴장감을 늦춰선 안 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특히 대부분의 무력도발이 평화분위기 조성 이후 발생했던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평도에서 30년 거주했다는 김명관(남·60) 씨는 8년 전 포격 돌발 당시를 똑똑히 기억했다. 김 씨는 “1차 포격 당시 애들은 학교대피소로 몸을 숨겼고 직장인인 아내는 직장 인근으로 몸을 피하는 등 각자가 있는 장소에 몸을 피해 뿔뿔이 흩어졌다”며 “마치 이산가족이 된 느낌이었고 2차 포격 이후에 가족들을 모두 만나 안전을 확인했다”고 회상했다.
 
김 씨는 “이곳은 피폭지역이라는 아픔이 있는 곳이기 때문에 주민 대부분이 현재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급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왕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잘 돼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불안감을 감출 수 없는 게 사실이다”고 전했다.
 
연평도에 거주하고 있는 송영옥(여·42) 씨는 “아무래도 시간이 흐르면서 공포감이 무뎌진 것 같다”며 “하지만 예전의 일들을 생각하면 이곳에서 살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송 씨는 “아무리 평화 분위기를 맞이한다지만 GP 등 군사 시설을 없애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북한과 김정은한테 속은 것이 한 두 번이 아닌데 어떻게 그들을 믿을 수 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가롭게 담소를 나누던 연평도 거주 노인들은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발끈했다. 이들은 “폭격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평화분위기에 안도할지 몰라도 이곳 사람들은 전혀 아니다”며 “마른하늘에 갑자기 포탄이 떨어지는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북한을 결코 믿을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 장병들은 위수지역의 확대를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철원 지역주민들은 위수지역 확대가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결정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주말을 맞아 철원문화원에 있는 극장을 찾은 장병들 ⓒ스카이데일리
  
이어 “통일되는 그 순간까지 북한을 믿으면 안 된다”며 “아무리 종전선언을 한다지만 아직까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이 언제 돌아설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매번 평화 분위기를 조성해놓고 뒤통수를 친 게 북한이다”며 “연평도 바다에서 장렬하게 전사한 군인들을 생각해서라도 튼튼한 안보를 구축하는데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전쟁 중심지 철원도 불안감 엄습…“평화 분위기에 취해선 안 돼”
 
서해안에서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연평도와 마찬가지로 강원도 철원은 중부전선의 핵심지역이자 대한민국의 최전방이다. 철원은 한국전쟁 당시 중부전선 최대의 격전지였다. 우리가 알고 있는 ‘철의 삼각지’는 철원과 김화, 북한의 평강을 말한다. 철의 삼각지는 한국전쟁 때 남침을 하는 북한군의 본거지가 있던 곳이다.
 
한국전쟁 사상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백마고지도 바로 철원에 있다. 백마고지는 6·25전쟁 때 국군과 중공군이 치열한 전투를 벌여 10일 동안 12번이나 주인이 바뀐 곳이다. 중부전선의 핵심인 철원에는 북한이 남침을 하기 위해 만든 제2땅굴을 비롯해 비무장지대 GP 등 남·북한의 대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철원 읍내에서 토종피순대국집을 운영하는 엄근석(남·50) 씨는 최근의 남북 화해분위기에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우려감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최근 정부의 위수지역 확대 등의 조치에 대해 우려 섞인 반응을 보였다.
 
엄 씨는 “예전에 비하면 요즘 군인은 군인도 아니다”며 “예전에는 외출이나 외박을 나오기가 쉽지 않았는데 요즘은 주말이면 쉽게 외출이 가능하다 보니 다들 영화관을 찾거나 PC방에 앉아 게임에 빠져 산다”고 밝혔다.
 
▲ 예전과 달리 외박과 외출이 쉬워지면서 장병들은 예전과 먹을거리를 찾아 나서기보다 PC방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을 온종일 즐기거나 영화관을 찾아 영화감상을 한다고 한다. 사진은 영화 관람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장병들 ⓒ스카이데일리
  
그는 “사회에서도 게임에 빠져 있다 보니 군에 와서도 게임에 빠져 사는 것 같다”며 “식사나 회식 때 나오는 이야기도 북한이나 복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게임이나 여자 가수나 연예인들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다”고 전했다.
 
신철원 읍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송재호(남·53·가명) 씨는 “1월 1일부터 위수지역이 확대된다고 한다”며 “가뜩이나 장사가 안 되는데 다들 서울로 빠져나가고 나면 철원은 더 썰렁한 도시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2시간 거리로 위수지역이 늘어나면 귀가하는 동안 전쟁이 끝날 것이다”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철원 시내에서 만난 이영하(남·65) 씨는 “위수지역도 없애고 사단까지 이동한다는 걸 보면 정치하는 사람들 중 제대로 군에 복무한 사람이 있는지 의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9·19 평양선언 이후에도 연평도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던 이유를 파악해야 한다”며 “주민들은 연평해전, 포격도발 등 과거 이루어졌던 북한의 도발이 대부분 연평도 인근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불안감에 떠는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문 센터장은 “정부와 군은 북한과 평화적 기조를 유지한다고 해서 경계와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며 “연평도·철원 주민을 비롯한 국민들에게 우리나라가 안보에 허점이 없는 모습을 보여 신뢰를 안겨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이 협정을 어길 경우 바로 조치를 취한다는 등의 확실한 태도를 보여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안도감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철규·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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