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임현범 차장|문용균·나광국 기자]지난해 문재인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규제 정책이 실시된 이후 전국 대부분의 부동산 시장은 침체기를 겪고 있다.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입주물량 증가와 지역산업 침체, 세금 부담 등으로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대전광역시 내에서도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크게 올라 부동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유성구와 서구 등에 지역민은 물론 외지인들의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규제지역에서 제외돼 있는데다 거주환경, 교육여건 등이 뛰어나다는 점이 수요를 이끌어내는 요인으로 꼽힌다.
수요자 몰리는 대전광역시 서구·유성구…1년 새 최대 1억8000만원 급등
한국감정원의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조사 결과(이달 18일 기준)에 따르면 대전광역시는 이달 11일까지 22주 연속 아파트 평균 시세가 올랐다. 특히 대전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0.3으로 72.6을 기록한 서울과 비교해 월등히 높았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78.5 이었다.
한국 감정원은 조사하는 매매수급지수는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100을 기준으로 낮을 땐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는 의미를, 높을 땐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것을 각각 의미한다.
대전 지역의 수요 증가는 외지인들의 높은 관심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서울 거주자가 매입한 대전광역시 아파트 호실은 1518건으로 858건에 불과했던 2015년과 비교했을 때 550건 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서울 거주자가 매입한 대전 부동산을 구 별로 보면 △대전 서구 △대전 유성구 등이 각각 647건, 346건으로 대전 내에서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반면 구도심으로 분류되는 동구와 중구는 각각 184건, 128건 등에 그쳤다.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외지인 수요가 몰리는 대전 유성구·서구 등에 걸쳐 있는 도안신도시와 둔산동 일대가 대전 지역 부동산 시세상승을 견인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부 단지는 분양 당시에 비해 약 3배 가량 시세가 껑충 뛰었다. 서구와 유성구에 걸쳐있는 도안 신도시는 신축 아파트가 주를 이루는데다 생활인프라가 뛰어난 점이 특징이다.
유성구 봉명동 일대에 위치한 호반베르디움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도안신도시에서 가장 많이 오른 단지 중 하나가 ‘호반베르디움 2단지’다”며 “역이 가까워 정부청사 등이 위치한 곳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준공 직후인 2014년 2월 공급면적 약 33평, 전용면적 약 25평 호실의 가격은 33억5000만원 수준이었으나 지난달에 8억6000만원까지 가격이 올라 거래됐고 호가는 7억에 달한다”며 “대전에서 새 아파트가 대규모로 밀집해 있는 지역은 도안 일대가 유일해 대전 내에서 돈이 있다는 사람들이 몰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서울·대구·부산 등 타 지역에 거주하는 투자자들이 몰려와 도안신도시 아파트 매물을 알아보곤 한다”며 “앞으로 세재혜택을 받는 보유기간을 채운 이들이 매물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아마 대부분이 적지 않은 시세차익을 누릴 것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도안 신도시 내에서도 가장 높은 가격 상승을 보인 ‘트리풀시티9단지’ 인근 트리풀탑 부동산 관계자는 “2012년 3억4000만원 수준에서 거래되던 전용면적 약 101㎡(약 30평) 호실이 지난해 11월 7억5500만원에 팔렸고 현재 호가는 8억원에 형성돼 있다”며 “특히 지난해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서구 도안동 인근에 자리한 조이부동산 관계자는 “도안아이파크도 최근 1년 사이 꽤 높은 시세 상승을 보였다”며 “앞으로 분양할 도안 신도시 내 새 아파트들의 분양가는 기존에 분양한 아파트들 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안신도시는 성남 속 분당 혹은 판교 등과 비슷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대전 내에서도 지역 간에 집값 시세 차이가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둔산동 크로바 아파트 인근에 위치한 뉴크로바부동산 관계자는 “대전은 광역시 중에서 가장 저평가 받아왔고 크로바 단지도 몇 년 동안 가격 상승이 없다가 지난해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며 “이 단지는 자녀들 교육을 위해 일부러 찾는 이들이 많아 전세 가격도 높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여전한 인프라를 갖춘 둔산동과 도안 신도시가 대전지역 상상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같은 지역 내에서 갈린 운명…구도심 동구 집값 붕괴 현상 심화
최근 한국감정원은 발표한 주간아파트 가격동향 자료(기준 이달 18일)에 따르면 대전광역시 동구의 아파트 매매 값은 0.11% 떨어졌다. 5주 연속 하락한 수치다. 동구는 대전역과 복합터미널 등이 위치했으나 새 아파트가 많지 않고 노후 시설이 많은 지역이다.
동구 가오동 ‘은어송마을 1단지’ 아파트 인근에 위치한 풍림사랑 부동산 관계자는 “도안신도시나 둔산동은 아파트 매물이 없어서 못 팔정도라 가격이 치솟았다”며 “그러나 구도심인 동구 그 중에서도 오래된 아파트 들은 가격이 떨어지는 곳도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어송마을 1단지와 2단지에서도 새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이 이사하기 위해 가격을 낮춰 매물을 팔았고 가격이 약 1000만원 정도 내려 거래됐다”며 “같은 면적 아파트 호실이라도 동구에 속한 대부분의 아파트 들은 서구 혹은 도안신도시와 가격 차이가 두 배 이상이다”고 언급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은어송마을 1단지 전용면적 약 84㎡(약 25평) 호실은 올해 1월 2억4400만원에 거래됐으나 이달 2억3500만원에 팔렸다. 한 달 사이 900만원이 떨어져 거래됐다.
대전역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스마트 뷰’ 아파트 인근 약속부동산 관계자는 “동구는 서구나 유성구에 비해 사람들이 이사 와서 살 이유가 많지 않다”며 “시설도 노후화 됐고 개발 호재도 거의 없다 시피한 상황이라 아파트 값이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서구나 유성구 쪽은 외부 투자자들도 많이 몰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양극화 심화 불가피…낡은 구도심과 서구·유성구 격차 계속 커질 것”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전광역시 부동산 시장에 대해 앞으로 지역 간에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됐다. 원조 부촌으로 꼽히는 서구 둔산동 일대의 아파트들과 도안신도시 신축아파트 등은 분양가와 시세가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김동환 교수는 “비규제 지역인 대전은 붙어있는 세종시의 영향을 많이 받아 올랐다”며 “그동안 대전 내 부촌으로 불리는 서구 둔산동 일대조차 다른 도시에 비해 저평가 받아 왔던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등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규제로 인해 조정 받을 동안은 대전 부동산 시장의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물론 가격이 유지가 되는 것은 새 아파트 혹은 수요가 큰 단지에 한해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대전의 구도심인 동구나 중구 등은 발전 가능성이 적고 주변 신도시 쪽으로 인구를 빼앗기고 있어 시세가 높게 형성되긴 어려워 보인다”며 “서구나 유성구(도안 신도시) 등 새 아파트들에 대전 지역 내 부를 가진 사람들이 몰리면서 시세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국토연구원 주택토지연구본부 부동산시장연구센터 관계자는 “대전 부동산 시장은 전국에서 인기가 높은 지역은 아니었지만 세종시가 투기과열지구로 묶이면서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대전 내 신도시 지역이나 원조 부촌인 둔산동 지역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대전 서구는 지난해 5대 광역시 ‘구’ 중에서 신규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청약 시장이 인기를 누리면 기존 재고 아파트들의 시세도 자연스럽게 상승한다”며 “유성구에 속한 도안신도시 대부분 지역에서 신규 분양이 이어지면 분양가는 올라가고 프리미엄도 계속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부동산시장연구센터 관계자는 “서구 둔산동 일대를 비롯해 신도시 지역이 부촌 역할을 담당하며 대전 내 아파트 시세의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잘사는 사람들의 주거지로 입지를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며 “세종시 아파트 값에 준하는 가격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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