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10-07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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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 비대면 처방 0건… 약사단체 “의료쇼핑 변질”
비대면 처방 환자 96.7%는 20·30대
비급여 탈모·여드름 치료제 처방 다수
실천약, 민간 플랫폼 약 전달 체계 반대
이은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6-10-07 08:38:38
▲ 실천하는 약사회는 7일 서울시 서초구 서울시 약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실천하는 약사회
 
“의료취약계층의 접근성을 개선한다던 비대면진료가 비급여 의료쇼핑으로 변질됐다.”
 
실천하는 약사회는 7일 서울시 서초구 서울시약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약사 31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비대면 진료 및 약 배송 정책 관련 설문조사’ 결과와 현장 피해 사례를 공개한다. 도서지역 거주자나 거동이 불편한 취약계층 등의 의료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가 탈모·다이어트 등 비급여 의료쇼핑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취지이다. 
 
취약계층의 비대면 처방 이용은 극히 드물었다. 설문 응답자 91.8%는 섬·벽지 거주자와 65세 이상 장기요양등급자, 등록장애인, 희귀질환자, 제1급과 제2급 감염병 확진자 등 5대 취약계층의 비대면 처방 건수에 대해 ‘월 0건’이라고 답했다. 반면 비대면 처방 환자의 96.7%는 20~30대였고 주로 처방받은 약물은 비급여 탈모 치료제(77.0%)와 비급여 여드름 치료제(68.5%)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약사의 98.7%는 현행 비대면 진료가 본래 도입 취지에 부합하지 않고 비급여 의료쇼핑과 편의성 위주로 변질됐다고 답했다. 
 
실천하는 약사회는 민간 플랫폼 주도의 비대면 진료와 약 배송 확대 정책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를 표했다. 현재 민간 플랫폼 업체가 주도하는 조제·전달 체계에 대해 응답자의 95.7%가 공공 플랫폼이 주도해야 한다고 답했다. 약 배송 확대에 대해서는 99.9%가 반대했고 정부가 민간 플랫폼에 약국 재고 등 민감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서도 97.2%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약 배송 확대에 반대하는 이유로는 민간 플랫폼의 시장 독점으로 인한 보건의료 상업화 우려(91.6%), 약물쇼핑 증가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낭비(89.1%), 비급여 의약품 오남용 및 의료쇼핑 조장(70.9%)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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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확인된 비대면 진료의 허술한 관리 실태와 반복·과다 처방 문제 사례도 드러났다. 약사 단체에 따르면 동일 환자가 하루 동안 7개 의료기관에서 각각 90일분의 탈모 치료제를 비대면으로 처방받아 총 630일분을 확보한 사례와 인공눈물을 하루에 9통 처방받은 사례가 있었다. 실천하는약사회는 편법 처방 방식이 맘카페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공유되는 실태를 지적했다. 
 
실천하는 약사회 황은경 부회장은 처방 관리가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약사의 85.0%는 비대면 처방의 최대 조제일수를 3일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약국당 하루 비대면 조제 건수 상한에 대해서는 66.75%가 5건 이하로 대폭 제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비대면 진료가 민간 플랫폼 중심이 아닌 환자 안전과 의료 공공성을 중점으로 재설계돼야 한다는 입장도 제시됐다. 실천하는 약사회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자료의 투명한 공개 및 객관적 평가 △의료취약계층 중심으로의 전면 재설계 △플랫폼의 의약품 쇼핑과 환자 유인 행위 규제 △반복·중복·과다 처방 방지를 위한 실효성 있는 관리 기준 마련 △하위법령을 통한 처방 제한 의약품 안전관리 강화 △안전성 검토 없는 약 배송 확대 중단 △실질적 이동 곤란 환자를 위한 방문약료 및 대면 복약관리 보장 △약국의 재고·운영 등 민감정보의 민간 플랫폼 제공 금지 등을 요구했다. 
 
의약주권환자소비자연대도 비급여 의약품 오남용 우려에 공감했다. 하지만 약 배송 확대 필요성도 주장했다. 환자소비자연대는 오남용 우려 의약품에 대한 엄격한 관리를 요구하는 한편 약을 타기 위해 약국을 직접 방문해야 한다면 제도의 편익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현행 규정의 취약계층 구분 기준이 환자의 실제 필요한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실제 거동이 불편해도 장애등급이 없거나 독감 등 전염성 질환자가 제1·2급 감염병이 아니라는 이유로 배제되는 현행 취약계층 기준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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