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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시대가 온다<205>]-동물원·수족관법 개정 논란
동물권단체·산업계 또 충돌…이번엔 ‘동물원허가제’
“동물원·수족관 허가제 도입·동물카페 금지” vs “과잉규제·업계피해 불가피”
김진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5-17 03:55:10
▲ 동물원·수족관의 허가제 도입과 동물카페 금지 여부가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유사동물원 난립방지와 최소한의 동물복지를 위해 현행 동물원·수족관 신고제를 허가제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동물권단체와 과도한 규제로 인해 동물산업이 위축될 것이라는 업계의 주장이 팽행하다. 국회가 정상화되면 관련법안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커 추이가 주목된다. 사진은 경기도의 한 동물원에서 원숭이 한 마리가 좁은 창살에 갇힌 채 방문객들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스카이데일리
 
동물산업계와 동물권단체가 동물원·수족관(아쿠아리움)의 허가제 도입과 동물카페 금지 여부를 놓고 충돌하고 있다. 동물 안락사 발생원인 논란과 동물농장의 동물학대 논란에 이어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 충돌이다.
 
동물권단체는 유사동물원 난립방지와 최소한의 동물복지를 위해 현행 동물원·수족관 신고제를 허가제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동물산업계는 과도한 규제로 인해 관련 산업이 위축될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특히 현재 국회에는 동물원·수족관의 허가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동물원수족관법) 개정안’ 3건과 라쿤카페를 금지하는 내용의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야생동물보호법)’이 발의된 상태여서 양측 간에 긴장감은 점차 고조되고 있다.
 
동물원 허가제 전환 놓고 대립…관련법안 국회서 논의 가능성 커
 
동물원·수족관의 열악한 사육환경과 이로 인한 동물학대 문제는 지난해 9월 대전 오월드동물원 사육장을 탈출한 퓨마 한 마리가 사살되는 사건을 계기로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이후 전시동물의 열악한 서식환경과 복지문제, 체험형 동물원·이동동물원·야생동물카페 등 유사동물원 난립, 생태계 교란 문제 등이 제기됐다.
 
민간 동물원·수족관이 최근 급증하면서 현행 신고제를 허가제로 전환하고 동물원·수족관의 시설·인력기준과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 등록된 동물원·수족관은 지난 2011년 약 11곳, 2015년 33곳, 2018년 52곳에서 지난해 12월 기준 96곳으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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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 보면 경기도가 21곳으로 가장 많고 △전남·제주 각 9곳 △대구 7곳 △강원 6곳 △울산·충남·경북·경남 각 5곳△서울·부산·인천 각 4곳 △대전·전북 각 3곳 △광주·세종·충북 각 2곳 등이 뒤를 이었다. 형태별로는 실내동물원이 44곳, 테마파크형 20곳, 전시관람형 16곳 체험형 16곳 등이다. 미등록 시설과 이동동물원까지 더하면 국내에서 영업하는 동물원·수족관은 200여 곳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각종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환경부와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등에 따르면 지난 해 9월 경기도의 한 실내동물원(아쿠아리움)은 호랑이·사자·반달가슴곰 등 국제적 멸종위기종과 맹수류 동물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등록수리를 마치지 않아 환경부와 경기도 합동점검에서 적발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사육되는 사자·호랑이·퓨마·재규어 등 대형 고양잇과와 곰 등 맹수류 총 576마리 중 59마리도 적정한 야외 방사장 없이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동동물원은 지난해 12월 기준 34곳으로 이중 동물원으로 등록된 업체는 11곳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자유업 등으로 신고 돼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어웨어가 조사한 11곳 중에는 사업자등록지가 일반 주거시설인 업체가 있는가 하면 동물을 고정된 사육공간이 아닌 이동식 철제케이지에서 사육하는 곳도 있었다.     
 
▲ 국내에 등록된 동물원·수족관은 96곳으로 매해 급증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21곳으로 가장 많다. 이들 동물원·수족관에는 인근 유치원생 아이들의 집단 관람과 중고생의 사회봉사가 자주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 동물원의 경우 배설물로 인한 악취와 손 세척·소독위생 관리 부실 등이 지적되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한 동물원 모습(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스카이데일리
   
또한 △야외 방사장 없이 사자·유인원 등 전시 △파충류의 UV조사장치나 일광욕 장소 없이 플라스틱 상자 등에서 사육 △불특정 다수가 접근 가능한 건물 외부·주차장 등에 동물 방치 △일본원숭이·사막여우 등 국제적 멸종위기종 이동전시 △동물 판매·분양 △배설물로 인한 악취 △손 세척·소독위생 관리 부실 등 동물복지는커녕 사육·안전·위생 등의 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동물원·수족관 운영관리를 강화하는 법안도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지난 4월 25일 이용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동물원·수족관 운영 허가제 도입 △운영·허가업무 담당할 검사관제 도입 △동물원·수족관 사업범위에 생물다양성 홍보·교육, 멸종위기종의 개체군과 유전적 다양성 확보를 위한 보전·증식 등 추가 △국가·지자체의 비용지원 범위 확대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지난달 8일 박대출 의원(자유한국당)은 △허가제 도입 △동물원 요건에 1종 이상 또는 5개체 이상 보유·전시 시설 규정 등을 담은 개정안을, 지난 2월 28일 한정애 의원(민주당)은 △허가제 도입 △야생동물 판매 제한 △허가요건에 보유 생물의 질병·인수공통 질병 관리, 적정한 서식환경 제공, 안전관리 등의 신설 등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각각 제출한 상태다.
 
지난해 8월에 이용득 의원이 제출한 포유류·조류·파충류·양서류에 속하는 야생동물의 영리목적 전시를 금지하는 내용의 야생동물보호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위원회에 회부돼 있다.
 
동물권단체들은 국회가 정상화 되는대로 관련 상임위인 환노위에서 법안 심사가 이뤄지도록 전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법안개정을 주도하고 있는 어웨어는 현재 진행중인 동물원수족관법 개정 촉구 서명운동이 마치대는대로 서명록을 국회에 전달하는 한편, 법안개정 관련 의견서를 정부 기관에 지속적으로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국회와 정부는 물론 국민들을 대상으로 법안개정의 필요성을 적극 알려나간다는 입장이다.
 
이형주 어웨어 대표는 “지난해 퓨마 사건도 있고 해서 국회가 정상이 되면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안은 국회차원에서 논의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국회에서 빨리 통과시켜 주면 정부에선 최대한 부작용이 없도록 법 시행을 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안 개정을 위해) 많은 분들이 서명에 동참하고 있고 대학교 동아리 등도 소규모로 참여하고 있어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사자·호랑이 같은 맹수를 기르기에 적합하지 않은 실내 동물원에서 사고 위험이 큰 만큼 맹수 사육에 대한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며 “야생동물 카페의 경우 동물원·수족관이 아닌 음식점이나 카페에서 야생동물을 전시 하는 것은 금지해야 된다”고 피력했다.
 
그는 ‘과잉 규제로 인해 동물산업계가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업계 주장에 대해서는 “(이용득 의원 개정안의 경우) 5년의 유예기간이 있는 만큼 그때까지는 운영을 하면서 대신에 상향평준화 하자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동물권단체인 동물해방물결 이지연 대표는 “동물원 운영은 결국 돈벌이를 위한 수단 측면이 강하다”며 “(오히려) 동물원은 생물다양성보존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먼저 증명을 해야된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동물원들이) 동물들이 동물원에 살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논쟁의 여지가 있다”며 저간의 소식을 전하고 “궁극적으로 동물원을 폐지해야 한다”고 한 발 더 나갔다.
 
국회 대상 설득戰 치열…환경부는 침묵모드 
 
▲ 지난해 8월에 이용득 의원이 제출한 포유류·조류·파충류·양서류에 속하는 야생동물의 영리목적 전시를 금지하는 내용의 야생동물보호법 개정안, 일명 라쿤금지법은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위원회에 회부돼 있다.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안과 함께 국회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사진은 한 야생동물 카페에서 라쿤 한 마리가 철창안을 돌아다니고 있는 모습 ⓒ스카이데일리
  
동물산업계는 “동물원·수족관이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전환되면 민간 동물원과 수족관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다”며 정치권과 동물단체의 움직임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 130여 개 동물원·수족관·동물카페 등 동물산업 종사자들로 구성된 한국동물문화산업협회(KACIA, 이하 협회)는 지난 8일 창립 기자회견을 열어 “퓨마 사살 사건 등 소수의 부정적 사례만으로 동물산업 종사자들은 마치 사회악인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협회는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과의 공식적인 토론회와 간담회 개최, 입법 과정에서 업계의견 반영 등을 요구했다. 개정안을 발의한 이용득, 박대출, 한정애 의원을 대상으로 규탄 성명 발표와 반대 서명부 전달을 추진하기로 했다.
 
협회는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개정안에서 명시한 ‘적정한 서식환경’ 등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을 뿐 아니라 민간인 신분의 검사관 투입 시 재량판단에 의한 편향성 문제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또한 동물원·수족관법이 개정될 경우 국가·지자체가 운영하는 시설과 같이 사립 동물원과 수족관에도 운영경비가 지원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물원에서 동물과의 접촉을 통해 발생위험이 있는 인수공통질병의 관리조항과 관련해 협회는 대부분 일부 사례를 일반화하거나 어디에나 있는 것을 동물원에만 있는 것처럼 제시해 과장된 공포심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수공통질병 문제를 거론함으로서 동물원 혐오현상을 일으키고 이를 통해 동물원·수족관의 허가제를 도입하려는 공포마케팅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일부 부적합한 동물원·수족관의 위험요소를 동물 관련산업 전체에 적용시켜 허가제로 전환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일 뿐 아니라 현행 동물원·수족관법에 의해 운영 중인 외국인투자기업의 경우 허가제 시행 시 국가간자유협정(FTA)에 위배돼 한국 정부가 ISDS 소송에 휘말릴 우려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유리 협회 사무장은 “중소형 동물원과 수족관, 동물카페 등 동물산업 종사자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채 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다”며 “현장 종사자들의 의견이 법안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또 “허가제 도입을 반대하는 내용의 법안발의를 검토하고 있고, 우리의 입장과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국회 관계자들을 만나 설득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국회에 제출된 개정안에 대해 내부검토를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며 “하지만 국회에서 법안 심사가 이뤄질 경우 정부의견을 피력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산업계와 동물권단체 모두 정부에 의견서 등 입장을 전달해 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1월 동물권단체와 동물산업계는 유기동물과 안락사 발생의 원인과 책임을 놓고 한 차례 대립한 적 있다. 당시 “동물학대와 유기동물 발생의 원인인 반려동물 판매업을 금지시켜야 한다”는 동물보호단체의 주장과 “정상적인 펫 유통업자까지 파렴치한으로 몰아 국내 펫산업을 사장시키려 한다”는 펫산업계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지난달에는 일부 동물권단체 회원들이 동물생산업자의 농장에 무단으로 침입해 반려견을 무단으로 탈취하는 하는가 하면 농장주에게 돈을 요구하거나 반려견 포기각서까지 요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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