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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시대가 온다<204>]-반려견놀이터 조성사업

반려인·비반려인 갈등 불 지핀 동물 전용 혈세놀이터

지자체들 앞 다퉈 사업추진…주민들 혐오시설 인식에 사회갈등 양상 우려

김진강기자(kjk5608@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5-10 12:2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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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자치단체들이 반려견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반려견놀이터 조성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적지 않아 사업이 좌절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사진은 일산호수공원 내에 조성된 반려견놀이터 ⓒ스카이데일리
  
도시공원 내 반려견과 함께 산책이나 운동을 할 수 있는 반려견놀이터가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속속 조성되고 있다. 현재 전국의 반려견놀이터는 모두 34곳으로 2017년에 비해 18곳이 늘어났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민간이 운영하거나 소규모로 조성된 곳까지 더하면 1000곳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반려견놀이터 조성 붐은 반려문화에 대한 지자체의 인식변화와 함께 반려견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마련을 요구하는 반려인들의 증가에 기인한 결과로 분석된다. 반려견에게 최소한의 활동량을 보장해 줄 뿐 아니라 반려인들도 산책 시 목줄을 해야 하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긴장해야 하는 등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장점도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반려견놀이터 조성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주목된다. 소음·악취·털 날림 등 생활여건 악화를 우려한 주민들이 반려견놀이터를 일종의 혐오시설로 인식하면서 반려견놀이터 조성을 포기하거나 대체 부지를 찾는 지자체들이 늘고 있다. 반려견놀이터가 반려인과 비반려인 간의 갈등을 야기하는 요인, 나아가 새로운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지자체들, 지역 내 반려인들 요구에 반려견놀이터 적극 추진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8년 11월말 기준 반려견놀이터가 조성됐거나 조성예정인 곳은 모두 34곳으로 이중 경기도가 21곳으로 가장 많다. 경기도 중에서도 성남시에 △탄천 반려견놀이공간(야탑동 코리아디자인센터 앞, 금곡 물놀이장 상류, 정자동 백현중학교 앞, 붓들어린이공원 건너편, 태평동 삼정그린뷰아파트 앞) △중앙공원 반려동물놀이공간 △율동공원 반려동물놀이공간 △단대공원 반려견놀이터 등 7곳이 집중돼 있다.
 
또 △광교호수공원 애견놀이터(수원시) △호매실동 매화공원 동물놀이터(수원시) △올림픽공원 반려견놀이공간(수원시) △일산호수공원 반려견놀이터(고양시) △구갈레스피아 반려견놀이공원(용인시) △기흥호수공원 반려동물놀이터(용인시) △상동호수공원 반려견놀이터(부천시) △삼막반려견놀이터(안산시) △제22호근린공원반려견놀이터(안산시) △안정근린공원 내 애완견놀이터(평택시) △모두마루(평택시) △하성근린공원 반려견놀이터(김포시) △정남 농촌휴양마을 내 반려견놀이터(화성시) 등이 운영되고 있다.
 
서울에는 △어린이대공원 반려견놀이터 △월드컵공원 △보라매공원 △초안산근린공원 등 4곳의 반려견놀이터가 존재한다. 인천은 △인천대공원 반려견놀이터 △계양꽃마루 △ 달빛축제공원 등 3곳, 전북은 △요천생태습지공원 애견놀이터(남원시) △오수의견관광지 내 애견놀이터(임실군) 등 2곳이 각각 운영되고 있다.
 
▲ 반려견놀이터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반려견이 활발한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반려인들 사이에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김포에 위치한 한 민간 반려견놀이터 시설 ⓒ스카이데일리
 
이 밖에 △울산(애견운동공원, 울산대공원) △강원(영랑호 습지공원 반려견놀이터, 속초시) △충남(도솔광장 반려견놀이터, 천안시) △경북(동락공원 내 애견놀이터, 구미시) 등은 각각 1곳의 반려견놀이터가 존재한다.
 
박종현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복지정책팀 사무관은 “반려견놀이터 조성은 상당수 지자체장의 공약사항인 곳이 많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반려문화의 확산으로 인해 주민들의 요구가 증가한 측면도 강하다“고 설명했다.
 
현 시간에도 전국 각지에서는 지자체 주도의 반려견놀이터 조성 노력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충북 청주시는 5년간 총 5억2200만원의 예산을 들여 문암생태공원에 4500㎡ 규모의 반려견놀이터 조성·운영하기로 하고 지난 3일 이 같은 내용의 ‘청주시 반려견놀이터 운영 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청주시는 입법예고안을 통해 △동물등록을 마친 반려견 입장 가능 △놀이터 입·퇴장 시 목줄 착용 △반려견 간 마찰 시 격리 또는 퇴장 조치 △사람이나 다른 개를 공격해 상해를 입힌 이력이 있거나 공격성을 보이는 개는 입마개 착용 등 세부 이용 기준을 마련했다.
 
모병설 청주시 축산과 주무관은 “반려견놀이터 조성은 시장님 공약사업이기도 하고 주민들의 설치 요구도 많았다”며 “입법예고가 끝나면 주민설명회와 함께 반려견놀이터 설계와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장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올해 10월~11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남 양산시는 2021년까지 사업비 54억원을 들여 농업기술센터 인근에 반려동물지원센터를 건립한다. 부지 3357㎡, 건축 연면적 990㎡(지상2층, 지하1층) 규모의 지원센터에는 반려견 야외놀이터, 유기동물 입양센터, 애견호텔 등의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용자에게 이용요금을 부과해 수익금은 유기견 보호, 입양 활성화 행사 등 동물복지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사업 타당성 용역 결과 양산을 포함해 김해·부산·울산 지역 등 주변 지역까지 포함한 반려지원센터 이용 세대수는 6만729세대로 예상되고 있다.
 
양산시는 또 관내 수변공원에 조성해 반려인들이 비 반려인과 마찰 없이 반려동물과 여가시간을 즐길 수 있는 ‘반려동물 존’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송봉열 양산시청 동물보호과 주무관은 “반려동물 존은 1만4000㎡로 예상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안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고 전했다.
 
대구광역시 남구청은 8800㎡ 규모의 반려동물 놀이터를 조성키로 하고 부지 물색에 들어갔다. 도은희 남구청 시장경제과 주무관은 “부지는 앞산쪽으로 생각했는데 감정가가 많이 나와서 다른 곳을 알아보고 있다”며 “향후 반려동물 문화사업과 연계한 테마파크 조성한다는 것이 구청장님의 공약사항이다”고 설명했다.
 
인천광역시청 산하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달 29일 인천연수구에 약 5500㎡ 규모의 반려견놀이터 ‘송도도그파크’를 개장했다. 인천에서 가장 큰 반려견 놀이터로 대형견, 중·소형견, 대형견과 중·소형견을 함께 소유하고 있는 반려인 등이 입장할 수 있는 3개의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뫼비우스슬로프, 강아지터널, 음수대, 그늘막, 데크, 세계 견종여행 전시가벽, 타일벽화, 물놀이 시설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
 
손주동 인천청 환경녹지과 팀장은 “주민들이 일단 요구가 있어 도그파크를 조성하게 됐다”며 “당시 설치자체에 대한 주민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10%미만이다”고 말했다. 도그파크를 운영하는 인천시설관리공단 구민길 팀장은 “주말의 경우 200명 이상, 주중에는 100여 명 정도의 반려인들이 찾고 있다”며 “목줄을 풀어 놓을 수 있어 반려인들의 반응이 좋은 편이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제 개장초기인 만큼 이용객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고 기대했다.
 
“소음·악취·털 날림 등 혐오시설”…주민 반대에 지자체들 사업포기 속출
 
▲ 전주시는 연화마을 주민들을 최대한 설득하는 한편 대체부지 물색에도 나서고 있다. 하지만 마땅한 조건을 갖춘 부지를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사진은 연화마을 입구에 걸린 ‘반려견놀이터 조성반대’ 플랜카드 ⓒ스카이데일리
           
전국적으로 반려견놀이터 조성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자체에서는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조성 사업이 중단하거나 대체 부지를 물색 중인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견놀이터가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전주시는 덕진동 1가 656-6번지 일대 7000㎡ 부지에 5억65000만원을 들여 반려견놀이터 조성을 추진 중이지만 인근 연화마을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다. 전주시는 지난해 12월 연화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지만 소음과 악취 등 부작용을 우려한 주민들의 반대가 요지부동이다.
 
특히 반려견놀이터 예정부지 뒤편에는 전주 이씨 시조인 이한(李翰)의 묘역인 조경단이 들어서 있어 주민들의 주민 반발이 더욱 거세다. 연화마을 주민 이순례(66·여·가명) 씨는 “이곳에 개 놀이터와 들어온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조선 시조의 왕릉이 있는 곳인데 개 놀이터가 들어온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전주시는 주민설득과 함께 대체부지 물색에도 나선 상황이다. 최남선 전주시청 친환경농업과 주무관은 “연화마을과 반려견놀이터 부지가 가깝다고 할 수 있지만 출입로 쪽에 산이 끼어 있고 나무가 심어져 있어 마을에서 놀이터가 보이지는 않는다”며 “직선거리로 200m안팎이다 보니 주민들이 심리적 거리가 가깝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시설 자체를 마을 주민들이 혐오시설로 생각 하다 보니 계속 반대할 것 같다”며 “하지만 최대한 설득해 나갈 예정이다”고 피력했다.
 
최 주무관은 “대체부지를 알아보고 있는데 전주가 도시화된 지역이라 마땅히 기반시설 하수도 시설 등이 설치된 곳을 찾다 보니 전주 지역에 찾기가 상당히 힘들다”며 “주민들 설득과 동시에 대체부지를 알아보고는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용인시는 지난해 한숲근린공원 등 2곳에 반려견놀이터 조성을 추진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포기한 상태다. 용인시 관계자는 “2곳 모두 지역주민이 반대에 부딪혀서 추진하지 못했다”며 “주민들이 ‘사람이 먼저지 어떻게 동물이 먼저냐’고 항의하는 바람에 설계단계에서 사업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서울 강서구 역시 가양동에 위치한 궁산근린공원 내 1500㎡ 규모의 반려견놀이터 조성사업을 추진했지만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확보한 예산을 다시 반납했다. 강서구청 관계자는 “작년 11월에 조성을 하려고 예산까지 받아 놨다가 주민들의 반발이 심해서 다시 예산을 반납을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반려견놀이터 사업은 필요하다”며 “서울시에서도 사업 추진을 요청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랑구는 지난해 신내동 봉화산근린공원 내 1500㎡ 규모의 반려견놀이터 조성사업을 추진했지만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포기한 상태다. 중랑구청 관계자는 “주민들의 반대로 인해 사업이 보류됐고 아직 재추진 계획은 없다”고 말하고 “현재 중랑구에는 반려견놀이터가 한 곳도 없는 상태다”고 전했다.
 
지자체의 반려견놀이터 조성사업이 번번이 좌절되는 데 대해 정부 역시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박종현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복지정책팀 사무관은 “반려견놀이터 조성을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이 의외로 많다“며 ”특히 도심지역의 경우 반려견놀이터 부지가 도시내부 밖에 없어 반대한 심한 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반려문화에 대한 홍보와 교육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반려인과 비반려인 간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 설득과 홍보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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