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물보호단체 케어의 동물 집단 안락사 사건을 계기로 동물보호단체와 펫산업계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동물권 보호를 위해 반려동물 판매업을 금지시켜야 한다”는 동물보호단체의 주장과 “정상적인 펫 유통업자까지 파렴치한으로 몰아 국내 펫산업을 사장시키려 한다”는 펫산업계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특히 유기동물과 안락사 발생의 원인과 책임을 놓고 양측은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고 있어 갈등이 골은 더욱 깊어지는 분위기다.
동물보호단체들, 유기견 발생원인 동물번식업·펫샵 지목
반려인이 반려동물을 구하는 방법은 펫샵 등을 통해 분양받거나 지인이나 동물보호단체 등을 통해 입양하는 방식이 가장 많이 이용된다. 지난 2018년 농촌진흥청 조사에 따르면, 양육중인 반려동물의 유통경로는 분양 39.0%(애견분양가게 30,4%, 애견분양사이트 4,7%, 애견브리더 3.9%), 입양 53.6%(친척·친구·지인 46.3%, 동물보호시설 2.9%, 유기견을 데려옴 4.4%) 등이었다. 반려인의 약 80%가 친척 등 지인을 통해 무상으로 입양하거나 펫샵에서 돈을 주고 분양받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버려지거나 안락사 되는 동물들의 수 또한 만만치 않아 주목된다. 전국 동물보호소에서 보호 중인 유기동물 수는 2016년 8만8636마리에서 2017년 10만1075마리, 2018년 11만8886마리 등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안락사 처리된 동물 수 역시 2016년 1만7913마리, 2017년 2만82마리, 2018년 2만6148마리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유기동물의 증가와 안락사 사례 증가 등의 주요원인으로 동물번식업자와 판매업자들의 번식과 분양사업을 지목하고 있다. 동물번식업→판매업(펫샵)으로 이어지는 판매유통과정에서 상당수 동물들이 열악한 시설에서 학대를 받으며 양육되고 있을 뿐 아니라 수익을 위해 동물개체 수만 양산한 결과 유기동물이 늘고 안락사 사례도 증가한다는 주장이다.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동물번식업과 판매업은 동물들이 유기되는 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유기동물이 발생하는 주요원인은 개체 수를 조절하지 못한다는데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경우 올해부터 펫샵에서의 동물판매를 법으로 금지시켰다”며 “이는 동물권을 보호하자는 것으로 우리나라 역시 미국의 사례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 동물보호단체 후원자들과 직원들 몰래 수백 마리의 동물들을 안락사 시켜 온 것으로 밝혀진 ‘케어’의 박소연 대표 또한 기자회견을 통해 “안락사가 나쁘다면 안락사가 없는 사회를 만들면 된다”며 “강아지 공장(동물번식업)과 펫샵(동물판매업)을 없애고 미국의 캘리포니아처럼 유기동물만 입양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하면 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펫산업 종사자들 “동물보호단체, 후원금·국가보조금 위해 펫샵 희생양 삼아” 비판
펫산업 종사자들은 동물보호단체들이 일부 동물번식업자의 비윤리성만 부각시켜 동물브리더 혐오현상을 부추긴다며 동물번식업·판매업 제한 주장에 팽팽히 맞서고 있다. 더 많은 후원금과 국가보조금을 목적으로 동물번식업과 판매업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동물번식업과 판매업을 금지할 경우 국내 펫산업은 몰락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충북지역에서 A펫샵을 운영하는 이준호(53·남·가명) 대표는 “동물보호단체에서 ‘사지말고 입양하세요’라고 주장하는 것은 겉보기에는 유기견을 분양하자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동물보호단체의 이권 챙기기라고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표면상으로는 동물권 보호를 위하는 단체인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손길이 필요한 유기견에 대해서는 인력난으로 인해 도움을 줄 수 없다는 답변하고 있다”며 “하지만 학대견이 발생하면 모든 단체들이 개입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국내 펫 분양과 산업은 생산업체, 분양업체, 동물병원, 수입업체 등이 그물망처럼 연결돼 있는 구조다”며 “펫샵에서 분양을 금지할 경우 나머지 업체들은 줄도산 하게 될 뿐 아니라 동물보호단체들도 제 기능을 잃게 돼 모두 공멸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펫샵의 분양으로 인해 유기견이 발생한다는 동물보호단체의 주장은 어불성설이고 전체 유기견 중 펫샵 분양으로 인해 발생하는 유기비율은 20%내외에 불과하다”며 “동물 유기는 반려자의 인성에 의한 것이지 원인을 펫샵으로 몰아붙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현재 우리나라 반려동물 양육 가구 비율은 28%로 미국(70%), 일본(66%) 등에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관련 산업규모는 2018년 2조6000억원 규모로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다. 하지만 선진국들의 반련산업 성장률이 3~5%에 그치고 있는데 반해 국내 반려산업은 매년 10% 이상 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2027년에는 6조원 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일 한국펫산업연구회 회장은 “우리나라 펫산업은 더욱 점차 세분화·고급화되고 있다”며 “더욱 발전해 아시아 시장의 맹주가 될 것이다” 전망했다.
이어 “우리나라 반려인들의 반려동물 입양 루트 중 펫샵이 3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동물번식업과 펫샵을 금지하자는 주장은 국내 반려동물 산업을 죽이자는 주장과 같다”며 “유기동물 방지와 무분별한 안락사를 없애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철저한 지도감독과 대국민 홍보활동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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