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의정부시의 쓰레기소각장 이전 추진을 두고 이전 예정지 인근 주민들과 인접한 기초단체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예정부지인 의정부시 자일동 환경자원센터는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등재된 국립수목원과 5km 이내에 위치해 있어 환경파괴를 우려하는 환경단체들의 반발도 점차 고조되고 있다.
의정부시 쓰레기소각장 이전 추진에 주민들 “일방적인 행정횡포” 반발
앞서 의정부시는 한국환경공단에 장암동 소재 자원회수시설에 대한 기술진단을 의뢰해 사용수명 연장 기한이 2021년까지라는 결과를 얻었다. 지난 2017년 자원회수시설 현대화사업 타당성 조사를 실시해 현 장암동에 위치한 자원회수시설 확대방안과 자일동 환경자원센터 내에 신규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2018년 7월 입지선정계획 결정 공고를 거쳐 자일동 신규 설립방안을 선정하고 지난 2월부터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들어갔다. 새 소각장의 쓰레기 처리규모는 1일 220톤 1기, 처리대상은 △생활폐기물 124톤/일 △재활용 잔재물 28톤/일 △음식물 협잡물 5톤/일 △하수슬러지 31톤/일 △기타 협잡물 1톤/일 등이다. 공사비 795억원을 포함해 총 사업비 997억원이 투입된다.
의정부시가 국립수목원과 5km 거리인 자일동을 쓰레기소각장으로 선택한데는 주변에 주거지역이 적은 탓에 민원발생 요인이 적고 2차 환경오염물질의 관리를 일원화 해 주변의 환경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기존에 환경자원센터가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생태계 훼손도 없다는 게 의정부시의 설명이다.
의정부시 자원순환과 이응철 주무관은 “현재 장암동 소각장의 경우 약 20여톤의 가연성 폐기물이 외부반출 처리되고 있다”며 “지금의 자원회수시설이 노후화되고 도시개발에 따라 외부반출량의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부지 면적과 사업성에 대한 타당성조사 결과 이전 증설 대안이 도출됐다”며 “현재 수집한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내달 중 한강유역환경청에 제출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순탄하게 진행되던 의정부시의 쓰레기소각장 이전 추진은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이전 소식을 뒤늦게 접한 인근 주민들이 “오염·악취 등으로 생활환경이 악화되고 인근 국립수목원의 환경파괴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며 자일동 소각장 건설 백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의정부시 민락지구 주민들로 구성된 ‘자일동소각장 결사반대 민락주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지난 18일 의정부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략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자일동 소각장 운영 시 초미세먼지 영향이 기준치를 초과한다는 결과가 나온 상황이다”며 “분지 지형의 대규모 공동주택지역인 민락지구 주민들의 건강권은 침해될 수밖에 없다”고 성토했다.
이어 “이 일대에 변전소, 환경자원센터가 들어서면서 자일동 주민들은 악취, 해충, 오폐수 등으로 인한 고통을 오랫동안 호소해왔지만 해당 시설을 운영하는 위탁업체와 의정부시는 이를 외면해왔다”며 “현재도 초미세먼지 기준치가 초과하고 있는 이곳에는 소각장 건립이 아니라 미세먼지 저감 대책이 시급히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자일동소각장은 광릉숲(광릉 수목원)과 약 5km 거리에 위치해 있어 서풍이 강하게 부는 봄철과 가을철 숲에 미칠 영향이 우려된다”며 “광릉숲은 생물종 다양성의 가치를 인정받아 2010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임에도 의정부시의 전략 환경영향평가서에는 광릉숲에 대한 언급조차 담겨있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은 의정부시를 대상으로 수차례의 질의와 문제제기를 통해 자일동소각장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고자 노력했지만 의정부시로부터 납득할 수 있는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소각장 사업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들은 시민들이 참고 감당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피력했다.
대책위는 소각장 건립 철회를 요구하는 주민 1400여명의 서명 받아 의정부시에 제출해 놓은 상태다. 만약 의정부시가 자일동 소각장 건립 추진을 강행할 경우 집단행동도 불사한다는 계획이다. 일반 시민들도 대책위의 생각과 같았다.
민락2지구 M아파트 주민 이소정(38·여·가명) 씨는 “현재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환경자원센터)만으로도 고통이 심한데 여기에 생활쓰레기장까지 들어온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의정부시는 주민들과 대화하기를 꺼리고 있는 만큼 주민들도 더 강력히 반대운동에 나설 것이다”이라고 피력했다.
같은 아파트 주민 이복례(55·여·가명) 씨는 “발암물질이 나오고 환경이 파괴된다는데 시가 주민들과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처리해서 되겠느냐”며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있지 않는 한 주민들도 가만있지는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의정부시 인접한 포천·양주도 거센 반발…“유해물질에 주민 건강피해 우려”
의정부시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포천시와 양주시의 반발도 거세다. 박윤국 포천시장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의정부시는 유네스코의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등재된 국립수목원 접경지역인 5km 반경에 자원회수시설(소각장)을 추진하고 있어 포천시민과 인근 지자체 주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며 의정부시를 정면 비판했다.
박 시장은 “포천은 생태계 보고(寶庫)인 세계문화유산 국립수목원의 가치를 보전할 의무를 갖고 있다”며 “자원회수시설 현대화사업 전략 환경영향평가서(초안)에 보면 공사를 진행했을 시 연간 환경기준 초과(기준 15µg/㎥)로 나타나고 운영 시에도 20년 동안 발생하는 초미세먼지 역시 연간 환경기준을 초과(기준 15µg/㎥)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또한 “폐기물 소각장에서 나오는 인체에 가장 해로운 1급 발암물질 다이옥신 배출과 유해물질인 미세먼지로 인해 인접 주민들의 건강에 피해를 주고 우리 주민의 불안을 증폭시킬 수 있다”며 “의정부시가 국가적으로 보존가치가 있는 국립수목원의 환경파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포천시는 의정부시가 자일동 소각장 건립을 강행할 경우 전 국민서명운동과 함께 장외투쟁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포천시의회 의원들도 ‘의정부시 자원회수시설 현대화사업 이전 건립 반대 촉구 결의안’을 발표하는 등 힘을 보태고 있다.
포천시 관계자는 “의정부시가 이웃 지자체와 상의 없이 소각장 부지를 국립수목원 인근으로 추진한 것에 대해 유감이다”며 “분쟁조정 결과와 상관없이 의정부시의 자일동 소각장 건립을 저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의정부시와 인접한 양주시도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12일 양주시의회는 임시회를 열어 '의정부시 자원회수시설 이전 건립 철회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의원들은 결의안을 통해 “소각처리시설 이전 시 양주시민의 환경권과 건강권이 침해될 것은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각처리시설 반대 운동과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며 “양주시민의 의견을 무시한 채 납득하기 어려운 일방적인 유해시설의 건설은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의정부시 관계자는 “장암동 시설 확대방안과 자일동 이전 방안을 놓고 폐기물처리의 안정성, 폐기물처리의 직접화 등을 살펴봤을 때 자일동 부지가 타당하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소각장 설치가 늦어질 경우 쓰레기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포천시와 양주시가 반대하는 것에 대해 이해는 하지만 우리 시도 대안이 별로 없는 상태에서 반대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환경청이 잘 따져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전문가 집단이 확인을 해 주는 만큼 그 결과에 따를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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