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사 운송용역 짬짜미, 한진·CJ대한통운 등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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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실무자 모임 ‘하운회’ 활용 담합 방식 모의…과징금 31억2800만원 부과

장수홍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9-09 13:52:17

한진과 CJ대한통운 등 운송사업자들이 발전사에 물자를 대는 과정에서 담합을 벌이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철퇴를 맞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공정위)는 9일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 4개 발전관계사들이 발주한 발전·송배전 기자재 운송 용역 입찰에서 한진, CJ대한통운 등 8개 사업자가 담합한 행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한진과 CJ대한통운, 동방 등 8개 사업자들은 지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10건의 입찰에 참여하면서 사전에 전화 연락 등을 통해 낙찰사 및 투찰가격을 합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10건의 입찰 총 매출규모는 무려 294억원에 달한다.

입찰 대상 품목은 변압기와 전신주 등 한국전력공사 사용 자재와 유연탄, 석회석, 보일러, 터빈 등 발전소 건설용 기자재 등이다. 업체간 합의 배경으로는 한진 등 8개 사업자들이 일정한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경쟁에 따른 가격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담합을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지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전력공사가 매년 발주한 ‘부산-제주 간 변압기 등 물자운송 용역‘ 입찰에서 씨제이대한통운, 한진, 동방, 세방 등 4개업체가 참여해 낙찰사와 들러리사 등 역할을 분배하고 사전에 합의된 투찰가격을 제출했다.

한국전력공사 발주 입찰건의 경우 부산에서 제주까지의 해상운송을 위한 선박 임차비용이 높아 입찰에서 경쟁할 경우 이익이 확보되지 않거나 물량확보가 불확실했기 때문에 운송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가격하락을 막기 위해 담합을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평소 한진 등 8개 사업자들은 ‘하운회’ 등의 모임 내지 전화연락 등을 통해 낙찰사와 들러리사의 역할과 투찰가격을 사전에 협의해 정한 후 합의대로 투찰했으며 모두 사전에 합의한대로 해당 용역 건들을 낙찰받아왔다. 하운회란 ‘하역운송사모임’으로 씨제이대한통운, 한진, 동방, 세방, 케이씨티시, 선광 등 6개사의 임원 및 실무자 모임을 의미한다.

아울러 석회석 운송용역 입찰 등 5건의 입찰에서는 낙찰사가 들러리로 참여한 다른 합의 참여사에게 운송용역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해 위탁을 줘 용역을 수행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일정 수익을 배분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이와 같이 담합에 참여한 8개 사업자에게 향후 다시 입찰담합을 하지 않도록 시정명령을 내리고 총 31억2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업체별 과징금 내역을 살펴보면 한진이 7억6백만원으로 가장 컸고, 선광 5억6000만원, 세방 5억3200만원 씨제이대한통운 4억4500만원, 동방 4억3000만원, 케이씨티시 2억6900만원, 동부익스프레스 1억원, 금진해운 8600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발전관계사들이 발주하는 변압기 등 발전사 수요물자들에 대한 운송용역 입찰에서 관련 운송사업자들의 담합을 적발해 제재했다는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를 통해 발전관계사들이 발주하는 유사한 입찰에서 담합 유혹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경제의 근간인 운송분야의 비용 상승을 초래하는 입찰담합에 대한 감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담합이 적발된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하게 제재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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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홍 기자 sh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