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악인이 밟던 옛적 길을 지키려느냐, 그들은 때가 이르기 전에 끊겨 버렸고, 그들의 터는 강물로 말미암아 함몰되었느니라.”<욥기 22 : 15 ~ 16>
4월 총선이 세 달 남짓 다가오면서 ‘문재인 선거’로 굳어져 가는 모양새다. 여권에선 오로지 딱 한 사람, 문 대통령만 있다. 관료들은 청와대, 정부에 주눅이 들어 눈치만 본다. 여당도 수직적 당청 관계에 짓눌려 존재감마저 찾아볼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청와대 출신의 친문만 70여 명이 총선에 나서고 비문은 찾기조차 어렵지만 모두가 입을 닫고 있다. 문 대통령의 거침없는 독주다.
문 대통령 말에도 무시무시한 힘이 들어있다. 신년기자회견장에서 문 대통령이 “조국 장관에게 큰 빚을 졌다”고 한 마디 하자 이틀 뒤 신임 검찰 간부가 “조국을 무혐의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를 향해 칼날을 휘두르던 검찰청 수사팀이 2차에 걸쳐 모두 물갈이가 됐다. 과거 군사독재정권에서도 없었던 일들이 이 정권에서 벌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문 대통령이 조국에게도 큰 빚을 졌다지만 집권 시 1등 공신인 민주노총과 참여연대에도 빚을 졌다는 부담감으로 그들의 눈치를 보며 좌파정책만 쏟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출신들이 언급하는 또 하나의 공통분모는 정권 재창출에 실패할지 모른다는 막연한 공포다. 문 대통령은 과거 노무현 곁에서 총선, 대선에 패배할 경우 어떤 비참한 말로(末路)를 맞는지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장본인이다. 그래서인지 지난 연말부터 무리하게 선거법을 고치고 총선 변수가 될지 모를 검찰 수사를 서둘러 무력화시켰다. 수사 칼날이 조국에 이어 김경수, 윤건영, 백원우, 천경득까지 파고들자 위기감을 느꼈는지 검찰개혁이란 미명 아래 윤석열 라인을 대놓고 학살했다. 상상하기조차 어려웠던 일을 전혀 부끄러움도 없이 자행했다.
불현듯 여의도의 동물농장 개돼지에 이어 해외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영화 기생충이 떠오른다. 부자와 빈자의 이야기는 흔히 계급 갈등을 연상시킨다. 대개 자본가 계급과 노동자 계급 사이의 편싸움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편싸움은 대개 흑백논리로 전개된다. 우리 편은 선(善)이고 상대편은 악(惡)이 되어야 한다. 선에다 악의 누명을 씌우고 악을 선으로 둔갑시키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진다. 거짓말은 아예 일상이 되어버렸다.
기생충에서 선악이 혼재돼 있다 보니 누가 진짜 기생충인지 헷갈린다. 모두가 다 기생충이고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인데 우리 현실에서 선악을 칼로 두부 자르듯 분명하게 양분할 수 있을까? 실제는 그렇지 않은데도 마치 선과 악이 둘로 나뉜 것처럼 자기만 옳다고 아웅다웅하며 싸우고 있는 청와대와 정치꾼들. 상상의 허구이면서도 현실과 호흡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그들이 바로 기생충이 아닐까. 결국 개돼지와 기생충들이 국민을 개돼지 취급을 하는 세상이 돼 버렸다.
문 대통령은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기회는 공평할 것이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고 국민들 앞에서 말했다. 요즈음은 이 정권이 행하고 있는 거짓되고 악한 일들을 보면서 마음속에 일어나는 분노 때문에 밤잠을 설치고 소화불량까지 생겼다는 국민들이 늘고 있다.
전두환 때 이철희, 장영자 사건이 권력형 부정비리 사건으로 비화됐어도 수사하는 검사를 좌천시키거나 보복인사는 하지 않았다. 노태우 때도 마찬가지다. 김영삼 때는 소(小)통령이라 불린 아들 비리가 터졌어도 비리를 수사하는 검사에게 어떠한 보복도 없었고 오히려 대통령이 국민 앞에 사죄했다. 김대중 정권도 마찬가지였다. 홍삼비리로 대통령에게 온갖 화살이 빗발쳤어도 아들 셋이 구속돼도 검사를 탓하기보다는 국민 앞에 대통령이 사과했다. 노무현 때도 안희정 등 측근비리가 터지고 감옥을 가야했을 때도 수사하는 검사는 건드리지 않았다. 이명박도 아들과 사돈 회사 수사 받을 때도, 큰형이 구속될 때도 검찰 독립은 지켜줬고, 박근혜 때도 우병우 라인 이야기가 많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런데 대한민국 국민의 이 보편적 운명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세 명 있다. 바로 최강욱, 이광철, 백원우다. 이들은 검찰이 피의자 신분으로 여러 차례 소환했어도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 자기들이 법 위에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심재철 반부패부장이 조국의 기소를 막은 것처럼 이성윤 서울지검장은 최강욱에 대한 기소를 막았고 고기영 동부지검장은 지금 백원우에 대한 기소를 막고 있다. 항명이자 직무유기다. 이광철도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 정도라면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정권 차원의 조직적 움직임으로 파악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법 위에 서려는 이들의 망동은 추미애가 이끄는 법무부의 조직적 지원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심재철, 이성윤 등 추미애가 심어놓은 어용정치검사들의 조직적 태업으로 이들에 대한 법 집행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이들이 추미애의 지휘 아래 조직적으로 보위하는 사람들은 모두 청와대에 근무하거나 근무했던 이들이다. 비서실장(임종석), 민정수석(조국), 민정비서관(백원우, 이광철), 공직기강비서관(최강욱) 중 현직은 민변출신인 이광철 민정비서관과 최강욱 공직비서관이다. 이들은 한결 같이 조국 일가 비리사건에 연루되어 검찰수사선상에 올라있는 인물들이다. 어떻게 수사 대상에 있는 사람이 검찰 수사팀을 해체할 수 있단 말인가. 도둑에게 집을 지키라는 것과 똑같은 억지 논리다.
윤석열 라인을 무력화시킨 이번 1, 2차 검찰인사는 바로 이들이 계획하고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미애는 애완견을 시켜 그 주문을 실행에 옮긴 청부업자에 불과하다. 정권이 진짜 걱정하고 있는 것은 유재수 비리 의혹과 울산시장 선거공작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을 거쳐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문재인 대통령에 이르는 상황이다. 윤건영 전 국정기획상황실장, 김경수 경남지사, 송철호 울산시장도 걸려 있다.
시험 가동의 결과는 100% 만족스러운 게 아니어서 감찰 운운하는 협박이 나왔겠지만 윤 총장 쪽도 이 지검장이 최강욱 기소안 결재를 깔아뭉개는 사보타주를 하는 바람에 가까스로 최강욱을 기소했을 정도니 앞으로 수사가 첩첩산중이다. 최강욱은 기소된 직후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기소 쿠데타라는 최강욱의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기를 기소하는 것이 쿠데타라고 했다. 또 향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출범하면 자신을 기소한 윤 총장을 공수처가 수사해야 한다고 했다. 정권의 뜻을 거스른 수사를 한 검사들이 공수처의 제1호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말로 들린다. 대통령인 것처럼 착각을 하는 것 같다.
민주당에 불리한 사이비 연동형 비례대표제까지 해주면서 군소정당을 끌어들여 공수처법을 통과시킨 이 정권의 사람들이 공수처를 어떻게 활용하고 싶어 하는지 그 내심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말을 하면서 천기누설을 한 모양새가 되었다. 그야말로 관복 입은 개돼지와 기생충들이 사방에 준동하고 있는 느낌이다. 최강욱의 말은 검찰 물갈이로도 모자라 판검사들을 향해 조심하라는 협박장을 보낸 것이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유독 조국 관련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공수처의 제2호 수사 대상은 판사들이 될 수 있다. 김경수 항소심 재판부가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2차례나 선고를 연기했다.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유재수 감찰 무마 혐의가 죄질이 나쁨에도 부인 정경심이 구속돼 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했는데 정경심 재판부는 정씨의 보석을 고려하고 있다.
판사들도 굳이 정권에 밉보이면서까지 정의를 관철하려 하지 않는다. 김경수 재판이야 허익범 특검이 상대하고 있지만 조국, 정경심, 최강욱 재판에 물갈이된 검찰이 과연 공소 유지나 제대로 할지 의문이다.
문 정권처럼 국민을 개돼지 취급하며 검찰과 사법권에 대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정권은 본적이 없다. 어떻게 검사로서 의무이자 책무인 수사를 하고 있는 검사를 하루아침에 좌천시키고, 수사팀을 해체하며 손을 놓게 만들 수 있겠는가?
이번 4. 15 총선은 대한민국이 자유를 잃느냐 자유를 유지하느냐는 선택을 하는 중요한 선거다. 이번 선거에서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이 이기면 본격적으로 연방제로 헌법을 개정하고 사회주의로 질주할 수도 있다. 반면 자유 우파가 총선에서 절대 다수가 되면 문재인의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고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이번 선거는 그런 의미에서 선거가 아니고 전쟁이다.
결국은 국민들이 선택해야한다. 그리고 그 대가는 지지자들뿐 아니라 국민 모두가 고스란히 받아야 한다. 남아메리카의 망한 나라들도 그 나라의 국민들이 그런 정권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여 나를 건지소서 여호와여 속히 나를 도우소서.”<시편 70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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