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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공공의 이익 헤치는 정신병 방치(上-경제)

겉만 멀쩡한 우울·분노 시한폭탄에 위협받는 풀뿌리 서민들

병 숨기고 입사… 조직·구성원에 정신·경제적 피해

분노조절장애 직원 횡포에 영세한 자영업자 고통

소수 아닌 다수의 인권 챙기는 제도적 장치 시급

김찬주기자(cjkim@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6-14 00: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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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소수의 인권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인권 사각지대에 몰린 이들의 인권을 보호함과 동시에 사회 구성원 전체에 대한 인권을 신장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물론 그 취지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은 없다. 그러나 지나치게 소수의 인권을 중요시하다보니 오히려 다수의 인권, 즉 공공의 이익이 침해당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정신질환자와 관련된 충격적인 사건·사고 역시 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정신질환자의 인권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그들에 대한 관리에 소홀하다보니 오히려 더욱 큰 인권침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인권 기조가 다수의 인권을 경시하는 현상을 낳았다며 이는 소수 인권 보호가 아닌 소수의 특권 보장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스카이데일리가 금주 이슈포커스의 주제로 ‘공공 이익 헤치는 정신병 방치’를 선정하고 정신질환자들로부터 피해를 받은 사례와 이를 막을 수 있는 대안 등을 총 세편에 걸쳐 보도한다.

▲ 채용 전엔 몰랐던 직원의 정신질환 문제가 채용 후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직장 내 다수의 직원들이 불안에 떠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로 인해 조직구성원들이 업무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조성우 차장|허경진·김찬주 기자] 
정신질환 방치에 따른 사회적 피해가 날로 커지고 있다. 특히 수많은 사람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기업의 경우 정신질환자로 인한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한 사람의 이상 행동으로 조직은 물론 조직 구성원 전체가 업무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자칫 과격 행동을 보이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늘어나는 정신질환자… 뒤늦게 알고 조치해도 피해는 못 되돌려
 
여러가지 사회적 요인으로 인해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가 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발간한 ‘2021 정신장애인 인권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정신장애인 수는 2008년 33만3788명(중증 정신질환자 32만1753명·정신장애인 7만6618명)에서 2017년 42만7370명(중증 정신질환자 41만8947명·정신장애인 9만2298명)으로 늘었다.
 
또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분노조절장애로 진료 받은 사람은 2249명으로 2015년 1721명 대비 30.7%나 증가했다.이러한 수치는 어디까지나 치료를 받는 국한돼 실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더욱 많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 역시 정신질환 환자 중 상당수가 스스로 정신질환을 겪고 있지 못하거나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상황이 이런 만큼 드러나지 않거나 스스로 드러내지 않는 정신질환 환자로 인한 사회적 피해 우려가 날로 커지고 있다. 이미 치료·관리를 받고 있는 정신질환자의 경우 사회생활에 비교적 잘 적응하는 반면 그렇지 못한 환자의 경우 회사와 조직에 경제적, 사회적 피해를 입히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2017년 정신질환을 앓던 한 직원이 사무실에 불을 질러 같은 회사 직원 한 명이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 2019년엔 전역을 앞둔 육군 소령이 차량을 몰고 청와대로 돌진하는 사건도 있었다. 당시 사건 당사자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이호연] ⓒ스카이데일리
 
이 밖에도 알려지지 않았지만 정신질환자로 인한 회사, 조직의 크고 작은 피해는 여럿 존재하는 것으로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파악됐다. 경기도 인근에서 중소기업에서 중간 관리자로 근무하고 있는 김도형 씨(21·남·가명)도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직장 후배 A씨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털어놨다.
 
김 씨는 “처음에 아무런 이상이 없는 정상인 같은 모습이었다. 건강검진에서도 특별한 이상점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성실해 보이고 나름대로 욕심도 있는 친구인 것 같아 회사는 A씨의 채용을 결정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3개월간은 별다른 이상 없이 회사에 적응을 했는듯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업무로 동료들과 갈등을 빚는 일이 잦아졌다”며 “그러던 어느날 아무런 일도 없었는데 회사에서 갑자기 난동을 부렸다. 소리를 지르고 기계를 자기 멋대로 조작을 하는 등 이상 행동을 보여 결국 회사에 굉장한 손실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나중에 알고 보니 A씨가 우울증, 분노조절장애 등을 앓고 있었다. 이후로도 이 같은 일이 반복됐고 퇴사하는 직원들도 발생했다”며 “사회적인 질타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도 해고를 미루는 일이 발생하면서 오히려 더욱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소수의 인권을 중시하는 사회적인 분위기 때문에 다수가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고 토로했다.
 
정신질환자에 피해 입는 선량한 자영업자들… “소수의 인권보다 중요한건 다수의 이익”
 
서승희 씨(52·여·가명)도 정신질환 환자로 인해 극심한 고통을 겪은 피해자 중 한 명이다. 경기도 소재의 한 대학교 앞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서 씨는 주방직원인 B씨를 채용했다가 정신적·경제적 피해를 입었다.
 
서 씨는 “B씨가 10살짜리 아들을 키우는 주부인데 아이가 학교에 가 있을 시간에 용돈벌이라도 하고 싶다고 했다. 마침 2학기 새학기가 시작되기 전이라 주방 직원도 뽑아야 해 채용했다”며 “매장이 학교 바로 앞이고 김밥이나 주먹밥을 판매하기 때문에 학부생들이 단체로 100~250개씩 주문할 때가 있다. 가끔은 교수들도 단체주문 선결제를 하러 매장에 들르는데 그 때마다 B씨가 교수들에게 아는 척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교수들에게 본인 마음대로 500원 캔음료를 서비스로 챙겨주기도 해 처음에는 적극적인 성격이구나 생각했지만 점점 도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는 학부 단체 김밥을 포장할 때 ‘그 교수님은 단무지 들어가는 거 안 좋아해’라면서 마음대로 매뉴얼을 무시하고 다른 재료를 추가하기도 했다”며 “제가 정해진 대로 하자고 했더니 ‘내가 있으니까 교수들에게 이런 단체주문 받는 거다’라며 화를 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서 씨는 “어느 날은 포장하다가 ‘내가 여기에 해준 게 얼만데’라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며 “홀에 고객도 있었고 함께 있던 직원 두 명도 깜짝 놀랐다. 그러더니 싸던 김밥을 던지면서 휑하니 가게 밖으로 나가 버렸다”고 부연했다.
 
▲ ‘근로기준법’이 사용자의 인권과 고충은 등한시 한 채 근로자 보호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때문에 최근 고용주들은 근로자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라고 토로한다. 사진은 요식업 매장 내 직원의 모습(기사의 특정 내용 관련 없음). ⓒ스카이데일리
 
그러면서 “나간 지 10분 후 전화가 와서 ‘그만둘 테니 내가 매출 올려준 거 보너스로 쳐달라. 월급에 반영 안 해 주면 두고 보자’고 협박조로 이야기했다”며 “결국 원하는 대로 들어준 후 알아보니 B씨가 분노조절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게 됐다. 지난해부터 코로나 때문에 장사를 많이 쉬었지만 B씨를 안 볼 수 있어 다행이란 생각까지 들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드러나지 않은 정신질환 환자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피해 사례가 점차 증가하는만큼 이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사회적 피해를 간과한 채 오로지 개인의 인권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 환기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공익에 반하는 소수의 인권은 사실상 특권이나 다름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성격장애를 가지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간헐적 폭발성 장애’(분노조절장애)가 있다”며 “평소엔 아무렇지 않다가 의도대로 되지 않거나 상대가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지적했을 때 무의식적으로 공격성을 드러내는데 이런 성격장애는 다수에게 피해를 주는 사회적 문제까지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홍세욱 대한변호사협회 노무변호사회장은 “회사는 복지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직원 개인의 정신적 문제로 주변에 피해를 끼치는 경우에 이르면 사내 인사위원회를 통해 적법한 징계절차를 밟아 정당한 해고가 가능하다”며 “특히 동료 직원들의 증언이 있다면 이들이 인사위에 징계 신청을 하는 방법도 있다”고 조언했다.
 
홍 변호사는 “소규모 자영업자의 경우 인사위 구성이 돼있지 않아 문제가 있는 직원으로부터 입은 피해에 대해 민사 손해배상청구는 가능해도 피해사실을 입증하기가 어렵고 절차도 복잡하다는 한계가 있다”며 “고용노동부는 피고용인 위주의 제도를 운영하기 때문에 사용자에 대한 빠른 압박이 가능한 반면 고용인은 피해를 즉각 보호받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세사업자나 자영업자에 대한 피해사실에 대해서는 새로운 법제도를 마련하기 보단 중소벤처기업부에서 기금을 조성해 상설 법률지원단을 구성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며 “근로자는 노동부를 찾고 사용자는 중기부를 찾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양대 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찬주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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