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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둘러싼 건강이상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 위원장이 부쩍 야윈 모습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노동당 전원회의를 3번이나 개최하는 등 다소 무리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대북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건강에 적신호가 들어왔다는 추측을 내놓으며 최근의 광폭행보는 후계구도 마련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확연히 줄어든 몸집, 가족력에 과도한 음주·흡연까지…“건강 이상 확실”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11월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정은의 체중이 2012년 8월에는 90kg이었다가 지금은 140kg대로 8년간 평균 6~7kg씩 늘었다”고 보고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4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며 한달 만에 공개행보를 전개한 김 위원장의 외관은 부쩍 여윈 모습이었다.
대북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평소 즐겨 차던 스위스제 IWC 제품으로 알려진 시계 줄이 더욱 바짝 조여졌다고 지적하며 체중이 감소한 것이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체중감소의 원인이 건강관리를 위한 의도적 감소가 아닌 건강 이상으로 인한 감소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김 위원장을 둘러싼 건강이상설은 꾸준히 대두됐다. 김 위원장의 선대인 김일정·김정일 부자, 할머니인 김정숙까지 심장이 좋지 않았다. 특히 고도비만인 김 위원장은 평소 술과 담배를 즐겨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앞서 한동안 공개행보를 급격하게 줄여 건강이상설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손광주 전 남북하나재단 이사장은 “최근 김 위원장의 체형 변화를 보면 건강에 이상이 있어 보인다. 김 위원장은 심혈관계통의 질환을 가족력으로 가지고 있다”며 “할아버지인 김일성과 할머니인 김정숙 모두 심장이 좋지 않았고 김정일 또한 심장이 안 좋아 심근경색으로 죽었다. 이것을 그대로 김정은이 이어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비해 시곗줄이 줄어드는 등 최근 들어 다소 아윈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11월 30일과 지난 3월 5일, 6월 5일에 공개된 사진에서 스위스제 IWC 손목시계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 [사진=NK뉴스 캡쳐]
이어 “김정은은 언론에서 공개된 것과 달리 2번의 스탠트 시술을 받았다”면서 “지난 2020년 4월15일 김일성 시신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못한 것도 두 번째 스탠트 시술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들린다”고 덧붙였다.
손 전 이사장은 “술과 담배를 즐겨하는 김 위원장이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것은 대북정보당국이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며 “과체중인데다 보니 발목 복숭아 뼈에 낭종이 생겨 몇 년 전 제거 수술을 받아 그 이후부터는 조깅이나 계단오르기 같은 운동조차 하기 힘든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김 위원장의 체중 감소의 원인으로 두 가지 가능성이 있는데 하나는 장수연구소 전담 의사들의 요청으로 인한 강도 높은 다이어트를 했던가 아니면 의료 전문가들의 의견인 성인성 합병증인 당뇨로 인한 체중 감소일 가능성이다”고 분석했다.
잦은 전원회의 개최 등 이상 광폭행보…“후계구도 위한 포석”
올해 김 위원장의 행보는 그의 건강이상설에 힘을 싣고 있다. 김 위원장은 올해 들어 당 전원회의만 3차례 진행했다. 지난 1월 북한 노동당 제8기 1차 전원회의를 시작으로 2월8일 노동당 제8기 2차 전원회의, 6월15일 노동당 제8기 3차 전원회의를 연속 열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집권 내내 단 2번 진행했던 관례와는 다른 행보다.
이러한 김 위원장의 전원회의 행보를 자신을 대신할 후계자를 지명하기 위한 준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철을 밟지않겠다는 의지의 발현이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8년 중순부터 건강이 악화됐고 후계자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은 탓에 사망하기 전까지 김 위원장에 대한 후계자 수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로 인해 김 위원장은 2011년 12월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권력의 유일영도 체계 수립을 위해 다음해 12월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하기도 했다.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제1비서’ 신설이다. 북한은 1월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당 규약을 개정했다. 개정된 당 규약은 당 총비서를 맡고 있는 김 위원장을 대리하기 위한 제1비서 직책 신설이 골자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신병에 이상이 발생할 경우 제1비서직에 김여정 부부장을 임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부부장의 역할은 김 위원장의 나이 어린 아들(10세 추정)이 권력을 잡을 때까지 김 위원장 대리인을 수행하며 권력 다툼을 방지하는 것이다.
손 전 이사장은 “노동당 제1비서 신설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 하나는 김 위원장의 업무를 다소나마 줄이기 위함이고 다른 하나는 장기적으로 김 위원장 유고시 김 부부장에게 제1비서를 맡기려는 것이다”며 “김 위원장의 아들이 노동당 총비서가 되기까지 김 위원장을 대리하는 역할을 위함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 같은 전체주의 국가들에서 수령이 모든 결정을 다 내려야 하는데 실제로 너무 많은 일에 시달린다”며 “현재 김 위원장은 조용원 정치국 상무위원 겸 조직비서에게 지방의 현지지도 등 자신의 업무 일부를 맡기면서 내부적으로 제1비서 역할을 수행하도록 한 것으로 관측된다. 만약 김 위원장 건강이상 시에는 김 부부장을 그 자리에 앉혀 자신의 후계자가 총비서 자리에 올라올 때까지 통치하게끔 하는 후계구도를 구상해 놓은 상태다”고 밝혔다.
[한대의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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