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일본의 소재부품 수출 규제에 맞서 번지기 시작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2년째를 맞은 가운데 업종별 피해에선 격차를 보였다. 의류·맥주 등의 분야는 불매운동으로 인한 타격이 큰 반면 전자제품은 불매운동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회장이 한국의 불매 운동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을 한 후 불매운동의 주요 타깃이 된 유니클로는 2년 만에 50여 개 매장이 폐점하는 등 불매운동에 의한 타격이 컸다.
데상트코리아 역시 매출액이 2019년 6155억원에서 지난해 4986억원으로 하락하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일본 맥주 업계도 입지가 크게 좁아졌다. 관세청에 따르면 일본 맥주 수입액이 2018년 7830만 달러에서 지난해 556만8000달러로 폭락했다.
반면 일본 전자제품 업계는 불매 운동으로 인한 피해 없이 한국 시장에서 순항을 이어나가고 있다. 소니코리아·한국엡손·한국닌텐도 등은 불매운동으로 인한 매출 하락은 커녕 오히려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니코리아 등 일부 일본계 기업들은 전년도 4월1일부터 3월 31일까지의 실적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공시에 따르면 소니코리아의 2018년 매출은 1조1199억원, 2019년 1조4331억원, 지난해 1조5331억원 등을 기록하면서 꾸준히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한국 닌텐도의 매출 역시 2018년 1687억원, 2019년 2300억원, 지난해 4000억원 등을 기록했다. 한국엡손 또한 2018년 1351억원, 2019년 1391억원, 지난해 1441억원으로 매출이 증가세를 유지했다.
전자제품 업계가 불매운동의 영향을 받지 않은 배경으로는 대체품의 부재가 지목된다. 엡손의 무한잉크복합기는 대체할 만한 상품이 마땅치 않다. 또한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이나 닌텐도의 ‘동물의 숲’과 같은 상품 역시 확고한 마니아 층을 확보한 상태이기에 불매 운동의 영향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플레이스테이션과 닌텐도를 구입한 강혁진(28·가명) 씨는 “맥주 같은 건 다른 걸 마셔도 되는데 플레이스테이션이나 동물의 숲 같은 건 다른 회사에서 팔지 않는다”며 “이런 제품들은 신제품이 나온다면 불매운동과 상관없이 구매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대체품이 마땅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 일본산 카메라의 경우 오히려 매출이 하락했다. 2018년까지만 해도 1899억원이었던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의 매출은 2019년 1393억원으로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992억원으로 줄었다.
니콘이미징코리아의 매출 역시 2018년 647억원에서 2019년 569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매출은 아직 공시하지 않았지만 2019년보다 감소했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일본 카메라업계 매출 하락 원인을 불매운동보다는 카메라 자체의 수요 하락에 의한 것으로 보고있다. 스마트폰 카메라 기술이 발달하면서 전문 카메라를 찾는 수요가 급감한 영향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대체품이 없는 제품에 대해서는 불매운동의 여파가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카메라의 경우 스마트폰 카메라가 발전하면서 굳이 따로 카메라를 살 필요가 적어졌고 코로나19로 인해 여행 수요도 줄어들어 카메라를 사용할 일이 줄어든 것이 원인이지 불매운동과는 관련이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양준규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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