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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휘락의 안보정론

군 수뇌부는 청해부대 집단 감염 책임져라

항원·항체검사키트 뒤바뀜이 실수라니

진상 철저히 규명해 재발 방지에 나서야

국방부 장관 취임 후 6번째 대국민 사과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07-27 11:07:33

▲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
아덴만에서 해당 지역의 해양 안전을 위해 헌신해온 청해부대 장병들의 대부분이 코로나19 확진을 받고 말았다. 승조원 301명 대부분이 확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공군 급유수송기(KC-330) 2대로 성남의 서울공항으로 급거 귀국해야 했다. 젊은 장병들이라서 대부분은 경증이지만 중증 환자도 없지 않다고 한다. 귀국해서 치료를 받게 돼 다행이지만 실망스러운 부분도 적지 않다.
 
해군은 이번에 실수로 ‘신속 항원검사키트’ 대신에 ‘신속 항체검사키트’를 갖고 가기도 했고, 처음에는 실수가 아니라면서 둘러대기도 했다. 증상이 드러났는데도 신속하게 보고하거나 조치를 건의하지도 않았고, 군의관은 환자에게 타이레놀 2알만 주면서 버티라고 했다고 한다. 이들에 대한 백신 주입 계획 자체가 없었다고도 한다. 결국 이달 20일 서욱 국방부 장관이 사과를 했고, 23일 문재인 대통령도 “걱정하실 가족들에게도 송구한 마음”이라면서 사과했다.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군 수뇌부에 억울한 점이 있을 수도 있다. 대규모 군대에서 사고는 어쩔 수 없는 것인데, 언론과 정치권에서 지나치게 몰아붙인다고 생각할 수 있다. 군 수뇌부는 자신이 아니라 전임자 때부터 잘못됐던 것이 지금 드러난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정치적 제약이 너무 많아 운신의 폭 자체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마음을 가질 경우 군은 영원히 국민의 신뢰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내 탓이오’라는 심정으로 모든 질책을 수용하면서 사태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당연히 군 수뇌부는 청해부대 사태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해 재발을 방지할 수 있어야 한다. 국방부에서 이미 국방부 조사본부 조사관 등 10명을 투입해 청해부대 집단감염에 대한 의혹과 각 기관의 대응과정을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파병 준비 과정에서부터 대응에 관한 제반 사항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필요한 처벌과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를 건의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군 수뇌부들은 더욱 근본적인 차원에서 군의 문제점을 파악해 시정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고뿐만 아니라 급식 문제, 성추행 자살 사건 등 연일 국민을 실망시키는 사고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2020년 9월 취임한 현 국방장관이 6차례나 대국민 사과를 했다면 군 전체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니겠는가. 필자의 추측이지만 현재 우리 군은 기강이 심각하게 해이됐고, 진급만 생각할 뿐 각자의 맡은 바 직분에 충실하지 않는 것 같다. 이제 군은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Go to the Basics).” 어떤 연유로든 군의 기본이 무너졌고, 이것을 시정하지 않을 경우 유사한 사고는 계속될 것 같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군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본연의 임무, 즉 외침으로부터 국가와 국민을 보호하는 태세에 매진하고 있는가를 점검하고, 미흡한 부분을 찾아서 보완하는 자세이다. 휴전상태인 북한이 대규모 핵무기를 개발해 위협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현재의 군대는 북한을 적이라고 부르지 않고 있고, 북핵 대비에도 전념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적이 분명하지 않으니 전투의지가 발생할 수 없고, 전투의지가 없으니 군의 기강이 무너지는 것이다. 국방부 장관부터 북핵의 위협 상황을 정확하게 평가하고 대통령과 국민에게 보고하며, 이로부터 국민을 방어하는 데 군의 노력을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 국민을 지킬 수 없는 군대로 어떻게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인가.
 
당연히 모든 제대(梯隊)에 대해 실전적인 훈련을 강조해야 한다. 훈련은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과제이고, 따라서 훈련에 집중하면 당연히 군이 생동감을 갖게 될 것이다. 모든 장병이 전투지향적인 사고를 갖게 되면서, 각자의 업무에 최선을 다하게 될 것이다. 대부대의 연습도 중요하고, 소부대 급의 지속적인 훈련도 강조돼야 한다. 훈련장에서 열심히 땀 흘리는 군대는 엉뚱한 생각을 하지 않는다.
 
더욱 근본적인 사항은 신상필벌의 기풍이다. 잘 하는 사람은 좋은 평가를 받아서 진급해야 하고, 못하는 사람은 진급하지 못해야 한다. 말썽부리지 않고 주변과의 인간관계만을 잘 관리하는 사람이 진급하게 되는 군대이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사고가 반복되는 것이다. 국방부 장관과 각급 참모총장을 비롯한 군 수뇌부는 물론, 군대의 모든 지휘관들이 신상필벌 원칙을 생활화해 실천할 경우 정예 국군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드러나고 있는 군의 제반 사고나 그 대응 행태를 고려할 때 어느 한 군데를 고침으로써 문제 해결이 가능한 상황이 아닌 것 같다. 군의 철저한 환골탈태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점에서 군 수뇌부는 군의 진정한 문제가 무엇일까에 관한 난상토론을 전개해 드러난 결론을 바탕으로 군의 쇄신을 강구할 필요가 있고, 그 출발점은 기본에 충실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방부 장관의 일곱 번째 사과가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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