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휩쓴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의 여파로 국내 완성차 업계의 지난달 판매 실적이 크게 급감하는 등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가 발표한 지난달 판매 실적을 취합한 결과 이들 업체의 전 세계 판매량은 57만7528대로 지난해 같은달 73만1389대와 비교해 21%나 감소했다.
이에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의 글로벌 판매량은 올해 7월부터 4개월 연속으로 역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한국지엠, 쌍용자동차 등 대부분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 실적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르노삼성자동차는 소형 SUV인 XM3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판매량이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의 지난달 국내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달 대비 21.5% 줄어든 10만6424대로 집계됐다. 이들 업체의 내수 판매 실적은 8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반조립 제품을 포함한 지난달 해외 판매는 47만1104대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달 59만5894대에 비해 20.9% 줄어든 수치다. 그러나 르노삼성차는 무려 1590.1% 폭증하는 등 수출에서 큰 성장세를 보였다.
업체별로는 지난달 현대차가 국내 5만7813대, 해외 24만9226대 등 총 30만7039대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20.7% 감소한 수준이다. 국내 판매는 12.0%, 해외 판매는 22.5% 줄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그랜저가 1만대에 가까운 판매고를 올리며 베스트셀링카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그랜저의 판매량은 9448대로 올 6월 이후 4개월 만에 1위를 탈환했다. 다음으로 △쏘나타 6136대 △제네시스 G80 6119대 순이었다.
하이브리드차·전기차·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는 지난달 국내에서 1만3354대가 판매됐다. 지난해 같은달과 비교해 50.5%나 증가한 것이다.
기아는 지난달 국내 3만7837대, 해외 18만35대 등 총 21만7872대를 판매했다. 이에 지난해 같은달 대비 판매량은 18.9% 줄어들었다. 국내 판매는 21.2%, 해외 판매는 18.4% 감소했다.
스포티지는 내수와 수출을 합해 총 3만174대가 판매되며 흥행했다. 이어 △셀토스 2만7468대 △K3 1만6627대 등이었다.
국내에서는 쏘렌토가 5363대로 가장 많이 판매됐다. 쏘렌토를 포함한 레저용 차량(RV)은 2만811대가 팔렸다.
한국지엠의 지난달 판매 실적 역시 지난해 같은달 대비 78.1% 줄어든 6875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국내 판매는 2493대, 해외 판매는 4382대로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각각 64.7%, 82.0% 급감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쉐보레 스파크는 1047대가 팔렸다. 이에 한국지엠 모델 중 가장 많이 판매된 차량으로 꼽혔다. 지난달 트래버스는 지난해 같은달보다 3.0% 증가한 310대를 판매했다.
르노삼성차의 지난달 국내 판매는 지난해 같은달 대비 30.0% 감소한 5002대에 머물렀다. 반면 해외 판매는 6625대로 무려 1590.1%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XM3의 인기가 고공행진하고 있는 덕분이다. XM3는 수출 4819대, 내수 792대 등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당초 차량 부품 부족으로 XM3의 판매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으나 본사가 부품을 우선 공급하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지 않았다.
르노삼성차는 이달부터 내수 차량 부품도 확보해 XM3 등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내수 차량의 정상 생산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차의 지난달 판매량은 4779대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달 대비 53.1% 감소한 수치다. 국내 판매는 3279대로 56.9% 줄었고, 해외 판매는 1500대로 42% 감소했다.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이 국내외 시장에서 호평을 얻으면서 판매 실적을 선방하고 있으나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의 장기화로 내수·수출 적체 물량이 1만2000대에 달하는 점은 쌍용차에 큰 위협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상품성 개선 모델의 호평과 수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로 출고 적체가 심화되고 있다”며 “부품 협력사와의 협력을 통한 부품 추가 물량 확보, 효율적인 생산라인 운영 등을 통해 출고 적체 해소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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