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연말정산 시기가 돌아왔다. 전문가들은 가능하면 연초부터 최대한 공제를 받도록 소비를 계획·실행하라고 조언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올해 변경 사항과 각종 공제 항목을 빠트리지 않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여기에 한 달간 계획적인 소비를 더하면 ‘13월의 보너스’ 금액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연말정산은 ‘급여소득에서 원천징수한 세액의 과부족을 연말에 정산하는 일’이다. 임시 기준(간이세액표)에 따라 이미 납부한 세금을 연말에 정확히 계산해 더 냈으면 돌려받고 덜 냈으면 추가 부과되는 게 기본 개념이다.
세법 개정으로 달라진 연말정산
올해 연말정산은 관련 세법 개정으로 기존과 달라졌다. 10일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19로 침체된 소비를 살리기 위해 전년 대비 사용 증가분에 대한 신용카드 추가 소득공제가 신설됐다. 올해 카드 사용액이 지난해 사용액보다 5%를 초과할 경우 늘어난 금액의 10%를 100만원 한도로 추가 공제 받을 수 있다.
카드 사용액이 총급여액의 25%를 넘어야 공제를 받을 수 있다. 공제율은 △신용카드 15% △현금영수증·체크카드 30% △도서·공연·미술관 등 30%(총급여 7000만원 이하) △전통시장·대중교통 40% 등으로 기존과 같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도 종전대로 총급여 7000만원 이하는 300만원까지, 1억2000만원 이하는 250만원까지, 1억2000만원 초과는 200만원까지다. 지난해에는 도서·공연·미술관, 전통시장, 대중교통 등 항목마다 각 100만원씩 한도를 추가했으나, 올해에는 항목 구분 없이 사용증가분에 대해 공제한도 100만원을 추가했다.
가령 총급여 7000만원인 근로자가 지난해 신용카드로 2000만원을 썼고 , 올해 전통시장 300만원, 대중교통 200만원 등 3500만원을 사용했다고 가정하자. 종전 신용카드 사용금액에 따른 소득공제금액 300만원에서 올해 추가한도에 따른 소득공제금액 228만원을 더한 528만원이 올해 신용카드 소득공제금액이 된다.
또 주택자금공제 대상이 확대됐다. 월세액 12% 공제 조건이 기존 종합소득금액 4000만원 이하에서 4500만원 이하로 높아졌다. 예컨대 종합소득금액이 4300만원인 직장인이 매달 60만원을 월세로 냈다면 작년까지는 공제 세액이 없지만 올해에는 월 7만20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상환 기간이 10년 넘는 장기주택저당 차입금에 대한 대출 이자 공제는 대상이 확대된다. 기존에는 주택은 5억원 이하, 분양권은 4억원 이하였는데 올해에는 모두 5억원으로 바뀌었다. 가령 4억5000만원의 분양권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면 이번 연말정산에서는 대출 이자를 공제받을 수 있다.
소득세 과세표준 최고 구간(세율)인 기존 5억원 초과(42%)를 5~10억원(42%)과 10억원 초과(45%)로 나눴다. 아울러 기부금 세액공제율은 5%p 상향된다. 단 관련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라서 올 연말까지 기부에만 적용된다. 1000만원 이하 기부금은 기존 15%에서 20%로 1000만원 초과 기부금은 기존 30%에서 35%로 확대됐다.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에 대한 비과세 적용 범위가 늘었다. 그동안은 미용·숙박·조리·음식·판매 등 서비스 관련 종사자 중 해당 과세 연도의 상시근로자 수가 30인 미만이고 과세표준이 5억원 이하인 사업자에게 고용된 경우만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올해부터는 사업자 요건이 사라졌고 생산직 근로자는 물론, 상품 대여 종사자, 여가 및 관광 서비스 종사자, 가사 관련 단순 노무직, 텔레마케팅 종사자 등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되었다.
엔젤투자 소득공제 적용 기한은 연장됐다. 엔젤투자는 벤처 기업이나 창업 3년 이내 연구개발(R&D) 투자가 3000만원 이상인 기업 등 우수한 기업에 투자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투자금액의 30~100%에 대해서 공제가 적용되며 공제 한도는 종합소득금액의 50%까지다.
비교적 세액공제 혜택이 큰 개인형 퇴직연금(IRP)도 고려할만 하다. IRP는 연금저축을 포함해 700만원까지 세액공제가 된다. 예컨대 직장인은 연금저축에서 400만원, IRP에서 300만원을 공제받을 수 있다. 세금 공제율은 가입자의 근로소득에 따라 연 4000만원 이하 16.5%, 연 4000만원 이상 13.2%다. 단, 중도 해지 시 공제 받은 원금과 운용 수익에 16.5%를 과세하므로 경우에 따라 공제액보다 많은 세금이 부과될 수 있다.
그동안 연말정산은 계산이 복잡하고 자료 제출에 어려움이 많아 절차가 꾸준히 개선돼왔다. 국세청 세금 납부 시스템 ‘홈택스’에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를 마련했으며, 올 10월에는 ‘간소화 자료 일괄제공’과 ‘연말정산 미리보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간소화 자료 일괄제공’ 서비스를 이용하면 근로자는 회사에 간소화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근로자 ‘제공 동의’를 받아 회사가 신청하면 국세청이 간소화 자료를 회사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추가·수정 사항이 있을 경우에만 증명자료를 제출해 소득·세액 공제내역을 확인하면 된다. 단 근로자의 신청을 회사가 내년 1월 14일까지 홈택스에 등록해야 하며, 부양가족 공제를 받으려면 부양가족도 미리 홈택스에서 간소화자료 제공에 동의해야 한다.
연말정산 미리보기 서비스는 신용카드 등 사용 내역과 공제 항목별 절세 도움말(tip)을 제공한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신용·직불·선불카드 등의 결제금액을 일반, 도서・공연・신문・박물관・미술관, 전통시장, 대중교통 등으로 구분해 제공한다. 12월에 사용할 예상 금액을 입력하면 예상되는 공제금액과 절감세액을 자동으로 계산해준다. 최근 3년간 세액 증감을 그래프 등으로 보여줘 추이 및 원인을 파악할 수 있으며, 개인 맞춤형 절세 팁과 유의 사항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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