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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눈꽃추경 논란
대선 앞둔 ‘나쁜 추경’에 싹트는 국가경제 죽음의 씨앗
초유의 눈꽃 추경에 적자국채 11조…정치권은 “추경 증액”
국채공급 우려에 금리 고공행진…“서민 경제 부담 커진다”
전문가들 “선거 앞둔 추경·추경증액…비판 피하기 힘들어”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2-11 00:07:24
▲ 국회의사당 야경. ⓒ스카이데일리
 
정부가 사상 초유의 1월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에 나선다. 재원 마련을 위해 11조원 이상의 국채를 발행하기로 하며 국민 1인이 부담해야 할 나라빚은 2000만원을 넘어섰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추경 증액을 요구하는 상황이라 나라빚 규모는 한 층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초유의 ‘눈꽃 추경’ 편성과 정치권의 추경 증액 등이 맞물려 국채금리는 크게 치솟은 상태다.
 
경제계 안팎에선 이번 눈꽃 추경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나라빚 1000조원 시대를 맞이한 만큼 국가재정 부담이 상당한 상황서 적자국채까지 발행해 추경을 집행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대선을 앞두고 추경이 집행된다는 점도 주목받는 대목이다. 정치적 노림수가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일련의 상황에 따라 이번 추경이 ‘나쁜 추경’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초유의 ‘눈꽃 추경’에 나라빚 2000만원 시대 열렸는데…정치권은 “추경 증액”
 
기획재정부(기재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소상공인·방역 지원을 위한 14조원 규모의 1차 추경안을 발표했다. 이번 추경은 60조원에 달하는 역대급 세수 추계 오류로 발생한 초과 세수 약 10조원을 재원으로 할 예정이다. 단 초과세수는 오는 4월 결산절차를 거친 후에나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당장은 적자 국채로 충당할 수밖에 없다.
 
14조원 규모의 추경 재원 중 11조3000억원은 국채 발행이며 2조7000억원은 공공자금관리기금 여유자금으로 마련한다.
 
추경 편성으로 올해 총지출은 본예산(607조7000억원)보다 14조원 증가한 621조7000억원이 됐다. 초과 세수를 활용한다지만 당장 국가채무는 1064조4000억원에서 1075조70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지난해 본예산 편성 때(956조원)보다 119조7000억원이나 불어난 금액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우리나라 주민등록상 인구 5163만8809명을 기반으로 했을때 국민 1인당 부담해야 할 나라빚은 약 2083만원으로 계산됐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이호연] ⓒ스카이데일리
 
상황이 이러함에도 추경은 국회 증액·감액 심사 과정에서 증액될 가능성이 크다. 여야 모두 추경 증액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는 35조원, 50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요구하고 있다. 정치권 요구대로 추경 규모가 늘어나면 적자국채는 30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른 추경 편성과 함께 정치권의 추경 요구까지 나오며 국채 공급 우려가 커진 국내 채권시장은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시중에 국채 물량이 쏟아질 경우 채권 가격은 하락(채권금리 상승)하기 때문이다.
 
이미 시장에 국채가 대거 공급된 점도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재정확대 기조가 이어지며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보증하는 국채와 특수채 발행 잔액은 이달 1300조원을 넘어섰다. 2017년말 953조원에서 300조원 이상 늘었다. 매년 100조원 규모의 상승세를 거듭해온 것이다.
 
9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2.279%에 거래를 마쳤다. 10년물은 2.691%로 장을 마감했다. 3년물과 10년물은 이달 들어서만 12bp 이상 상승했다. 특히 전날엔 3년 8개월 만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가경제 수장은 추경 증액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지금 (여야는) 35조원, 50조원을 얘기하고 있는데 그런 정도 규모는 수용하기가 어렵다는 말씀을 명백히 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도 추경 증액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국가가 공권력을 동원해 영업시간을 제한했던 만큼, 이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손실을 구제할 필요는 있다”며 “기재부가 나름의 판단을 내린 만큼 일단은 14조원 수준으로 추경을 집행하는 게 맞다. 증액이 필요하다면 추후 상황을 보고 2차로 집행하면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치권 요구대로 추경 증액이 현실화된다면 국채를 또 발행해야 하고 금리 인상폭은 한 층 더 가팔라질 것이다”며 “이미 국채금리가 치솟은 상황에서 추경 증액은 시장과 국가경제 등에 추가적인 부담을 안길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발생 첫 해인 2020년 59년만에 한 해 4차례 추경을 편성했다. 지난해에도 역대 최대인 36조원(세출기준 33조원) 규모의 추경을 비롯해 2차례 추경을 집행했던 바 있다. 이번 추경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7번째 추경이다.  
  
추경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소기업 320만곳에 300만원 상당의 방역지원금을 지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투입되는 재원이 9조6000억원에 이른다. 지원금 지급대상은 집합금지, 영업시간 제한 등 손실보상 대상 업종뿐 아니라 여행·숙박업 등 손실보상 비대상 업종까지 포괄한다. 
 
“대선 앞둔 추경 부적절해…공연히 서민 가계부담만 키울 것”
 
경제계 전문가들은 입 모아 이번 추경이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이미 국가재정 부담이 상당한 상태인데, 본예산이 제대로 집행되기도 전 추경을 집행할 근거가 마땅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추경 집행으로 기대할 수 있는 경제적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점도 비판을 사는 배경 중 하나다. 추경 집행을 위한 적자국채 발행으로 금리 인상이 가속화 돼 서민 가계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현 시점에서의 추경은 부적절해 보인다”고 운을 띄운 뒤 “이미 재정이 많이 팽창한 상태인데 추경을 편성하는 건 타당성이 떨어진다”며 “추가적인 지출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면 지출조정을 활용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인플레이션 문제로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며 “국채 발행 등과 결합된다면 (추경은) 시장에 상당한 불안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이호연] ⓒ스카이데일리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추경재원 마련을 위해 발행된 국채는 금리 인상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 그만큼 가계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서민 가계엔 주름이 가게 된다”며 “통화당국이 유동성을 회수하는 국면과 국채발행, 금리 인상 등이 맞물릴 경우 기업들은 유동성 확보에 더 큰 어려움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이어 “기업들의 몫으로 돌아갈 수 있던 유동성을 정부가 사용하게 된 셈인데, 경기 진작에 얼마큼의 효과가 있을지 살펴봐야 한다”며 “기업이 활용하는 것보다 경기 진작 효과가 크지 않다면 우리 경제는 그만큼의 피해를 감수한다는 얘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인플레이션 문제가 대두된 상황서 정부의 지원금 지급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된다”며 “기업의 자금조달을 어렵게 만들고, 국민들의 부채부담을 키웠으며, 인플레이션 문제까지 심화시킬 수 있는 정책에 따른 피해는 모두 국민이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이번 추경이 대선을 앞두고 집행된 점에서 특정한 목적이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정치권이 추경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별도의 목적이 없다 하더라도 주변 상황을 고려했을 때 관련한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준모 교수는 “경제적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이번 추경 집행은 득보다 실이 많고, 시기적으로도 맞지 않는 결정이다”며 “정치적으로 바라볼 경우 대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특정한 노림수가 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여러 측면에서 잘못된 ‘나쁜 추경’이라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고 말했다.
 
조동근 교수는 “큰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그것도 올해 예산안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추경을 집행하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매표행위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게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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